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제인톤 Sep 14. 2024

아름다움이 기본이 되는 집의 모습

나에게 가장 의미 있고 중요한 공간은 내가 머무르는 나의 집이다. 집은 내가 살면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그래서 이 사적인 공간을 내가 좋아하는 모습으로 가꾸고 싶었다. 건강함과 쉼을 닮은 집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 오면 마음이 편안해졌으면 했다.



나는 어떤 공간에 머무를 때 평온함을 느낄까. 주로 간결하고 심플하다고 느낄 때 '아-좋다'는 마음이 올라왔다. 그런 면에서 색이 진하고 눈부시고 화려한 것들은 추구하지 않는다. 물론 빛나고 반짝거리고 화사한 것도 좋아하지만 좋아하는 것과 내 마음이 평온해지는 것은 다른 영역이다. 나는 집이라는 공간은 심플할 때 아름답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화려한 것들은 내가 추구하는 공간과는 결이 맞지 않는다. 



나에게 맞는 건강한 집은 심플하고 단정한 모습이다. 나는 원하는 집의 모습을 만들기 위해서 얼마동안 청소를 정말 열심히 했다. 내가 주로 했던 일 3가지는 이렇다. 첫 번째는 물건을 많이 버렸다. 살아가는 데 물건이 많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배웠다. 두 번째는 남아있는 물건들을 하나하나 정리 정돈했다. 공간에 비워진 자리를 굳이 채우지 않으면서 여백의 미를 느낄 수 있었다. 세 번째는 정돈된 상태가 잘 유지될 수 있도록 물건을 쓰고 나면 제자리에 두었다. 물건을 한 번에 찾게 되니 최소한의 동선으로 움직이게 되었다. 이렇게 나는 몸도 마음도 심플해지고 있다. 



공간은 힘이 있다. 그곳에서 지내는 사람에게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정말 그랬다. 집의 모습이 심플해질수록 나의 정신도 맑아졌으니까. 그런 면에서 나는 집의 심플함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다. 집이 깨끗하고 간결해지면 정말이지 매일 크게 신경 쓸 것들이 적어진다. 그때 나의 정신은 쉴 수 있다. 반대로 어지럽게 흩트러진 물건과 불필요한 것들이 시야에 보이면 정신은 더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공간은 나에게 영향을 미치는 힘이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내가 원하는 집의 모습은 심플해야 했다. 집 안에서 더 이상 신경 쓸 것들이 적어질 때 나에게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이 그만큼 생긴다. 밖이 아닌 나에게 방향을 돌려 집중할 수 있다. 나에게 에너지를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보내면서 내가 원하는 것들을 점점 해나갈 수 있다. 



어쩌면 놓치고 살아왔을지도 모른다. 머무르는 공간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면 그럴지도 모른다. 나도 그랬던 것 같다. 그러다 집에서 쉬고 있는데도 쉬는 느낌이 들지 않았고 그때서야 집이라는 공간을 다시 정의하게 되었다. 그때서야 이 집이 나에게 맞게 건강했으면 했고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일까 그리게 되었다. 나에게 건강한 집은 심플함 모습이라는 것을 알게 된 이후부터는 그 간결함을 가꾸고 유지하고 있는 중이다.  



집에 머무르는 동안 어떤 불편감이나 알듯 말듯한 복잡함이 느껴진다면 이 공간이 나와 맞지 않아서일지도 모른다.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그 공간의 모습 그대로 지내는 것도 괜찮다. 하지만 더 나은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땐 자신에게 맞는 집의 모습으로 가꾸어가는 것도 괜찮다. 정신건강에 참 좋으니까. 



나는 집을 나에게 맞는 방향으로 가꾸기 시작한 날부터 좋았다. 집이 점점 더 심플해지는 모습으로 바뀔 때마다 마음이 무언가에서 해방된 것처럼 좋았다. 한결 깨끗해지고 단정해진 집을 보면서 그때서야 그동안 집에서 복잡한 것들에 시선을 뺏겼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불필요한 무언가에 속박되어 나의 것에 집중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마 나에게 맞는 건강한 집의 모습으로 가꾸지 않았더라면, 계속 모르고 있었을 일이다. 하지만 지금은 내가 좋아하는 집의 공간으로 가꾸면서 이전보다 건강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  



건강한 집을 만들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다름 아닌 나 자신 때문이다. 나는 집에서 조용히 에너지를 채워야 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집이라는 공간이 나에게 도움이 충분히 될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다. 내가 좋아하는 심플함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집을 가꾼 이유이다. 



나는 집을 가꿀 때, 사람보다 우선순위에 두어야 할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집은 나에게 맞는 모습으로 가꾸어야 한다. 아무리 반짝거리는 물건이라도 알듯 모를 듯 어떤 불편감이 느껴진다면 건강한 집을 만들 수 없다. 그러한 느낌을 전달하는 물건은 나라는 사람과 맞지 않기 때문에 그 자리에도 맞지 않는 것이다. 예쁘고 화려하다는 이유로 불편감을 뒤로한 채 지내는 것은 사람보다 물건을 위하는 자세다. 건강한 집을 만들기 위한 기준점은 언제나 자신이라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공간을 보고 나의 기분이 좋은지 애매한지 나쁜지 확인하면 간단하다.  



나는 건강한 집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자연스럽고 간결하고 여백이 있고 심플한 것이 좋다. 단정한 공간은 오히려 물건을 빛나게 해 준다. 그런 공간에서는 나의 정신도 맑아지고 건강해진다. 마치 편백나무로 둘러싸인 숲 속에서 시원한 공기를 들이마신 기분처럼. 내가 좋아하는 공간의 분위기는 이렇다. 하지만 사람들마다 아름답게 느끼는 기준이 다르다. 자신만의 기준이 있는 게 중요한 것이지 나처럼 심플함이 아니어도 된다. 아름답게 건강하게 살고 싶다면 나는 어떤 집에 머무를 때 마음이 좋아질까, 내 기분을 생각하면 내가 좋아하는 공간의 결을 수월하게 찾을 수 있다.  



사람은 자주 있는 공간의 영향을 받는다. 머물다 보면 의식하지 못한 채로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원하는 집에서 살 수 있는 사람은 늘 자신을 알아가는 노력을 하는 사람일 것이다. 나의 기준이 바로서고 그것이 단단해질 때 나는 내가 원하는 집에서 아름답게 살아갈 수 있다. 우아하게 산다는 것은 늘 나의 몸과 마음이 소란스럽지 않은 일이다. 그 건강함을 유지하려면 늘 그곳에 사는 사람이 기준점이 되어야 한다. 그러려면 집을 어떻게 하면 예쁘게 꾸밀 수 있는지가 아니라 이 공간에서 어떠한 것과 조화롭게 잘 쉴 수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 



쉼을 닮은 집에서 살고 싶다. 건강하지 않은 공간은 그 복잡함을 배가 되게 만들고 건강한 공간은 그 복잡함을 절반 이상 지워준다. 휴식같은 공간이 인간관계, 미디어, 물건 등 모든 복잡함에서 벗어나게 해주진 못하지만 많은 것들을 덜어낼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나는 집 안에서 심플함이 그 복잡함의 많은 것들을 덜어내주고 있는 덕분에 계속 그 심플함을 가꾸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휴식과 닮은 공간이 나의 집이라면 그만큼 건강한 장소가 또 있을까. 내가 좋아하는 공간은 이런 결과 닮았다. 조용함, 느림, 여백, 단순함, 무채색, 녹색, 식물, 자연 이런 단어들이 떠오른다. 그래서 이런 단어들과 어울리는 공간으로 집을 가꾸고 싶다. 마치 좋아하는 꽃과 나무로 정원을 가꾸듯이. 푸릇푸릇 건강함을 닮은 쉼 다운 공간에서 나는 늘 어떤 것이라도 회복할 수 있을 것만 같다. 



글을 마무리하고 집 안을 다시 둘러봤다. 처음과 조금은 다른 모습이군. 정리정돈 하러 가봐야겠다 ㅎ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