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끝날 때까지 끝난 건 아니다.

by 코리안키위 제인

여전히 부모님과의 관계는 어색하고

내가 하고 싶어 하는 공부에 대해서 반대를 했다는 원망이 뒤섞여 하루하루 살아가던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부모님만 설득해서 될 게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걸 찾아서 해보는 걸로 마음이 바뀌었다.


작가가 되겠다고, 공부하고 싶다고 했던 나는 책 한 권을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었다.

단지, 글만 썼을 뿐. 내가 쓴 글은 유치하기 짝이 없었다. 팬픽 같은 소설이었으니까.

본격적으로 어떻게 글을 써야 하는 건지 인터넷으로 검색을 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하면 작가가 될 수 있는지, 독학으로는 어떻게 공부를 해야 좋을지 등등.

검색을 하다 보니 드라마 작가 지망생들의 카페 <기승전결>이라는 곳을 알게 되었고,

가입을 하고 열심히 댓글을 달고 글을 쓰며 성실하게 임했다.

내가 원하는 건, 그냥 소설 쓰기가 아니라 드라마 대본은 어떻게 쓰는 것인가였기에.

드라마 대본을 보기 위해서 노력한 결과,

나는 올려져 있는 대본들을 손쉽게 다운로드하여 읽어볼 수 있었다.

내가 재미있게 본 드라마들의 대본을 읽을 수 있다니,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읽는 재미는 물론이고, 이런 글의 형태가 있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었다.

읽었을 땐, 쉬웠던 게 대본이었는데 막상 내가 쓰려고 보니 어떻게 써야 하는지

당최 모르겠어서 일단은 계속 읽고, 또 읽었다. 눈으로 익히고, 필사를 해보기도 하면서.


그즈음, 엄마도 식당을 차리셨고, 나에게 아르바이트를 하라고 하셔서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엄마의 요리솜씨야 인정이니까, 처음엔 장사가 굉장히 잘 됐고,

나와 내 친구는 열심히 엄마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 당시엔, 한식당보단 일식당이 더 인기가 좋았던 시절이었기에, 잠깐 반짝했으나 점점 한가해졌다.

한 가해졌을 때, 나는 계속 글을 썼다.

내 꿈에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었지만, 번번이 낙선하고야 말았다.

당연한 일이었다.

대본을 읽으면서도 나의 문체는 드라마에 걸맞은 문체가 아닌, 소설에 가까운 문체였으니 말이다.


도대체 드라마 대본이란 건 어떻게 써야 한단 말인가!

소설은 소설대로 계속 쓰면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드라마 공부는 어설프게나마

인터넷을 통해 독학으로 터득해 나가기 시작했다.

계속 낙선이 돼도, 포기하지 않으면 반드시 이루어질 거라 믿으면서.


하지만, 가게에서 아침부터 마감시간까지 있다 보니,

점점 내 시간은 없어지고 친구를 만날 시간조차 없게 되었다.

점점 극에 치닫는 스트레스로 인해, 엄마에게 선언했다.


"나 대학 갈래. 이렇게 살다 간 내 인생 망할 것 같아."


그렇게 해서, 나는 AUT 전문대 2년 제로 들어가게 되었다.

그 당시엔, 가게에서 얼른 벗어나고 싶었기 때문에 했던 선택이었다.

2년제는 (Diploma), 3년제는 (Bachelor, 학사).

내가 선택한 2년제 Diploma는 입학하기가 좀 수월해서 들어갈 수 있었다.

나에겐 다른 선택지는 없던 것이었다.

공부를 안 했으니, 3년제는 들어갈 수 없었던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전공을 선택해야 하는데, 드라마와 관련된 학과를 찾아보니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제한적이었다.

절망적이었지만, 어떻게든 가게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싶어졌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제일 만만한 언어 Japanese였다.

처음 1년은 점수도 좋았고, 꽤 잘했는데, 2년째 되던 해가 문제였다.

칸지를 배우면서 외워야 할 것들이 많아지다 보니, 한계에 다다랐다.

점점, 재미있던 일본어가 어렵게 느껴지고 재미없어졌다.

시험을 봤는데, 첫 번째는 통과하지 못해, 두 번째 시험을 보게 되었다.

역시, 마찬가지로 통과하지 못했다. 열심히 공부하고 외웠지만, 칸지는 너무 어렵게만 느껴졌다.

결국, 학과장에게 호출을 받고 상담을 하게 되었는데, 충격적이었다.


1년을 더 공부해서 통과를 하던가, 아니면 전과를 하던가. 그건 나의 선택에 맡기겠다는

학과장의 말에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을 꽤 많이 했었다.

결국, 내 선택은 자퇴였다.

1년을 더 하자니, 학자금대출을 받은 상태에서 빚만 더 늘어나는 셈이고,

전과를 하자니, 가서도 또 내가 Pass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했음에 후회는 없었다.

빚만 더 늘리느니, 차라리 일하면서 내가 이루고자 하는

작가의 공부를 하겠다는 의지가 강력했기 때문이었다.


단! 엄마가게에선 일하지 않기로 마음을 단단히 먹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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