욕심의 경계를 찾아서
고등학교 시절 친했던 친구의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그는 현재 대학병원 간호사로 근무하고 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같은 반이 되어 꽤나 친하게 지냈다.
칼 단발이 잘 어울렸고 뽀얀 피부와 오똑한 콧날, 큰 키에 성격까지 시원시원했다. 그 성격 탓인지 여성스러운 이쁜 미모보다 '잘생긴 미소녀' 같은 느낌이 강했다. 또한, A는 야한 이야기를 참 재미있게 잘해서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다. 휴대폰도 없던 시절, 어디서 구해왔는지 모를 잘생긴 남자 사진을 보여주기도 하고, 우리의 무지한 성적 호기심을 이론적으로 명확하게 풀이해 주기도 했다.
졸업하고 30년이나 지난 지금, 정확하게 말하자면 2년 전 명절 선물을 주고받고 것 외에 사소한 연락은 하지 않고 지낸다. 하지만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 때면 나는 종종 A의 생각을 떠올리곤 한다.
고2 때부터 A의 목표는 분명했다. 취업이 보장된다는 명확한 이유로 간호대학 입학을 목표 삼았고, 그 마음은 졸업까지 흔들림이 없었다. 그의 공부법은 항상 일관 됐다. 간호대학에 입학할 수 있을 정도만 공부했다. 나머지 시간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몰두했다. 혼란스럽고 불안한 학창 시절을 보내는 나에게 A의 그런 모습은 부러움 그 자체였다. 스스로 기준을 정해두고 넘치지 않게 딱 그만큼만 해내는 자세. '어떻게 저럴 수가 있을까?' 하며 늘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입시 후 A는 당당히 장학생으로 입학했고 3년 내내 장학금을 놓치지 않았고, 대학병원 중환자실 간호사가 되었다. 이후 편입과 대학원을 거쳐 박사과정까지 수료한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도 현장을 지키고 있는 자랑스러운 친구이다.
10대 때부터 목표가 뚜렷했던 삶.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주도적인 삶을 살아온 그 친구의 삶을 배우며 나 또한 삶에 적용해 보려 한다.
- 물질적 풍요가 더 나은 삶이라는 착각에 빠져 내 몸과 마음을 훼손시키지 말 것.
- 꼭 필요한 것만 곁에 두어 삶의 공간에 여유를 줄 것.
- 나의 장단점을 명확히 파악하여 시간과 돈, 그리고 마음을 허비하지 말 것.
- 많은 돈 보다 '적당한 돈'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적당히 벌어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마음을 쏟을 것.
- 덕을 쌓으려는 마음조차 욕심임을 알고, 자연스럽게 도움의 손길이 닿도록 할 것.
많은 것을 가지려고 노력하기보다는 나에게 꼭 필요한 것만 지니며 살아가려 한다.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는 삶을 살아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욕심의 경계를 알고 마음을 조심한다면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흐르리라 믿는다.
나이테가 늘어갈수록, 삶의 후회와 반성 그리고 경험치들은 말해준다. 삶의 가장 큰 문제는 '욕심'이었다고, 어떠한 형태의 삶을 선택할지는 개인의 취향이다. 직위가 높고 낮음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그 삶 안에서 만족하며 행복을 느끼는 것이다. 어떤 직업이든 성실히 임한다면 기본적인 생활권은 보장이 되는 사회이니, 성실함과 마음의 평화만 있다면 최고의 삶이 아닐까 한다.
미움도 사랑도 관심도 적당히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삶을 살아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욕심의 경계를 알고 마음을 조심한다면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