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고민을 시작하다.

진짜 내가 원하는 건 뭘까?

by 코리안키위 제인

막내로 방송작가를 여기저기 옮겨 다니면서, 꽤 다양한 프로그램을 했지만,

정작 쳇바퀴 도는 막내작가의 하는 일이 과연 나와 잘 맞는 일일까? 진지하게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고민을 하다 보니, 방송작가는 아니란 결론에 도달했다.

사실 조금만 더 버티면 입봉 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과감하게 막내작가를 그만두었다.

그리고, 한참을 고민한 뒤에 영어학원에 이력서를 넣기 시작했다.

잠깐이라도 좋으니, 영어학원에서 일하길 바랐지만, 영어학원에 면접 보러 갔다가 거절을 당했다.

원장님이 보시기엔 내가 못 미더웠나 보다. 근데, 나도 사실은 자신은 없었다.

그래서 미련 없이 오케이 하고 영어학원엔 이력서를 더는 넣지 않았다.


내가 진짜 원하는 건 뭘까?

늘 돈은 부족하고, 일은 해야겠는데. 이렇게나 넓고 넓은 대한민국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과연 있긴 할까? 내가 뭘 재미있어하는 거지?

생각에 꼬리를 물고 나에게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생각의 끝은 결국 돌고 돌아 글쓰기였다. 나는 천상 글을 써야 하는 사람인가 보다에 도달했다.

그래, 이왕 이렇게 된 거 다른 글쓰기 일을 알아보자 싶었다.

글쓰기 강사도 있었고, 다양하게 많았지만,

또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내가 누군가를 가르칠 능력이 되는 것 같진 않았다.


그렇게 하루 종일 이력서를 썼다, 지웠다, 반복하다가 내 눈에 띈 미술학원인데,

아이들이 그린 그림으로 스토리를 만들어주는 글쓰기 선생님을 구한다는 글을 보게 되었다.

그냥, 마음이 이끌려 이력서를 넣었는데, 원장님이 바로 연락을 주셨다.

원장님과 함께 대화를 나누며 출근은 확정이 되었는데, 페이가 너무 적었다.

난 이 분야에서는 처음이기도 했을뿐더러,

페이는 점차 올려보도록 하자는 식으로 말씀하셔서 그렇게 하기로 했던 것이다.

처음부터 계약이 잘못된 줄도 몰랐던 것이다.


아이들이 그림을 그리고 난 후에, 글쓰기 방으로 오는데,

그림을 보면서 아이와 대화를 통해 어떤 스토리를 만들 건지 그 스토리가 확정이 되면

옆에서 도와주면서 완성이 되면 그림책으로 나오는 과정이었다.

아이들의 해맑음, 그리고 순수함이 좋았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한 글자 한 글자 열심히 쓰는 모습이 너무나 예쁘고 사랑스러웠다.

나도 꽤나 만족했다. 아이들과 함께 그림을 보고 스토리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재미있었다.

다양한 아이들의 창의성에 놀라기도 하면서, 나도 많이 배우는 과정이 그저 즐거웠다.

이렇게 어린아이에게도 배울 점이 분명 있구나, 깨달았던 순간이었다.


재미나게 일을 했지만, 또 금방 그만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 생겨버렸다.

원장님과 미술선생님들과의 불화가 생기면서, 나도 더는 함께하지 못하는 상황.

어쩌면, 이곳은 내가 오래 다닐 곳이 아니었나 보다 생각하며 그만두었다.

또 다른 좋은 곳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있겠지.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그렇게 취업준비를 하는 데 있어서 어려움이 많이 생길 거라곤 생각지 못했던 상황이

연달아 일어나면서 나도 한국에서의 생활에 점점 회의를 느끼며, 다시 돌아가야 하나 고민이 되었다. 그래도, 어쩌면 다시 좋은 기회가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조금만 더 버텨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이력서를 다시 쓰고 여기저기 넣으면서, 나는 생각했다. 진지하게-


"내가 진짜로 원하는 건 뭘까? 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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