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는 언제나 홀로 서 있었다.
홀로 서 있는 그를 바라볼 때마다 상념은 사리지고 만다.
자신을 찾아주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을 때조차도 그는 함구하고 있다.
그런데도 그는 어둠이 깔리면 묵묵히 할 일을 하고 있다.
어제도 오늘도 그는 눈을 밝힌 채 이곳을 당신에게 알리고 있다.
저 멀리 다가오는 이가 나룻배이든 함선이든 중요하지 않았다.
주어진 그대로의 삶을 두 어깨에 짊어진 채로.
그것이 삶이라면,
묵묵히 받아들이는 것이 삶이라면
오로지 한길을 걷는 사람처럼.
그렇게 오롯이 이 땅에 왔다가 가야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