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이 많았던 나날들-

다른 걸 찾아야 할까?

by 코리안키위 제인

글 쓰는 일 외에, 내가 좋아하는 건 뭘까? 고민해 본 적이 있었다.

글은 습관을 들여놔서 그냥 아무 때나 끼적일 순 있었지만, 그 외에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게 뭘까?

어렸을 때, 꿈은 아나운서, 선생님, 피아니스트 등등 그 당시에 누구나 적을 법한 것들을 적었던 것 같은데 나는 뭘 잘했지? 생각을 해보니, 딱히 없는 것 같기도 했다.


나는 굉장히 조용한 학생이었다. 있는 듯, 없는 듯이-

부끄럼도 많고 낯을 많이 가려 발표시간에도 선생님이 책을 읽으라고 하면

벌벌 떨면서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겨우 읽었던 그런 아이.


나는 평생 글쟁이로 살 거야! 했던 다짐들은, 환경에 의해 점점 변하기 시작했고,

진지하게 나의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아지고 있었던 그 시점에서

엄마아빠의 결정으로 뉴질랜드로 이민을 오게 되었을 때,

나는 과연 이곳에서 어떻게 지낼 것인가? 적응을 잘할 수 있을까? 하는 부담감도 많았다.


한창, 사춘기였던 시절-

아무리 노력해도 영어는 늘지 않고, 원하지 않았던 이동으로 인해 심리적으로 압박이 강해졌다.

잘해야 할 것 같은데, 마음처럼 쉽진 않고. 그래서 방황도 많이 했던 사춘기.

내 삶보다 친구가 우선이었고 전부였던 그 시절에,

정말 친했던 친구와 사이가 어긋나 슬픔에 빠져 허우적거리다가 삶이 재미없다.

느끼며 또, 나는 누구인가? 철학적인 질문을 하면서

고민이 많았던 시절들에 제일 위로가 되었던 건 글쓰기뿐이었다.

그런데, 부모님은 나에게 평범하게 살라고만 하셨다.


"너의 꿈을 응원한다. 해 봐라."


이런 소리를 듣고 싶었는데, 내가 원하는 대답은 절대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더욱 오기로 이를 악물고, 나는 누가 뭐라 해도 글쟁이로 살 거야! 했다.

부모님이 원하던 나의 삶은, 꿈 따라 살지 마라.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였는데- 그게 너무 싫었다.

그저, 학교 잘 졸업하고 회사에 취직해서 안전하게 월급쟁이로 살다가

좋은 남자 만나서 시집을 가라 그게 제일 평범하고 행복한 삶이다 하시지만,

그게 전혀 평범해 보이지도 않았을뿐더러, 그렇게 시시하고 재미없게 살고 싶진 않았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잖아! 내가 원하는 인생을 살 거야!

호기롭게 다짐하고 실천을 하는 도중에 많이 무너졌다. 낙선, 낙선, 낙선의 연속.

난 진짜 글쟁이로 살 수 없는 걸까? 그냥, 글로 인정받아 돈 벌고 싶은 게 이렇게 어려운 걸까?


그래서, 이것저것 알아보기 시작했던 게 기술직이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기술은 뭐가 있을까?

기술이 있으면 평생 먹고사는데 문제는 없을 것만 같았다.

미용? 네일? 둘 중 하나를 굉장히 고민했던 것 같다.


미용을 생각해 보면, 나는 내 머리 하나도 손질을 제대로 할 줄 모르는 사람이었기에,

재미도 흥미도 느낄 수 없으니까 패스. 그렇다면, 네일? 그것 또한 재능은 없었다.

내 손톱에 매니큐어를 칠하는 걸 좋아하지도 않았을뿐더러,

리무버 냄새가 지독해 가까이할 수도 없었다.

그렇다면, 메이크업? 거울을 보면, 내 화장은 스모키 화장에 무서운 언니인걸?

이러다가 사람들 다 도망가겠는걸? 이래서 안 되고, 저래서 안되고-

핑계가 많았고 실천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래서? 일단 돈벌이는 뭐라도 해야 하니까,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많이도 했었다.

그런데, 이렇게 평생을 살아야 한다면, 그건 너무나 끔찍한 일이었다.

글을 써서 성공을 한다는 건 너무나 막연한 일이었고,

평범하게 사는 건 어려운 일이구나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었다.

그렇게 고민이 많으면서도, 어쨌든! 글을 선택한 나 자신이 참 기특하고 대견하다.

끝까지 꿈을 좇아 사는 방법은 존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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