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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맛나장단 May 29. 2022

조인스타트업이 맺어준 사회적 가족 윤주

윤주를 만난 건 2016년 3월 무렵, 조인스타트업을 준비하면서였다.

당시 우리 회사는 청소년 기업가정신 교육 서비스, 앙트십스쿨을 운영하고 있었다.

하지만, 입시 교육에 올인하는 교육환경 속에서
공교육을 대상으로 하는 앙트십 교육은 여로모로 한계가 컸다.
교육 이라는 방법 보다는 인재와 일을 연결하는 것이 성장을 돕는 효과적인 방법
이라는 생각에 준비하게 된 서비스가 조인스타트업 이었다.


공식적인 프로그램을 시작하기 전에 5명의 참가자를 모아 테스트 프로그램을 돌렸는데

그 때 참석했던 5명 중 한 명이 윤주였다.

윤주는 내향형인 성격을 갖고 있었지만, 고등학교 시절부터 다양한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지식을 익히는 것보다, 무엇이든 경험하고 변화를 만들어내는데 성취감을 느끼는 스타일이었다.

그런 성향에 대해 일찍 알아챈 그는 고등학교 시절 수능 공부에 올인하는 대신
일정 수준의 성적을 유지하되 다양한 경험을 쌓는데 시간과 노력을 아낌없이 투자하며 보냈다.
그런 그였으니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 방학과 휴학 기간을 이용해 5번의 인턴과 창업 경험을 쌓은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윤주가 조인스타트업에 참여하던 것은 동아리 선배들과 시도했던 창업을 정리한 후였다.

대단한 창업은 아니었지만 제대로 시작도 못해보고 정리하고 보니 성장하는 스타트업들은 어떻게 일하는지 궁금해던 참이었다.

그는 방송반 활동을 했던 자신의 경험을 반영해 미디어 스타트업과 콘텐츠 스타트업에서 일했다.

하지만, 일을 해보니 본인에게는 분야보다 사업의 성장성과 뛰어난 동료라는 조건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직무적으로는 마케터 보다는 기획자 또는 PM이 맞는 사람이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그렇게 비즈니스 모델과 기획자라는 롤을 경험하고 싶다는 기준으로 선택한 스타트업이 자동차 케어 서비스 카닥이었다. 그는 인턴 경험을 스타트업에 한정하지는 않았다. 스타트업의 특성과 비교해 보기 위해 대기업과 컨설팅 회사 인턴도 경험했다. 그런 그가 대학 졸업 후 첫 직장으로 선택한 것은 현대자동차였다.


'대기업 못 가서 스타트업 갔다'는 사회적 편견에 희생당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도 있었지만
대기업이 시스템을 활용해 성과를 내는 과정을 배우고 싶다는 마음도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대기업 생활은 2년을 채우지 못했다.

보고에 보고를 거쳐 전혀 다른 모습으로 돌아오는 기획안을 작성하고 다시 기다리는 일이 반복되다 보니

진짜 내 일을 하고 싶다는 열망이 커졌기 때문이다.
남들이 원하는 대기업을 그만 두고 스타트업으로 이직하겠다는 결정에 부모님은 아쉬움을 전하셨다.

그런 부모님께 그는 아래와 같이 답했다고 한다.
내가 대학을 졸업한 후 사법시험을 준비하겠다고 했을 때 아버지는 내게

"아무나 보는 시험이 아니다"는 말을 건네셨다.
지금은 걱정이 앞선 부모의 거친 조언이었을 거라 생각하지만 당시는 너무나 아파 길바닥에 앉아 엉엉 울었다. 그런 경험이 바탕이 되어 조인스타트업을 통해 '해보려는 이들의 도전을 돕는 일'을 하게 된 것 같다.


그런 그가 오랜 탐색 끝에 합류한 스타트업은 인사솔루션을 만드는 스타트업, 플렉스다.

플렉스는 기업 환경의 변화에 맞는 인사관리 시스템을 만드는 스타트업으로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그가 플렉스를 선택한 것은 5번의 인턴과 대기업 경험을 통해

'성장하는 기업'에서 '뛰어난 동료'와 함께 일하고 싶다는 명확한 기준을 세워 두었기 때문이다.


그는 "잘 지내냐?" 는 질문에

대기업 다닐 적에는 '오늘 뭐 먹지'가 일상의 관심사 였는데

스타트업 이직 후에는 '오늘 뭐 할까'가 관심사가 되었다며
온통 좋은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생각만 하는 스스로에게 놀라는 중이라고 답한다.

스타트업은 성공보다 실패가 가깝다.
플렉스가 그들이 꿈꾸는 바를 모두 이루게 된다면 모두가 원하는 결과를 얻겠지만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지금 이 시간을 알차게 채우고 있는 윤주에게는 '대체불가능한 실력'이 남게 될 것이다.

20대의 시간을 그 누구 보다 알차게 채워가는 윤주의 30대는 또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고, 기대된다.

스카프, 잠옷, 돗자리, 가방, 펜

내가 윤주를 떠올릴 때 '일잘러' 외에 생각나는 또 하나의 키워드는 바로 '선물'이다.

윤주는 늘 '선물'로 내게 큰 감동을 주곤한다.

그의 선물은 항상 손편지와 함께 맥락을 담아 전달되기 때문이다.


날씨가 너무 좋은 5월에는 '이 좋은 날씨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즐기라'며 예쁜 돗자리를 선물하고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무렵에는 '시원한 잠을 도와줄 것' 이라며 예쁘고 시원한 잠옷을 선물하는 식이다.

그의 선물에는 이처럼 남다른 관심과 애정이 담겨있다.

지난주 윤주에게 받은 라미 펜도 그런 관심이 듬뿍 담긴 선물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책에 사인할 일이 많아져 나에게 맞는 펜을 찾고 있었는데 '윤주의 펜'이 내게 도착한 거다.


지난 7년 동안 윤주의 성장 과정을 함께 할 수 있어 좋았는데
어느덧 훌쩍 자라 내게 영감과 자극을 전해주니
 고맙고, 고마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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