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직업을 거치며-

위기에 봉착하다.

by 코리안키위 제인

글쓰기 선생님으로 마지막을 맞이했지만, 또 쉬고만 있을 순 없었다.

나는 그냥 닥치는 대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무작정 열심히 일했다.

2~3번 정도는 백화점에서 일하게 되었다. 판매직원이었고,

손님들에게 웃으며 친절하게 했지만 돌아오는 건, 환불요청이었고.

옷들 가지러 창고까지 쉴 새 없이 왔다 갔다 하며,

하루 종일 서 있어서 집에 오면 다리가 퉁퉁 부어 아팠다.

힘겹게 침대에 걸터앉아 종아리를 주무르며, 서러움이 북받쳐 올라왔다.


지금쯤이면 작가가 되어 있어서 멋지게 살 줄 알았던 내 인생이 갑자기 너무 허무하게 느껴졌다.

한국까지 와서 이게 무슨 고생인가 싶기도 했고,

왜 나는 꾸준히 일을 할 수 없는가에 대해서 자책도 많이 했다.


그러다 글쓰기 모임 같은 곳에 나가면서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알게 되었다.

출판사 관계자분들도 많이 계셨고, 다양한 직업을 가진 분들도 엄청났다.

친구와 나는, 한 작가님의 전시전에 놀러 갔었고,

그곳에서 작가님을 뵙고 인사를 나눌 수 있게 되었다.

작가님께서는 날 좋게 보셨는지, 출판사에서 일해볼 생각이 없냐고 물으셨고,

나에겐 분명 좋은 기회라 생각했다. 그래서 무작정 할 마음이 있다고 자신 있게 대답했다.


분명 좋은 기회였다. 내 인생에 더는 없을 제안이기도 했다.

하지만, 되는 일이 없을 땐, 나에게 좋은 기회가 와도 뻐그러진다는 것을 그땐 몰랐다.

나의 잘못된 선택으로, 좋은 기회를 내 발로 걷어차버린 것이다.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자책해도 이미 늦어도 너무 늦어버려 되돌릴 수 없었다.


6개월 뒤, 나는 다시 출판사에 연락을 했고, 이미 때는 너무 많이 늦어버린 상황이었다.

이제 나는 더 이상 갈 곳이 없었다. 결국, 한국으로 간 지 5년 만에 난 다시 뉴질랜드로 돌아가야 했다.

아무것도 이룬 것도 없이, 빈털터리인 상태로. 마음이 착잡했다.


아직 내가 준비가 안 된 사람이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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