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 돌아, 다시 뉴질랜드

한국에서의 5년을 마치고 귀국하다.

by 코리안키위 제인

한국에서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다시 돌아온 뉴질랜드에서의 생활을 시작해야만 했다.

귀국하자마자,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IRD(Inland Revenue Department)였다.

국세청에서 왜 전화가 왔나 싶었지만, 일단은 받았다.

Students Loan에 대한 이자가 붙었고, 지금 당장 갚아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정확한 이유인즉, 내가 한국에 일하러 나갈 때, IRD에 해외 나간다는 신청을 하지 않았고,

그래서 학자금대출에 대한 이자가 이만큼 붙었으니 어떻게 갚을래?라는 뜻이었다.

난 지금 당장 갚을 능력이 없다, 하니까 Ird 측에서는 그렇게 된다면,

나중에 법적책임을 져야 할 수도 있고,

아니면 Debt colletion agency (채권추심 기관)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고 했다.

혹시, 부모님과 함께 산다면 부모님이 대신 갚아줄 방법도 있다고 하길래,

부모님께 물어봤더니, 돈이 없다고 딱 잘라 거절하셨다.

서운했지만, 내가 빌린 돈이니 내가 값아야 만 했다.

그래서 IRD에 내가 지금 당장은 돈을 값을 수 있는 능력이 안되니까,

방법을 모색해 보겠다 얘기했고, 빠른 시일 내에 전화를 달라고 했다.


그래서 내가 한 선택은, 정부에서 지원해 주는 영어학원을 다니는 일이었다.

베네핏 신청을 하면, 정부에서 돈도 나오고 영어공부도 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일이었다.

예전에 다녔다가 Pass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등록하고, 베네핏까지 신청하는데 수월했다.

그래서 다시 IRD에 전화를 걸어 그럼, 매주 $50씩 갚아나가겠다 했고, 승인이 되었다.

$50씩 갚아나가는 것은, 원금이 아닌 이자였다.

원금은 따로 또 갚아야 하는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다.

한국에서 일하고 모아둔 돈 하나 없이 빈털터리로 온 나는 빚쟁이가 되어 있었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아르바이트도 하고,

학원도 다니면서 차곡차곡 Ird에 돈을 매주 갚아나가면서 생각했다.

빚 없는 인생으로 살아가기 위해선 나도 뭔가를 진짜 이루어야겠다고 말이다.

그래서 계속 글을 포기하지 않았다. 힘든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오면 일기라도 꼭 썼고,

나의 결심들을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앞으로 나는 에세이작가와 드라마작가가 꼭 되겠노라 다짐하면서 말이다.

꿈은 꼭 이루어진다!! 간절하면, 이루어진다. 기회가 다시 올 것이다. 하면서 이 악물고 버텼다.

하지만 현실은 나에겐 너무나 가혹했다.

다시 돌아온 뉴질랜드에서 내가 하고 싶은 게 딱히 없다는 것도 문제였다.


결국, 나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셈이었다.


'나 이제 뭐 하고 살지?'


또다시 깊은 절망감에 휩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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