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우울증의 시작

머리카락은 왜 이렇게 많이 빠지는 건가요?

by 코리안키위 제인

알콩아. 엄마는 널 낳으면 세상이 다 아름답게 보이는 줄로만 알고 있었어.

엄마의 산후우울증의 원인은 절대로 네가 아니야.

하지만, 기분이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수술한 부위는 아프고,

거울을 보는데 그냥 예전에 엄마 모습이 아닌 걸 보니 우울해지기 시작하더라.

넌 너무 예쁜데, 네가 울면 어찌할 바를 모르겠고, 네가 잠들면 언제 깰까?

노심초사 불안해하는 엄마의 모습을 발견하니까 더욱 엄마 자신이 싫어지는 거야.

샤워하고 나오면 한 움큼씩 빠지는 머리카락들을 보면서 너무 슬프기도 하고,

널 안아주는데 손목이 시큰거리고 욱신 대면서 아프면 또 서럽고 그렇더라.

그래도 엄마는 다행인 게 양가 할머니께서 많이 도와주셔서 좀 마음을 추스를 수가 있었어.


3시간마다 일어나서 수유를 해야 하니까, 잠도 턱없이 부족하고.

가뜩이나 엄마는 어렸을 때부터 잠만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잠이 엄청 많은 사람이거든.

3시간마다 알람이 울릴 때마다, 핸드폰을 집어던지고 싶은 생각이 불쑥불쑥 올라오더라.

넌 곤히 잘 자고 있는데, 깨우지 않아도 괜찮겠지. 하는 마음도 올라오더라고.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네가 수유텀을 아는 듯이, 깨서 울더라고.

안 자려고 칭얼거리는 시간이 점점 생기더라고. 사실 엄마는 그게 너무 힘들었어.

너는 말을 못 하니까, 울음소리로 표현을 하는 건데,

그 울음소리가 정말 너무 듣기 싫을 때도 있었거든.

그래서, 너도 울고 엄마도 그 자리에서 펑펑 울어버린 적도 있었어.


'엄마가 된다는 건 정말 쉬운 일이 아니구나.'


엄마는 제왕을 해서 회복하는데 7주 정도 걸렸던 것 같아.

그전엔 걷는 것도 힘겨웠는데, 어느 정도 편하게 걸을 수 있게 되니까,

그다음의 문제는 살찐 엄마의 모습이 고스란히 보여서 좀 속상하더라.

이건 언제 다 빼냐, 하는데 머리가 휑 빈 걸 보니까 더 속상하더라고.

그래도, 엄마는 산후우울증을 어떻게 이겨냈는지 알아?


일단은, 가족들의 도움이 굉장히 많았고. 엄마도 짬짬이 엄마 시간을 가졌어.

친구를 만나서 커피 한잔을 하며 수다를 떤다던지,

너는 할머니한테 맡기고 엄마가 좋아하는 드라마 한 편을 보면서 힐링을 한다던지.

시간이 좀 더 생기면, 앉아서 일기도 쓰고, 알콩이한테 편지도 쓰고,

엄마가 좋아하는 글도 쓰면서 점점 마음이 평온해지더라.

그렇게 우울했던 나날들이 점차 밝아지기 시작하면서


'내가 아이를 건강하게 이 세상에 태어날 수 있게 해 줬다는 것'에 뿌듯하더라고.

그러면서 엄마 자신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기 시작했어.

그리고, 우리 알콩이를 낳은 게 세상에서 제일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라.

고마워. 엄마의 생각을 우리 알콩이가 변하게 만들어준 거야.


이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나의 알콩아,

영원히 엄마랑 아빠가 너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줄게.

그러니, 건강하게 해맑게 예쁘게 밝게만 자라줘.


알콩이, 넌 아주 귀한 엄마아빠의 손님이니까-

사랑만 듬뿍듬뿍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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