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맛나장단 Feb 17. 2023

적어도, 1인분은 해야 한다

커리어에 대한 조언들이 쏟아지고 있는 요즘이다.

ChatGPT의 등장으로 "내 직업이 인공지능에 대체된다"는 위기감이 한층 더 다가온 때문인 것 같다.

링크드인에서는 영국의 로펌이 법률업무에 ChatGPT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prompt 전문가를 채용한다는 공지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젠 로펌도 변호사 10명을 채용하는 대신 프롬프트 전문가 1명을 대신하면 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어느 마케터는 ChatGPT 활용해 보니 본인 보다 더 마케팅 실무를 잘한다며, 

마케터라는 직업을 버려야 할 시점이 되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시 커리어 조언에 대해 살펴보면, 

커리어에 대한 조언을 건네는 이들은 "뭔가 이뤄낸" 경험이 있는 이들이 많다. 

그들의 조언은 본인의 경험에 기인하고 있기 때문에 "저마다" 타당한 이유를 갖고 있다.

그러나, 그 이야기가 "내게 유익하냐?"는 완전히 별개의 문제다.

세상의 모든 조언이 그렇듯, 커리어에 대한 조언도 "나에게 맞는 것"을 골라낼 줄 알아야 한다. 

내일 오를 주식에 대한 확실한 정보를 알고 있다고 해도, 내게 투자할 돈이 없다면 아무 소용없는 것처럼. 


애플의 수석 부사장 크레이그 페더리기가 

애플 덕분에 프로그래머의 세계에 입문해 대학 졸업 후 애플에 합류하길 아기다리고기다리던 시점 

애플이 나락으로 가고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서 쫓겨나 넥스트를 가게 되었고, 

이성적으로 판단해 보았을 때 넥스트 합류가 적절하지 않은 선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넥스트를 선택했고

넥스트가 이후 애플에 합병되고, 애플이 이후 오늘의 모습을 보여주게 된 여정을 설명하면서

"무엇보다 행운"이 있었기에 오늘의 결과가 가능했다는 코멘트를 덧붙이는 모습을 통해 

인생을 관통하는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얼마 전에 만난 리더는 새로 채용한 직원 때문에 깊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

급해서 지인의 소개로 채용했는데, 10년이 넘는 경력을 갖고 있는데도 1인분을 못한다는 거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 싶어서 이력서를 자세히 살펴봤더니, 

당처 다양한 경험이 있어서 좋을 것 같다고 기대했던 그의 이력에서 

1년 미만의 이직이 많았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었다고 한다. 


함께 일한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니 얼마 지나지 못해 새로운 곳을 향해 떠나가고

그곳에서 일한 경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곳을 찾아가는 여정을 반복한 거다. 

그가 끊임없이 새로운 직장을 찾아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적극적인 대외활동과 따뜻한 성품이 자리잡고 있었다. 

함께 일해본 사람들은 그와 함께 일하고 싶어하지 않지만 

"일"과 무관하게 만난 사람들은 그의 유쾌함과 따뜻한 성품에 호감을 품게 되었다. 

그는 좋은 사람이었지만, 좋은 동료는 아니었다. 


일의 사이클을 "기승전결" 모두 경험하기 위해서는

프로젝트의 경우는 적어도 6개월, 기업에서의 일 이라면 2~3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일근육은 일을 이뤄내기 위해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면서 해결하려고 애쓰면서 

"되는 방법"과 "안 되는 방법"을 알아가며 키워낼 수 있다. 

너무 어려운 목표를 세워 좌절감이 쌓여서도 안 되지만, 너무 편안한 환경에 놓여서도 안 된다.

일근육을 키우기 위해서는

"노력하면 도달할 수 있는 정도"의 챌린징한 상황이 제일 좋다. 

큰 성공을 위해 작은 성공을 쌓아가는 것처럼.

책 "이너게임"은 배우면서 일하는 방법에 관한 최고의 조언이 담겨있다. 


깨지지 않는 시계로 기네스북에까지 오른 지샥을 기획하고 키워낸 이베 키쿠오의 사례는 

2년의 고분군투를 거쳐 개발해 

10년의 시간을 인내로 견뎌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낸 사내창업 케이스에 해당한다. 

당연히 그의 인내가 빛을 발하기까지는 그의 동료들이 과정을 함께 했음은 물론이고. 


결론적으로, 커리어에 대한 조언을 섭렵하기 전에 

나는 지금 "1인분"을 해내고 있나?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확인해 보아야 한다. 

1인분에 미달한 상황이라면 

"일의 기본기"가 부족한 상황인지, 

내가 일을 잘 할 수 없는 일을 억지로 해야하는 환경에 놓인 이유 때문인지 

그 이유를 판단해 보아야한다. 

1인분도 해내지 못하는 환경에 놓여있다면, 나도 괴롭고, 남도 괴롭다. 










매거진의 이전글 [자기만의 트랙] 김나이 작가님과 함께 하는 책담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