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자유민 Jul 09. 2019

문과생은 어떻게 생존하나?

문과생 사업개발자가 생존하는 방식

"문송합니다...."

"이공계 출신 CEO의 약진..."


나는 어릴 적부터 수학을 못했다. 하나의 정답을 요구하는 수학(사실 수학을 못해서...)보다는 영어를 좋아했다. 당연히 문, 이과 선택 시 문과를 선택했다. 군 제대 후 본격적으로 진로를 탐색하기 시작했는데 문과생을 위한 취업문은 이과 출신들에 비해 더 좁았고 경쟁도 훨씬 치열했다. 특히 파트타임, 인턴을 IT 회사에서 하고 현재도 IT업계에서 일하다 보니 '문과' 출신으로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까 가 늘 고민이었다.


국내외 구직시장에서는 확실히 이과 출신이 유리한 듯하다. 전통적으로 경영학과 출신들이 꿰차지 했던 CEO나 임원 자리도 이과 출신 비율이 늘어나고 있고 객관적인 수치를 확인을 해보진 않았지만 구직 공고나 주변에 취직한 친구들 봐도 그렇고, 심지어 미국에서는 외국인 취업비자 발급에서도 'STEM' 전공자(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nd mathematics)에게 더 많은 혜택을 준다. 한 때 나도 문과 출신으로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까 고민하면서 코딩이나 데이터 분석 등의 '기술'을 갖춰야 하나, 대학원을 가야 하나 고민을 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적성에도 맞지 않고 일과 학습을 병행하며 전공자들과의 경쟁에서도 이길 자신이 없었다.


약 2년간 '사업' 직무를 수행하면서 최근에 깨달은 것이 있다. 회계, 법률 등 전문 서비스 분야가 아닌 곳에서 문과생이 살아남는 방법은 결국 '돈'을 잘 버는 데에 있다. 너무나 당연한 말인 것 같지만 구직시장에서 내가 살아남고 포지셔닝하기 위해서는 이를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천지차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문과생으로 구직시장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기술'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무슨 기술을 가지고 있고, 뭘 잘하고, 뭘 할 줄 아는지가 구직시장에서 살아남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기술과 도구는 빠르게 변하고 대체되기 쉽다. 그러나 돈을 벌어 본 경험과 돈을 버는 철학과 태도는 누구나 가질 수 없다.


직무가 세부적으로 나뉘는 대기업은 잘 모르겠지만 영업/마케팅/신사업기획/운영 등 사업과 관련한 다양한 업무를 하는 작은 조직의 '사업개발자'라면 상대적으로 '돈'을 벌어 볼 수 있는 기회가 많다. 직접 고객과 대화하고 그들의 문제점을 들을 수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도 내가 기획해볼 수 있는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회사마다, 부서마다, 팀장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내가 한 기업의 사장이고 문과 출신 직원을 고용한다면 어떤 사람을 뽑을까? 기업의 본질과 존재 목적은 '이윤 창출'이다. 즉 '돈 잘 버는 사람'이 이 회사에 가장 필요하고 빛나는 존재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만약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이 문과생이고 사업 관련 직무(영업/마케팅/신사업기획/운영/재무...)에 종사하고 있다면 질문해보자. '나는 이 회사에 입사해서 얼마의 매출에 기여를 했고 이익을 창출했는가? 간접적으로 얼마의 매출에 기여하고 있는가?'


영업 부서만 돈을 버는 것이 아니다. 서비스 기획/운영 직무라면 어떤 문제점을 해결해서 고객 수를 더 늘렸는지, 마케팅 직무라면 어떤 마케팅 전략을 수행해서 매출을 올렸는지, 어떤 방식으로 비용 절감을 했는지 보여줄 수 있다. 결국 회사는 이윤을 만들어내는 조직이기 때문에 간접적인 방법으로도 내가 이 회사 매출이나 이익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 정확하진 않더라도 대략적으로 내가 회사의 매출이나 이익에 어느 정도 기여하고 있는지 알 수 있어야 내 경쟁력을 잘 보여줄 수 있다.


이제는 무엇을 잘해야 할까, 어떤 기술, 학위를 갖춰야 살아남을까 고민하지 않는다. 내 고민은 '오로지 어떻게 내 서비스 매출을 더 올리고, 비용 절감을 하고, 이윤을 창출할까?'이다. 정성적인 지표가 아닌 객관적인 숫자로 나타낼 수 있는 정량적인 데이터로 보여줄 수 있는 커리어를 만들어 나갈 생각이다. 만약 문과 출신인 당신이 구직시장에 나와 있다면 무엇을 했고, 무엇을 잘하는지가 아닌 '내가 얼마를 벌어봤고, 얼마의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 사람'인지 보여주는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생각을 하기 전까지는 아직 2년차도 안 된 막내 새내기니까 당연히 선배가 지시한 업무를 수행하고 새로운 업무를 배정해 줄 때까지 기다리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돈 잘 버는 사람'이 되겠다는 스스로의 목표를 세우게 되니 업무에 임하는 태도도 바뀌었다. 내가 먼저 팀장님께 내가 담당하고 있는 서비스의 매출의 Maximum을 달성하는 마케팅 방안을 제안하여 수행 중에 있고 다른 선배들이 신경 쓰지 못하고 있는 서비스를 어떻게든 살려 보려고 고군분투하고 있다.


회사나 사장님을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살아남기 위해' 돈을 벌어야 한다. 돈 잘 버는 사람을 마다할 사람은 없다. 직접적으로 매출이나 이익을 내는 부서가 아니라면 간접적으로라도 항상 내가 얼마의 매출이나 이익을 창출해내고 있는지 알고 있어야 한다. 문과생이 살아남기 위해선 매출, 이익, 비용 절감 등 경쟁력 있는 정량적인 지표로 나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 결론

 - 문과생의 본질은 결국 돈을 잘 버는 사람. 돈 잘 버는 사람이 살아남는다.

 - 영업부서만 돈을 버는 것이 아니다. 담당 서비스에 내가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지, 얼마의 비용을 절감했는지도 내 경쟁력의 좋은 지표가 될 수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