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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맛나장단 Nov 19. 2021

커리어 피보팅

나에게 맞는 일을 찾아가는 전환의 기술

한송이는 스타트업에서 마케터로 일하다가 개발자로 커리어 전환에 성공했다. 그는 원래 대학에서 방송영상학을 공부하고 졸업한 후 방송국에서 인턴으로 일했는데 아쉽게도 기대와 희망을 갖지 못했다. 방송 쪽이 맞지 않다고 판단해 떠나기로 결심하긴 했지만 도통 무슨 일을 해야 할지 막막했다. 그런 그가 나를 찾아왔고 그의 관심사 중에 수제 맥주라는 키워드를 찾아내게 되었다. 그는 수제 맥주 시장을 분석한 후 당시 매력적인 브랜드로 성장하던 수제 맥주 스타트업에 지원해 일하게 되었다. 하지만 내성적이고 탐구하길 즐기는 그에게 시간이 지날수록 마케터의 일은 몸에 맞지 않는 옷처럼 불편했다. 노력해서 어떻게든 평균은 해낼 수 있었지만 점점 더 몸과 마음이 힘들어졌다. 결국 하던 일을 멈추게 되었다. 나는 그에게 우리 회사에서 함께 일하며 더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자고 제안했다. 내가 그와 함께 일하는 동안 찾아낸 역량은 뛰어난 디지털 리터러시와 끈질긴 문제해결 능력이었다. 그는 복잡한 운영 업무를 단순화하기 위해 다양한 IT 도구를 효과적으로 활용했다. 문제를 만나면 해결할 때까지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그의 특성과 역량이 개

발자로 커리어를 전환하기에 너무나 좋은 자원이라고 생각했다. 그에게 개발자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니 더 늦기 전에 개발자로 커리어를 전환해보라고 권했다. 그는 개발 공부를 시작했고

2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스타트업에서 개발자로 일하게 되었다.

‘뭐 하고 살아야 할까?’

커리어 고민은 비단 한송이만의 문제가 아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MZ세대는 물론이고 일이 삶에서 중요한 가치를 갖는 모두의 고민이다. 나 역시 대학 졸업을 앞두고 했던 고민이다.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하고 사법시험을 준비해 변호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하였다. 그럼에도 커리어 고민은 계속되었다. 법정을 드나들며 살아가는 일상대신 나답게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싶었다. ‘남들이 좋다는 일’에서 벗어나 ‘내가 진짜 원하는 일’을 찾아갈 수 있었던 것은 스타트업 세상을 만나면서였다. 스타트업에는 남들이 말려도 내가 원하는 일을 하려는 사람들이 모여든다. 그런 사람들이 모여드는 스타트업이라는 일터는 나에게 맞는 일을 찾아가고 배우는 학교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컴퓨터, 인터넷, 모바일이라는 징검다리를 거쳐 생겨난 디지털 세상은 작더라도 내가 원하는 일을 하며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스타트업은 그런 환경을 이용해 일하며 빠른 성장과 성공 혹은 나에게 맞는 일을 찾을 기회를 제공한다.

지난 10년 동안 배달의민족, 토스, 야놀자 등 기업가치가 1조 원이 넘는 유니콘 스타트업이 10개가 넘게 생겨났고 8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스타트업에서 일하게 되었다. 새로운 산업과 일이 생겨나는 스타트업 커리어를 활용하면 나에게 맞는 일을 찾아 커리어를 피보팅pivoting, 즉 전환할 수 있다. 기업이 수익을 내기 위해 사업모델을 피보팅하듯 개인은 나에게 맞는 일을 찾아 커리어를 피보팅한다. 커리어 피보팅의 방법은 개인의 목표와 역량에 따라 다르다. 어느 날 갑자기 커리어를 피보팅할 수도 있지만 대개는 끊임없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며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가야 한다. 저마다의 상황과 목표에 따라 커리어 피보팅의

방법은 다르지만 시작점과 목적지는 같다. 나에게 맞는 일을 하겠다는 바람으로 시작해 나의 삶이 즐거워지는 일을 만나는 것이다.

차근차근 나의 일을 찾아가길 원하는 20대라면, 3년 이내에 일의 기본기를 익히고 나의 일을 찾아 7년 이내에 일로 나를 설명할 수 있는 힘을 키워 30대에 나의 일을 하며 살아가는 삶을 목표로 하길 바란다. 나의 일을 빨리 시작하길 원하는 3040이라면, 그간의 일의 경험과 자산을 정리하고 나의 일의 종류와 규모를 정한 후 2년 내 독립을 목표로 시작 버튼을 눌러보길 바란다.

책을 쓰게 된 것은 나의 일을 하며 살아가는 삶이 가능하다고, 지금 그 항해를 향한 시작 버튼을 눌러도 좋다는 응원을 전하고 싶어서다. 책에는 그 바람을 한 발씩 내디뎌 나에게 맞는 일을 찾고 성장의 기쁨을 누리며 살아가는 커리어 피보터들의 흔적이 담겨 있다. 그들은 내게 살아 있는 교과서이자 스승이었다. 그들의 열심이 나의 게으름을 부끄럽게 했고 그들의 열정이 내게도 옮겨붙었다. 나의 부족한 문장력이 그들이 내게 전해준 영감과 열정을 온전히 전달하지 못해 아쉬울 뿐이다. 그들이 남긴 영감과 열정의 흔적을 통해 이 책을 접하는 사람들 모두가 나에게 맞는 일을 찾아 신나게 일하며 살아가면 좋겠다.

책의 구성은 다음과 같이 꾸며봤다. 먼저 설레는 마음으로 월요일을 맞으며 살아가길 원한다면? 1장을 펴 나와의 대화를 시작해보자. 나에게 일은 어떤 의미인지, 그 의미를 지키면서 변하는 세상에서 즐겁게 살아갈 방법은 무엇인지를 고민하며 나만의 답을 찾아보자. 커리어 피보팅을 위해 스타트업 커리어를 선택해보고 싶다면? 2장을 펴 스타트업 세계를 살펴보고 나에게 맞는 방법을 알아보자. 앞서간 이들의 흔적이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고 첫발을 내딛는 데 유용한 힌트가 되어줄 것이다. 창업으로 나의 일을 만들어보고 싶다면? 3장을 펴 창업 세계에 대한 이해와 함께 어떤 일을 어떻게 준비할 수 있을지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창업이라는 선택은 다른 선택에 비해 감당해야 할 비용과 책임이 크다. 내 마음과 역량에 맞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선택지를 검토해보자.

책으로 묶어 펴내긴 했지만 이 책은 절대적인 진리나 인류의 지혜를 담은 것이 아니다. 자본의 장벽을 넘어 기회를 잡을 수 있는 디지털 전환의 시대를 한발 앞서 넘어선 이들의 경험이 주저하고 있던 이에게 용기로 다가갈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 “적게 일하고 많이 버세요.”가 최고의 덕담이 된 시대에 나의 일을 찾는 노력은 어쩌면 무모하게 비춰질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나에게도 좋고 남에게도 좋고 잘 먹고 잘살 수 있는 나의 일을 만나면 나의 하루가 빛난다. 빛나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면 나의 인생이 빛난다. 그런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생각만 해도 즐겁다. 이 책 마지막 장은 독자 자신의 이야기를 담길 바라는 마음에 질문과 함께 여백을 두었다. 독자들이 저마다의 이야기를 채워 모두가 나의 일을 하며 살아가는 그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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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 피보팅

목차

1장_나의 일로 커리어 피보팅

2장_ 스타트업으로 커리어 피보팅

3장_ 창업으로 커리어 피보팅

4장_ 지금 시작하는 커리어 피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