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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맛나장단 Jan 24. 2023

춘천 동네책방 바라타리아 & 춘천일기 스테이

로컬 삽니다 

올해부터는

로컬살이를 선택한 2040의 삶을 살펴보기 위해 

매월 1번씩 1박 2일 로컬 나들이를 떠나기로 했다.

단순 여행보다는 로컬콘텐츠를 꾸준히 발행할 수 있도록 루틴으로 정하기 위해

K-공감에 "로컬 삽니다"라는 꼭지로 연재글을 기고하기로 정해 두었다. 


그렇게 시작한 첫 번째 여행지는 춘천.

1박 2일의 일정으로 춘천의 모든 것을 살펴볼 수는 없겠지만, 

만나야 할 사람 몇 명을 정해두고 

(첫 서재의 남형석 님, 춘천집에 내려가 있는 디자이너 유가람, 취재 대상 로컬스테이 주인장)

동네 책방을 껴서 다녀오는 일정으로 1박 2일의 여정을 구성했다. 


교통 

춘천을 가는 가장 편리한 방법은 ITX-청춘을 타고 다녀오는 것이다. 

기차 시간에 맞춰 이동하면 용산에서 춘천까지 한 시간 남짓이면 닿을 수 있다. 

나는 기차에서 책 읽을 때 집중이 잘 되는 편이라 

류재언 변호사의 "대화의 밀도"를 챙겨가 재미나게 읽으며 이동했다. 

네이버 지도 앱에서 ITX 티켓을 N패이로 결제할 수 있어 편리했다.

승하차 시에는 결제한 기차 티켓의 바코드를 이용해야 교통카드로 이중결제되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다. 

평일에는 기차 좌석이 여유 있는 편이고, 주말에는 붐비는 편이니 미리 예매해 두는 것이 좋다. 

춘천을 자주 찾는 사람들은 볼거리, 놀거리가 많은 남춘천역에서 내리고, 

나처럼 춘천을 처음 찾는 사람들은 역 앞이 황량한 춘천역에서 내린다고 한다.


"첫 서재" 남형석 님은 

20개월의 직장인 방학을 마치고 직장에 복귀했는데, 

춘천 사는 게 좋아 춘천에서 MBC가 있는 상암까지 통근하고 있다고 한다.

형석님처럼 날마다 출퇴근하는 경우는 부담스러울 수 있겠지만

재택근무를 하는 직장인이라면 공기도 좋고, 주거비도 저렴한 춘천에 거주하며 

일이 있을 때마다 서울을 오가며 살아도 좋을 것 같다.


동네 책방 겸 카페, 바라타리아 


나는 지도앱에 동네책방들을 표시해 두고 기회가 될 때마다 찾아다니곤 한다.

대형서점과 달리 동네책방은 주인장의 개성과 철학을 온전히 느낄 수 있고 

적당히 놓여있는 책 중에 내가 원하는 책을 찾아 읽어볼 수 있어 좋다.

간혹, 너무 작은 동네책방은 주인장에게 방해가 될까 봐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동네책방은 부담 없이 둘러보기도 좋고, 

주인장의 개성과 함께 동네 문화도 느낄 수 있어 좋다.

춘천 동네책방 바라타리아는 건축 잡지 브리크에서 보고 미리 표시해 두었던 곳이었다.

3층 건물 전체를 책방과 서점으로 사용하고 있는 바라타리아는 

공공기관에 다니던 남편이 조기 은퇴를 한 후 부부가 함께 운영하고 있었다. 

여행을 다니며 동네 책방을 즐겨 찾던 주인장 부부는 

남편의 퇴직과 함께 두 사람의 평생직장을 만들어 알콩달콩 운영하고 있었다.

짐작건대, 아이들도 다 키워 목돈 들어갈 일이 없고, 

연금 소득으로 살아갈 수 있으니 

책공간을 운영하며 좋은 사람들을 만나 즐겁게 살고 싶다는 마음에 운영하게 된 것 같다. 

책방이 자리 잡고 있는 곳이 춘천역 앞 미군 부대가 빠져나간 자리와 가까워 

녹지가 꾸려지면 지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곳이니 지가상승의 재테크적인 판단도 고려하신 것 같다. 

주인장 부부는

11시 오픈 7시 마감으로 운영시간을 정해두어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운영하고, 

가끔씩 저자를 초대해 북토크를 하거나, 와인모임을 열어 

두 사람이 오래오래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방식으로 꾸려가고 있다. 

책방 바라타리아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잘 지어진 3층 건물뿐 아니라 보통 사람들의 따뜻한 온정을 연결하는 "미미책선물" 코너였다.

책방을 방문한 어른이 10대 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을 골라 결제하고 그 이유를 적어 책장에 놓아두면

책방을 방문한 10대가 책을 골라 가져가는 대신 책에 대한 소감을 적어 남겨 

얼굴도 모르는 어른과 아이가 교감을 나눌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창업카페를 방문한 창업가가 청년 창업가들의 커피값을 미리 결제해 

얼굴도 모르는 청년 창업가들에게 응원을 전하는 것과 유사한 방식으로

서로의 선의를 자연스레 연결하고 있어 나도 냉큼 동참했다. 


즐겨 찾게 될 것 같은 춘천일기 스테이


이번 춘천 여행의 주된 목적은 춘천일기 스테이에 묵고, 

주인장을 만나 "로컬 삽니다" 연재글을 쓰는 것이었다.

당초 인터뷰이를 먼저 섭외하고, 사전 질문지를 보내고, 인터뷰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연재글을 작성했지만, 이번에는 춘천일기 스테이를 먼저 경험해 본 후 주인장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해 보기로 했다.

춘천일기 스테이를 운영하는 최강부부는(부부 이름이 최 씨와 강 씨라 최강부부라 불린다)

춘천에 여행 왔다가 춘천에 반해 춘천이주를 결정하고 

본인들이 거주하는 집에서 에어비앤비를 운영하는 것을 시작으로 

청년몰 사업으로 기념품 가게 춘천일기를 열고, 디자인스튜디오를 운영하면서 

춘천일기 스테이까지 운영하게 되었다. 


최강부부가 춘천에 정박하게 된 과정은 한 편의 드라마와 같았다. 

서울살이에 지쳐 춘천여행을 온 최강부부.

두 사람이 춘천여행을 와서 묶었던 숙소가 

현재 본인들이 인수해 춘천일기 스테이를 만든 게스트하우스였다.

본인들이 묵은 게스트하우스부터 동네막걸릿집까지 

이상하게도 가는 곳마다 정겨운 이곳이 좋았던 최강부부는 

숙소로 돌아와 각자 춘천 부동산 시세를 살폈단다. 

다음 날 아침 서로가 춘천에 호감을 느끼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한동안 주말마다 춘천에 와 부동산을 찾아다녔고, 

저녁노을이 아름다운 구봉산 언덕집을 구해 정착하게 되었다. 

그렇게 마련한 집에서 에어비앤비로 숙소를 내어주면서 자영업자로서의 삶을 시작하게 되었고, 

"살듯 여행하기, 여행하듯 살기"의 슬로건으로 방을 내어주며 만나게 된 여행자들과 친구가 되었다.

그렇게 만나게 된 여행자에게 춘천의 이곳저곳을 소개하게 되었고, 

자연스레 춘천을 떠날 때 들고 갈 기념품에 대한 니즈를 느껴 기념품숍을 운영하게 되었다. 


디자이너 남편과 기획자 아내는 

그들이 갖고 있는 기획력과 디자인 역량을 더해 

로컬 크리에이터들과 함께 더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기 위한 노력 중이다. 

로컬스테이 춘천일기는 아티스트들과 함께 콜라보해 꾸민 방의 

수익금 중 일부를 작가에게 지급하고, 

로컬상품의 쇼룸 역할을 하는 것도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최강 부부 역시 따로 직원을 고용하지 않고 로컬스테이 운영에 필요한 

접객부터 청소까지 모두 직접 해내고 있었다.

객실이 10여 개에 불과해 많지 않을뿐더러 

일반 플랫폼을 이용하지 않고 네이버 예약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춘천일기만의 매력을 아는 사람들만 고객으로 받아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를 줄일 수 있다고 한다.

공간을 빼곡히 채우고 있는 취향 가득한 소품들과 책들은 

이 공간에 한 달쯤은 머물며 지내도 좋겠다는 생각을 품게 한다.

              비로컬 인터뷰를 통해 최강부부의 춘천 정착일기를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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