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플 이야기
현은 입사 면접을 할 때, 너무 포멀하지도, 캐주얼하지도 않은 의상을 의류공유서비스를 통해 빌려 입고 왔어요. 현의 이러한 선택은 스타트업-인재 매칭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저희 회사에 대한 관심과 세심함을 느낄 수 있게 해주었어요. 저희 회사 면접은 캐주얼하고도 편하게 서로에 대한 관심사와 지원 동기를 묻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그래서, 지원자들 대다수가 합격 여부를 떠나 즐거운 경험이었다고 이야기 합니다( 선물로 제공하는 스탁벅스 카드 때문은 아니,,,^^::). 현은 여느 지원자들과 다름없이 쾌할하고, 즐거운 수다같은 면접을 마치고 돌아갔어요. 한참이 지난 후에 이야기 해주어서 알게되었는데요, 또박 또박, 즐겁게 본인의 생각을 거침없이 말했던 현이었지만, 면접을 마친 후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양재천 산책로를 하염없이 걸었다고 하더군요. 현은 중학교를 마친 후 또래 친구들과 달리 대안학교 진학을 선택했어요. 다른 친구들이 수능 공부에 몰두할 무렵, 현은 읽고 싶은 책을 마음껏 읽고, 글을 쓰며 시간을 보냈죠. 그래서인지 현의 지원서에서는 조금은 다른 선택을 했던 고민과 숙성의 시간이 느껴졌습니다. 저는 면접을 마친 후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기대되는 마음으로 현에게 오이플로 합류해 줄 것을 청했죠. 그렇게 오이플로 합류하게 된 현과의 만남이 시작되었습니다.
현에게 오이플로서 주어진 첫번째 미션은 조인스타트업( https://www.joinstartup.co.kr/ ) 리뉴얼 파티였어요. 스타트업-인재매칭서비스인 조인스타트업은 2016년 시작해 파트너 기관(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서울산업진흥원)과 함께 운영했지만, 공공자금으로 운영되는 사업의 특성으로 인해 훨훨 날기가 어려웠거든요. 그래서 조인스타트업은 2018년을 마지막으로 서울산업진흥원과의 파트너십을 종료하고, 자유롭고도 빠르게 성장하는 길을 선택하기로 했어요. 리뉴얼파티는 그런 조인스타트업의 새 출발을 축하하기 위해 조인스타트업을 통해 스타트업커리어를 시작하게 된 400여명( 현재는 500여 명이 되었다죠 )의 수료생( 스벤져스 )들, 파트너들과 함께 하는 축하의 자리였어요. 현은 오이플로 합류하자마자 "리뉴얼 파티의 진행" 이라는 미션을 부여받아 시작 부터 끝까지 모든 일을 거침없이 진행하게 되었어요. 현은 낯설고, 힘든 일이었지만 파티를 기획하고, 오이플과 스벤저스들에게 역할을 분배하고, 매칭기업들의 후원 물품을 챙기는등 파티에 관한 모든 일들을 꼼꼼히 챙겼어요. 물론, 아무리 처리해도 꾸물거리며 나타나는 일더미들에 때로는 당황하기도 하고, 지친 모습을 보인 적도 있었죠. 하지만 현은 위기의 순간들을 착하고, 친절한 오이플들에게 도움을 청하거나 스스로를 달래며 이겨냈습니다. 그렇게 현의 마음과 열정을 쏟았던 리뉴얼파티이니 당연히 성.공.적. 일 수밖에 없었겠죠? 오랫만에 모인 스벤져스들은 현 덕분에 마련된 만남의 장에 모여 모두 함께 즐겁고도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어요.
현이 인턴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의 역량을 보여준 것은 비즈니스 입문 교육, 루키-업의 PM(project manager 맞습니다. 인턴이 무려 프로젝트 매니저를 해냈습니다!)을 맡으면서 였습니다. 저는 지난 2016년 부터 스타트업과 인재(주로, 인턴, 신입)를 매칭하는 일을 하면서 늘 아쉬움을 느껴왔어요. 훌륭한 마인드셋을 갖췄지만, 비즈니스에 대한 경험이 없다보니 입사 문턱에서 좌절하는 인재들도 많고, 시스템도 없고, 자원도 부족한 스타트업들은 우수한 인재를 만나게 되어도 인재의 온보딩을 도와줄 여력이 없어 인재를 제대로 활용하지도, 붙들지도 못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런 문제의식에서 만들게 된 교육 프로그램이 비즈니스 입문 교육, 루키-업이었습니다. 현이 인턴이지만 P.M.으로서 적임자라고 생각했던 이유는 1) 문장을 다루는 능력이 뛰어나고 2) 다양한 CS아르바이트 경험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내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뛰어날 뿐 아니라 3) 현이 타겟 유저에 해당해 콘텐츠의 필요와 특성을 그 누구 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에서 였습니다. 이러한 저의 기대는 200% 만족의 결과로 나타났어요. 현은 컨설팅회사 근무 경험과 교육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고 있는 코치님, 대기업에서 HR 담당자로서 그 누구 보다 루키-업 콘텐츠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코치님과 환상의 팀을 이뤄 프로그램의 골격을 짜고, 내용을 채워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5개월의 시간을 투자해 마음 졸이고, 압박감을 느끼며 만들어낸 프로그램이 바로 루키-업 입니다. 루키-업은 현이 학교로 돌아간 후 유료화에 성공한 후 비즈니스 입문 교육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워가고 있습니다. ( 루키-업 자세히 보기: 링크 )
현은 가끔씩 진중해 보이는 평소 모습과 달리 막내스러움을 보이며 오이플에게 폭소를 안겨주기도 했어요. 저는 그런 현의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러웠죠. (우리 큰 딸 삼고 싶다는 헛된 바램을 품어보기도^^:; ) 현은 본인의 도움이 필요한 일이면 무엇이든 마다 않고 나서 주었어요. 앙트십팀이 한 학기 동안 열심히 진행한 프로그램의 마무리 파티인 우앙파티 때도 현장을 누비며 촬영을 도맡아 했고, 오이플들이 청하는 일들을 마다한 적이 없었죠( 음,,, 제가 모르는 거절 사례가 있을지도 몰라요 ㅎㅎ). 그리고, 무엇 보다 책임감이 정말 강해서 퇴근길에 발걸음을 돌려 처리한 적도 있었어요. 그리고,, 요것 웃픈 사실인데요, 나이도 어린데 자꾸 까먹는다면 여기 저기 해야할 일을 포스트잇에 적어두고 잊지 않으려 애썼던 모습도 떠오르네요. 이러니 우리 오이플이 현을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지난 연말, 오랫만에 현이 사무실에 찾아왔어요. 그날은 오이플이 한 해를 마무리하며 맛있는 점심을 먹기로 한 날이었는데요, 마침 예약한 레스토랑이 현이 회사를 졸업하기 전 가고 싶어했던 곳이라서 이를 기억하고 있던 오이플이 현에게 함께 먹자고 연락했거든요(역시, 사랑받는 현). 현은 오랫만에 만나보니, 더 건강해 보였어요. 졸업에 필요한 과목들을 모두 이수하고, 수료생 신분으로 본격적인 취준을 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현은 본인의 전공 분야(광고홍보, 커뮤니케이션)를 제대로 살려 일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며 PR 직무를 중심으로 가열차게 지원해 보고 있다고 합니다. 현이 지원한 기업은 주로 글로벌 기업이나 PR회사 였다고 하는데, 아직 확정된 곳은 없다고 해요. 아마도 현의 진가를 알아보는 기업은 득템하시는 겁니다. 어메이징한 이십대의 잠재력이 꽃피는 현장을 두 눈으로 목격하실 수 있을테니까요. 관심있는 분들은 제게 연락주세요. 제가 엄선해서 연결할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