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사진을 찍어보자!
우리 쪼꼬미, 이혜리! 네가 세상에 태어난 지 100일이 되었지 뭐야.
100일의 기적은 일어날까? 싶었지만, 그런 일은 우리에게 일어나지 않았어.
잠도 잘 자던 네가 어느 순간부터 자꾸 깨서 울고, 졸린데 안 자려고 또 울고-
지금 생각해 보면 엄마는 교과서의 정석처럼 널 키웠던 것 같아.
초보 엄마니까, 책에 의지하게 되더라. 너를 관찰하고, 너를 봤어야 했는데.
진짜 중요한 널 보지 않고 책만 들여다보고 있었어. 그 책이 너랑 맞지 않았던 거야.
그 책을 진작에 버려버리고, 너의 패턴을 봤어야 했는데
그래도 엄마가 하자는 대로 잘 따라와 준 너에게 엄마는 너무 고맙고 미안하고 그래.
자기 싫은 널 억지로 재워서 미안해. 자기 싫어할 때, 너랑 더 눈을 마주치고 놀아줬어야 했는데.
그때, 책을 더 많이 읽어줬어야 했는데. 괜스레 엄마 마음이 짠하고 울컥하는 거 있지?
낮잠은 안 자려고 버티다가 울다 지쳐 잠든 널 보면서 엄마도 옆에서 눈물을 많이 흘렸어.
혹시, 내가 잘못 키우는 건 아닐까?
자기 싫어하면 놀아주면 되는데, 놀아주는 것도 체력이 안 되더라.
늘 목은 엉망이고 아프고 왜 그렇게 약했는지.
널 할머니한테 맡기고 엄마는 쓰러져 잠들기 일쑤였어.
사실, 엄마가 생각했던 육아는 너와 함께 눈을 맞추고 잘 놀아주고,
책도 많이 읽어주면서 같은 커플옷을 맞춰 입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너와의 예쁜 추억들을 쌓는 거였거든.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더라.
예쁜 옷을 맞춰 입기는커녕 눈을 뜨면 씻지도 못하고 너의 기저귀를 갈아주고,
아침을 먹이고 화장실 갈 시간도 없어서 고생하고
할머니나 아빠의 도움을 받으면서 겨우 씻고 나오면
후줄근한 운동복을 입고 널 안아주거나 놀아주다가 지쳐 침대에 누워 자는 게 일상이었지.
어쩌다 같은 또래 친구랑 만나서 놀기라도 하면,
입에 뭐가 들어갈까 관찰하면서 조심시키고,
커피는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도 모르겠고
엄마들의 수다는 오래 지속되기 힘들었지.
그래도 너를 데리고 여기저기 놀러 다니는 건, 힘들기도 했지만 좋았어.
너에게 세상은 이런 곳이란다,라는 걸 구경시켜 주는 것만으로도 엄마는 왠지 뿌듯하더라.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우리 혜리를 보면서 예쁘다, 사랑스럽다고 얘기해 주는 게 엄마는 너무 좋았어.
먹는 걸 좋아하는 우리 혜리, 곧 이유식도 시작해야 하는데-
또 엄마는 정신없이 바빠지겠지만, 우리 혜리가 잘 먹어준다면야 이까짓 힘듦쯤이야 견딜 수 있지.
100일이 된 우리 혜리, 너무 축하해.
100일 동안 건강하게 잘 자라준 것만으로도 넌 이미 효도를 다 한 거란다.
너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큰 효도를 한 거니까.
늘 건강하게 해맑게 밝은 아이로 자라줘.
엄마가 늘 우리 혜리 응원하고 믿고 사랑하는 거 알지?
네가 있어서 엄마는 너무 행복해.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