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콩아, 네가 고생이 많구나.
엄마가 수술을 해서 널 낳았기에 바로 퇴원을 할 수가 없었어.
뉴질랜드는 아이를 자연분만으로 낳으면 바로 퇴원절차가 이루어지는데,
수술을 하면 3일에서 5일 정도는 입원을 해야 하거든.
엄마는 정말 운이 좋았어서 1인실로 배정을 받게 된 거야.
태어난 지 몇 시간이 되지도 않은 너와 함께 1인실에 있는데
엄마는 침대에 계속 누워있을 수밖에 없었어.
하루는 움직이지 말라고 소변줄도 꽂아두고, 무통주사도 맞고 있었거든. 다음날 아침에 빼준다면서.
우리 알콩이를 낳기 전에도 잠을 못 자서 정신이 몽롱한데,
자려고 보니까 낑낑대면서 희한한 소리를 내는 너라서 엄마는 더 잠을 못 자겠는 거야.
혹시, 알콩이 어디 이상한 건가, 불편한 건가 걱정하면서,
간호사를 불러서 이상한 소리를 낸다고 했더니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거야.
그렇구나, 했지만 사실 잠은 못 잤어.
그래도 할머니랑 할아버지 그리고 아빠가 있어서 조금은 마음 편히 눈감고 있긴 했지.
우리 알콩이도 엄마 뱃속에서 세상에 나오려고 애쓰다 보니 힘들었는지, 계속 잠을 자더라.
배고프진 않을까, 깨워야 하나 했지만 혹시나 뿌엥-하며 울까 봐 조심스러웠어.
그러다가 간호사 할머니가 왔는데, 애 뭐 좀 먹였냐고 묻더니 엄마랑 아빠를 막 혼내는 거야.
애를 깨워서라도 먹여야지 뭐 하냐면서.
그렇게 할머니 간호사는 나가서 분유를 타오더니 우리 알콩이한테 "Lazy girl, wake up!" 하면서
깨우더니 먹이는데, 넌 배고팠는지 엄청 잘 먹더라고.
신기해서 엄마아빠는 멀뚱멀뚱 쳐다만 보고 있었어.
엄청 조금만 먹는 걸 보면서 신기하기도 했지. 저걸로 배가 차나 싶어서.
그렇게 엄마랑 아빠는 하나씩 배워나가기 시작했어.
너와 단 둘이 병실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새벽에 자주 깨서 간호사 불러서 먹이고 기저귀 갈고 하면서 무사히 보내고,
다음날 아침에 일찍 간호사가 들어오더니 엄마 소변줄이랑 무통주사를 빼더라고.
그때부터 지옥이 따로 없었어.
너도 봐야 하지, 무통주사를 빼니 시간이 지나니 아프사오니,
또 간호사 불러서 진통제를 받아서 먹고 어느 정도 괜찮아지면,
모유수유는 어떻게 하는지 전문가들이 들어와서 알려주는데,
엄마는 수술한 부위가 너무 아파서 널 바짝 안을 수가 없겠는 거야.
그래도 어찌어찌 열심히 배우긴 했지만, 문제는 엄마의 유두가 함몰유두였던 거야.
네가 물 수가 없어서 보조기를 끼웠는데, 엄청 싫어하더라고.
결국엔, 엄마는 초유를 유축기로 뽑아서 먹이곤 했어.
초유는 무조건 먹여야 알콩이한테 좋을 것 같아서 먹이고
그다음엔 분유랑 모유랑 같이 병행해서 먹였거든.
널 품에 안고 젖을 물리는 게 엄마의 로망 중 하나였지만, 그게 현실은 쉬운 일이 아니더라.
한국은 산후조리원이란 곳이 있다던데, 그곳에 들어가 아주 천국을 맛본다는데,
뉴질랜드는 산후조리원이 뭔가요? 태어나면서부터 엄마와 함께 24시간 붙어지내야 하는 현실인데. 뉴질랜드 키위들은 너무 신기한 게, 우리와 골격이 달라서 그런지,
바로 퇴원해서 애 데리고 여기저기 놀러도 다니고 샤워도 하고 그러더라?
한국은 삼칠일동안 샤워도 하면 안 되고,
손목보호대며 몸은 따뜻하게 해야 하고 뭐 그런 소리들이 많잖아.
엄마는 알콩이를 낳고 너무 더워서 내복도 안 입고, 병원복만 입고 있다가
결국엔, 어깨랑 발목에 바람이 든 거 있지? 그걸로 엄청 고생했었어.
제왕절개를 했기 때문에, 계속 걸으라고 운동해야 한다고
간호사가 얘기해서 벽을 잡고 조심조심 걸으면서 운동을 하곤 했었어.
그 사이에 아빠가 할머니, 할아버지가 오셔서 알콩이 분유도 먹여주시고, 안아도 주시고 그랬지.
병원에서 엄마는 4일 있었나 봐.
미드와이프는 더 있어도 된다고 했지만, 너무 불편해서 그냥 집에 얼른 가고 싶더라고.
병원에서 밥이 나오는데, 요구르트에 빵만 나오는 거야.
당연한 거지만. 여긴 한국이 아니니까.
그래서 할머니가 집에 가서 미역국을 갖다 주시고 하셨는데,
진통제 독한 걸 먹으니, 입맛도 없고 힘들더라고.
누워서 자려고 하면, 모유수유는 어떻게 하는 건지 또 교육이 시작되더라고.
그 지옥 같은 시간들을 벗어나 집으로 퇴원하는 날,
아빠는 바구니처럼 생긴 카시트를 들고 와서 그 안에 알콩이를 태우고 차에 태웠지.
엄마는 우리 알콩이 옆에 앉아서 할머니집에 가서
몸조리하면서 편하게 자기도 하고 천국이 따로 없었지.
할머니가 우리 알콩이 다 케어해 주시니까.
엄마는 계속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운동하고,
삼칠일도 못 채우고 할머니한테 잔소리를 들어가면서
결국엔 샤워를 하고 나왔더니 개운하고 살 것 같더라.
알콩아, 이 세상에 태어난 걸 축복해. 엄마랑 아빠 곁에 와줘서 너무 고마워.
우리 앞으로 알콩달콩 행복하게 잘 살아보자!
초보 엄마아빠 때문에 네가 고생이 많다, 알콩아. 잘 부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