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잘 크고 있으니 감사할 뿐
알콩이가 엄마 뱃속에서 무럭무럭 건강하게 잘 자라주고 있어서 행복하고 기뻤어.
초음파를 보러 갔던 날이 생각나. 이 콩알만 한 게 심장소리는 얼마나 우렁차던지. 눈물이 핑 돌았어.
건강하게 자리 잡아서 아주 잘 크고 있구나 생각하니까,
먹는 것도 조심스러워지고 너에게 좋지 않은 커피는 입에 대지도 않을 만큼.
물을 많이 마셔줘야 한대서 수시로 자주 물도 마시면서
온통 엄마의 생각은 우리 알콩이를 향해있었어.
그래도 대체적으로 잘 먹긴 했지만, 속이 계속 울렁거리고 메스꺼운 건 고역이었지.
먹고 싶은 게 있어서 먹었다가 화장실 가서 다 게워내기도 했고.
몸의 변화가 생기면서는 그저 신기했지.
엄마 원래 삐쩍 말랐던 사람이었는데, 알콩이가 뱃속에 자리 잡고 있으니 점점 몸이 불어나더라.
그래도 미드와이프 말대로 12킬로 이상은 찌지 않으려고 노력 많이 했어.
뉴질랜드는 아이가 스트레스받을 거라면서 초음파도 잘 안 찍어준다?
처음 널 가졌을 때, 한 번! 2개월 됐을 때 한 번, 4개월 때 기형아 검사를 하더라고.
근데 우리 알콩이는 모든 게 다 정상이었지. 엄마가 얼마나 고마웠는지 몰라.
성경공부도 하고 태교일기도 쓰면서 매일매일 알콩이만 생각했어.
태교는 뭘 하면 좋을까 하다가 엄마가 좋아하는 편지 쓰기로 결정했단다.
아빠와 엄마의 연애적부터 앨범을 만들고 편지들을 하나씩 쓰면서
엄마 아빠가 어떻게 연애를 했고, 어디서 결혼을 하고 신혼은 어떻게 보냈는지,
그러다가 사랑하는 아기 천사를 선물로 받았다는 걸 다 기록하면서,
나중에 우리 알콩이 태어나서 좀 더 크면 보여주려고, 예쁘게 정성스럽게 꾸며도 보고,
알콩이 태어나면 사진 예쁘게 찍으려고 토퍼도 직접 다 만들었지.
만들면서 손이 시큰거리고 아프기도 했지만, 그냥 즐겁고 설렜어.
널 만나는 날은 언제일까? 손꼽아 기다리기도 하면서 말이야.
너무 귀하고 소중한 나의 알콩아.
엄마는, 네가 엄마에게 왔을 때부터 하루도 널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었어.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엄마의 먹덧은 엄마가 감당해 볼게.
넌 그저 엄마의 영양분을 잔뜩 받아먹으며 건강하게만 자라주면 되는 거야.
6개월 되었을 때, 정밀초음파를 보러 갔던 기억도 나.
고모가 케이크를 예쁘게 잘 만들어서 Gender reveal Party 할 거라고 얘기하니까,
성별을 알려주지 않더라고. 그냥 봉투에 넣어서 주더라. 열어보고 싶은 걸 참고 참았지.
고모에게 전달해 주고, 저녁에 가족들과 함께 다 모여 파티를 하기로 했지.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엄마는 너무 궁금했지만, 참았어.
드디어 저녁시간이 되었고, 저녁을 다 먹은 후에 케이크 자르는 시간이 다가온 거야.
엄마는 딸이든, 아들이든 상관없다고 얘기했지만 내심 딸이길 바랐거든.
드디어 성별이 공개가 되었는데, 엄마가 그토록 바라던 딸이라는 거야. 그것도 아주 활달한.
뱃속에서 아주 잘 놀고 있다는 듯이 태동이 느껴질 때면, 엄마는 그냥 웃었어.
배를 쓰다듬으면서 알콩이에게 말도 건네보고,
이런저런 얘기도 하면서 그냥 가만히 있는 것도 너무 좋더라.
초음파로만 보니까 우리 알콩이가 누굴 닮았는지 상상이 안 가는 거 있지?
얼른 보고 싶다, 우리 알콩이. 잘 놀다가, 우리 건강하게 만나자.
엄마가 많이 사랑하는 거 알지?
세상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