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맛나장단 Feb 05. 2023

매력소상이 플랫폼, 대기업을 이용해 성장하는 방법

feat : 훕훕베이글 박혜령 대표

훕훕베이글의 첫 시작은 홍대 베이커리 한편에 자리 잡은 작은 매대였어요. 

혜령대표님이 직장생활을 통해 모아둔 돈 2500만 원이 자본금이었죠.

(망할 가능성을 대비해 1000만 원은 재기 자금으로 남겨두었다고 해요^^:;)

10년도 전이었던 그 시절 

"베이글"이라는 빵은 요즘처럼 핫한 아이템이 아니었어요. 

혜령 대표님이 "우리 가족에게 먹인다"는 생각으로 깐깐하게 재료를 골라 구워낸 베이글은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얻게 되었죠. 

"이거 구워 팔아도 망하지 않겠구나"는 확신을 갖게 된 혜령 대표님은 

남의 베이커리 매대를 떠나 광명 집 앞 시장통 모퉁이에 작은 매장을 내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훕훕은 인스타 유저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고 

서서히 팬을 모아가며 성장하기 시작했고, 

백화점에도 매장을 열어 운영하게 되었어요.


시간이 흘러 코로나발 디지털 광풍을 타고 마켓컬리가 로켓성장을 하면서 

매력 있는 스몰브랜드들을 모셔가기 시작했습니다. 

훕훕도 마켓컬리의 픽을 받을 수 있었고, 

플랫폼 초기라 유리한 조건으로 마켓컬리에 입성하게 되었어요. 

당시 마켓컬리의 고객들은 "훕훕"이라는 브랜드는 잘 몰랐지만

먹어보니 값도 좋은데 재료도 좋아 재구매와 리뷰로 

훕훕의 제품력을 인정해 주었습니다. 

마켓컬리 입점 후 급속도로 매출이 늘어나게 된 훕훕은

대한민국의 세법에 따라 고지된 세금폭탄을 받고서야 법인 전환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세금폭탄을 맞을 정도로 매출성장을 이뤄 마켓컬리에서 베이글 매출 1등을 찍고 있지만, 

이제는 훕훕 외에 다양한 브랜드의 베이글이 입점하게 되어

마켓컬리가 훕훕에게 제공하던 선입점 어드벤티지도 많이 줄었다고 해요. 


박혜령 대표는 "플랫폼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지난해에는 더더욱 열심히 신제품 개발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해왔습니다. 

그중 하나가 저희 인덱스숍에서도 판매했던 쿠키였는데요, 

쿠키는 기대했던 것보다 온오프라인에서 반응이 뜨겁지는 않았습니다. 

결국, 들인 품에 비해 매출이 저조했던 쿠키는 1년여의 시도 끝에 단종의 길에 들어서게 되었죠. 

(인덱스숍에서는 나름 인기 있었는데 아쉬웠어요)


헌데, 지난 1월 GS25에 출시한 훕훕의 샌드가 흥행몰이를 하면서 효자노릇을 하고 있습니다.  

쿠키를 시도해 보니 우리가 생뚱맞은 것을 하는 것보다는 

베이글에서 쌓은 신뢰를 활용하자로 방향을 잡게 되었고 

일반 베이글보다는 유통기한이 긴 제품을 만들어서 팔자는 판단에서 탄생하게 된 게 

대박의 주인공 훕훕샌드라고 합니다. 

쿠키 출시에서의 시행착오가 훕훕샌드 탄생에 기여하게 된 거죠. 

훕훕과 계약을 체결한 GS25는  

매력적인 훕훕샌드를 띄우기 위해 

훕훕으로서는 과분할 정도의 홍보,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박혜령 대표는 이 또한 지나갈 행운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더욱 충실히 제품의 매력을 지켜가면서

어떤 플랫폼에도 흔들리지 않을 판매 채널을 만들어가기 위해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고 해요. 


이러한 전략과는 별개로 흥미로웠던 사실은 

자꾸 조직이 커져 책임질 사람이 늘어나지 어깨가 무겁다고 하면서도 

"해본 적 없는 일들을 해가는 과정이 너무 재밌다"는 박혜령 대표의 말이었어요. 

편의점을 이용하기만 했는데 입점해 보니 

해보지 않으면 몰랐을 사실들을 알게 되어 흥미로웠다고 하더군요.

앞으로는 독일에서 유기농 밀가루를 수입하기로 했는데 

오퍼상을 통해 수입해 보고 

나중에 배워서 직접 수입을 해보고 싶다고 합니다. 


새로운 배움에 열려있는 unlearning이 탑재된 창업가마인드

차근차근 실력을 쌓아 

센 놈들이 주는 기회를 이용해 가는 훕훕 박혜령 대표님이 보여주는 여정은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는 개인의 생존방정식과도 

그리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남들은 못하는 나만의 커리어 에셋을 만들어

인공지능을 이용하되 

인공지능에 잡아먹히지 않도록 반걸음씩 앞서나가면 

인공지능기술의 폭격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야놀자 대표와의 북토크, 같이 가실래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