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언문-에필로그

같이 합니다.

by 장발그놈

나는 가장이기를 포기한다.


가족 구성원 모두를 혼자 책임지고 이끌어야 한다는 짐은 너무 무겁다.

가족은 누군가의 어깨 위에만 얹히거나, 그 위에 얹는 존재가 아니다.

힘들고 괴로운 순간에 서로가 버팀목이 되어주는 것,

그게 가족이어야 한다고 믿는다.


버거울 땐 도와달라고 요청해도 된다.

아니, 요청해야만 한다.

그렇지 못하고 계속 모든 짐을 짊어지려 하면,

결국 어느 순간 버티지 못하고 부서져 버린다.


부서지는 건 한순간이지만,

부서진 조각을 하나씩 맞추는 과정은 너무나 지난하다.

나 또한 어리석게 버티다 끝내 부서졌었다.


그 힘든 시간을 견딜 수 있었던 건 가족 덕분이었다.

아버지, 어머니, 아내, 아이들, 그리고 내 곁의 모든 사람들이

내 부서진 조각을 찾아주고, 서로 맞춰주며,

다시 일어설 힘을 건네주었다.


그래서 나는 더 이상 가장이기를 거부한다.

책임은 나눌수록 가벼워지고,

부담은 나눌수록 가족은 더 큰 행복과 여유를 찾을 수 있다.


나는 강한 남편, 강한 아빠이기를 포기한다.

그러나 오히려 그렇게 포기하기에,

가족은 하나가 될 수 있고,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더 단단히 지킬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되었다.




'남편으로, 아빠로, 그리고 나로.'의 1부는 이렇게 막을 내립니다.

최근 누군가 제게 말했습니다.

“행복한 가정이라 좋겠다.”

“부럽다.”

“결혼 잘했네.”

“네 가족은 특별하네.”


하지만 저는 우리 집이 특별한 가정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살아가는 그 비슷한 일상 속에 있는 평범한 가족입니다.

다만, 그 평범한 일상 가운데 스쳐 지나가는 작은 행복을 붙잡아 미소 지으며 살고 있을 뿐입니다.


가시밭길을 걷다가도 잠시 쉬어 간 꽃밭을 기억하며 웃을 수 있는 것,

그건 어느 집이나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 미소를 잊지 않기를 바라며,

2부에서 다시 뵙겠습니다.


'남편으로, 아빠로, 그리고 나로.' 1부를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