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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인톤 Nov 21. 2023

철학일지도 몰라 ♡

생각의 힘을 믿는다. 생각의 결에 따라 가치관이 정해지니까. 그래서 늘 지금하고 있는 생각을 정리하고 싶다. 사유하는 시간은 오늘내일 티가 나지 않지만 축적된 생각들은 크게 힘을 발휘한다. 내 인생의 기준점이 되기도 하고,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도 하니까. 그렇다 해도 생각을 정리하는 일은 참 수고스럽다. 누가 시킨 일이었다면 못했겠다. 그래서 자발적으로 꾸준히 하기 위해서는 왜 철학하는 시간을 가져야 하는지는 알고 있어야 했다. 그래야 보이지 않는 생각 따위, 티가 나지 않는다며 생각을 정리하는 일을 건너뛰고 싶은 날에도 노력을 들일 수 있으니.




생각하는 일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철학을 가까이하고 싶었다. 그러려면 철학이 일상생활에 도움이 되는 그 쓸모를 발견해야 했다. 보통날에 언제 어디서든 철학을 적용해서 삶을 더 나아가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했다. 철학은 나중에 나이가 들어 시간이 날 때 한번 해보는 게 아니라 지금 여기서도 적용할 수 있는 것이라고 느껴야 했다.




철학의 일상의 쓸모를 발견하기 위해 제일 먼저 질문을 던졌다. '철학이란 무엇일까'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인생의 본질에 다가가게 만드는 힘을 길러주는 일'이었다. 이어 떠오르는 생각은 '일상 속에서 나를 더 나아가게 만드는 생각'이었다. 질문의 대답을 보니, 내가 왜 일상 속에서 철학의 쓸모를 알고 싶어 했는지 느껴졌다. 철학책을 단순히 읽었다고 철학을 하는 게 아니라, 지금 내가 있는 곳에서 작은 힘을 낼 수 있을 때 철학의 힘이 발휘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축적의 힘이 대단하지만, 그 축적의 여정에서도 그 가치를 느끼고 싶었던 것이다.  




어떻게든 철학의 쓸모를 발견하기로 했다. 일상 속에서 증명하고 싶었다. 철학이 내 삶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그 실체를 찾기로 했다. 그래서 철학은 거창한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 아주 가볍고 일상적인 것이라고. 철학은 이곳저곳, 지금 여기에도 있을 만큼 아주 일상적인 것이라고. 한걸음 더 나아가려는 모든 생각들이 다 철학과 맞닿아 있는 것이라고 여겼다.




철학의 쓰임을 일상에서 발견하기 위해서, 철학의 모습을 먼저 생각했다. 철학은 나를 위해 더 나은 질문을 골똘히 하는 시간의 형태였다. 더 나아가려는 노력의 모습에 있는 것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철학은 정말 흔하게 찾을 수 있는 것이었다. 철학은 아침에 일어나서 이불을 잘 정리하는 모습에서, 지금 글을 쓰고 있는 나의 노력에서, 귀찮은데 운동을 꾸역꾸역 가는 모습에서 볼 수 있었다. 그리고 힘이 들 때, 멈추고 싶을 때 한번 더 노력하는 모습이기도 했다. 철학은 한번 더 노력하는 모습이라는 것에 깨달음을 얻어, 나는 힘이 들어 하고 싶지 않을 때 '이게 철학이다!' 내뱉기로 했다. 내 노력을 내가 알아주고 싶어서. 그 모습 또한 노력의 형태로 철학의 쓰임이니까. 우리의 작은 노력은 정말 철학일 수밖에 없을지도.  




'철학일지도 몰라'하는 생각이 빛을 발하는 순간은 불확실함 속에서였다. 노력을 해서 결과가 보장된다면, 아무리 힘이 들어도 정성을 들일 수 있다. 마음이 어려울 땐 '이렇게 노력하는데 과연 될 수 있을까'하는 의심이 싹트는 순간이다. 그럴 때는 나의 노력을 알아주는 언어가 필요하다. 그래야 중간에 그만두지 않고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 보장된 결과는 없지만 지금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이 들면 그 노력을 쏟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래서 하기 싫을 때 노력하려는 내 모습을 응원하고 싶어 '이게 철학이지 뭐'하고 내뱉는다. 내가 알아주면 충분하다고.




철학은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골똘히 생각하는 일인데, '일상생활에서 적용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하지 않을까'하는 물음에서 시작했다. '철학은 더 나아가게 하는 힘인데, 일상 곳곳에 쓸모를 발휘해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던진 질문이 '이건 철학일지도 몰라'라는 문장을 만들어주었다. 순간 무기력해져도, 허무함이 쓱 밀려와도, 하기 싫어질 때도 그냥 조금 더 해봐야겠다는 마음을 다잡게 해주는 말은 '이게 철학이지 뭐'였다. 조금 더 나아가게 만들어주는 행동이었다. 가라앉지 않고 유영할 수 있도록.




찰학은 작은 노력이었다. 한번  나아가게 하는 ,  말은 철학의 말과 닮아있었다. 그런 문장들은 내가 일상 속에서 나아가는 행동을   있도록 만들어주겠지. 그러니 읽으며 질문하고 나온 대답들을  노력을 알아봐 주는 언어로 품을 수밖에. 이런 생각이 드니, 읽으면서 사유하는 시간을 가까이하는  맞는 거겠지.



'아, 오늘도 철학했다!'

운동도 했고, 글도 써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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