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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인톤 Jul 16. 2021

쓰다보니, 설레이는 것들이 많아진다

좋은 건 많을수록 더 좋다

나는  쓰는가. 어떤 순간, 잊고 싶지 않은 것들이 있다. 나를 기분 좋게 만드는 일상을 잘 보내려고 쓴다. 


나를 생각하는 엄마의 말과 편지들

마음 말랑해지게 만드는 대사

알고 있는 감정을 완전히 색다르게 표현한 문장

요가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하는 짧은 산책

남편과 손 잡고 동네를 걷는 저녁 시간


책을 읽으면서 영화를 보면서 친구와 이야기하면서 엄마와 편지를 주고받으면서, 저장하고 싶은 순간들이 있다. 누군가는 그 모습을 영원히 간직하기 위해 그림을 그리고, 사진을 찍는다. 나는 글에 담는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찰나의 순간을 바로 기록한다. 영화를 보다가, 일상을 지내다가 어떤 찰나 '멋지다'(희노애락 포괄적 표현)는 생각이 들면 휴대폰을 꺼내 메모장에 바로 적는다. 그 생각이 흘러가기 전에 최대한 구체적으로 바로 당장 적어야 한다. 정말 좋았던 것도 지나가면 희미해지니까. 아쉬운 건, 내 머릿속 감성을 딱 찾아서 쓰면 좋은데 그 ‘딱’ 맞게 글로 설명하는 게 쉬운 영역이 아니다. 그래도 거듭된 수정으로 방금 지운 문장보다는 낫다는 걸 알게 된다. 뭐 쉬운 건 없으니까. 



기록을 바탕으로 구체적으로 쓴다. '글이란 게, 뭐 대단한 건가. 사소한 일상이나 평소 하는 생각들을 구체적으로 쓰는 거지 뭐.' 이렇게 생각하면 또 마음 편하다. 글을 쓰다보니 나와 친하게 지낼 수 있어서 내 감정을 잘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내가 이런 감정을 왜 느끼는지 설명하는 것이 어렵지 않은 것 같다. 가끔 잘 쓰고 싶은 욕심이 생겨서 주객전도 되는데, 한참 길을 잃다가 기어코 제자리로 돌아온다. 



나는 왜 쓰는가. 이유는 찾으면 많겠지만 그냥 쓰니까 쓰는 거다. 사랑하는 아이의 얼굴을 찍고싶어 찍는것처럼, 나도 쓰고싶어 쓰는 것이다. 그렇게 지나가는 일상을 기록하니까 좋았다. 기록하니까 어떻게 하루를 보내고 있고 앞으로 어떻게 보내면 좋을까 생각하게 된다. 기분 좋은 순간을 저장하기 위해 쓰면서, 설레이는 것들을 점점 모아가게 된다. 더 자주 기록해야겠다. 설레이는 건, 많으면 많을수록 더 좋으니까. 



어떠한 이유로든 쓰기만 하면, 그 기록들이 모아 모아 나를 아주 좋은 곳으로 데려갈 것만 같다. 그 작은 점들이 모여 나의 많은 부분에 스며들어 좋은 기운을 만든다. 느리게라도 꼭 알게 되었으면 좋겠고 나에게도 하는 말이다. 난 어디에서도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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