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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맛나장단 Mar 28. 2020

왜, 변호사 그만두고 창업했냐고요? #4

내가 만든 내 일

저는 대학에 들어오고 나서야 ‘배움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전까지는 그저 저에게 공부란 시험을 위해 해야만 하는 것에 불과했기 때문입니다. 앙트십스쿨을 운영하며 배움이 효과적이고도 즐거운 경험으로 전달될  있는 방법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근대식 교육제도가 시작되던 당시와 달리 지금은 배움의 환경이 달라졌습니다. 이제  이상 교실에서, 교과서를 통해 고정된 형식으로 배우지 않아도 됩니다. 특히 '일의 영역' 더욱 그렇습니다. 일의 현장에서 해보며 배우고, 다양한 매체를 통해 쉽게 접하고, 배울  있습니다.


   앙트십스쿨은 학생들에게 '일의 경험'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창업가처럼 세상의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문제 해결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합니다. 자전거 타는 방법을 글로 배운다면? 정말 어려울 겁니다. 일단 타보고, 비틀거리며 굴러가는 경험을 하게 된다면? 그다음부터는 쾌속질주도 급커브도, 한 손 타기도 할 수 있습니다. 앙트십스쿨은 학생들에게 학교 안에서 안전하게 일의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일의 경험을 통해 나는 어떤 사람인지, 세상은 어떤 곳인지, 그래서 나는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고민해 볼 수 있도록 합니다. 그래서 앙트십스쿨은 지식의 전달보다는 경험과 상호작용을 통해 배울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앙트십스쿨에서 콘텐츠는 길을 잃지 않도록 돕는 역할을 할 뿐이고, 실질적인 배움은 프로젝트를 함께 하는 친구들, 문제 해결 과정에서 만나게 된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하지만 학교 현장은 입시와 취업을 중심으로 운영됩니다. 당장 학교 성적을 올리는 수업이 아닌 앙트십스쿨은 학생들의 관심을 끄는 과제를 먼저 해결해야 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앙트십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알고 있는 재단, 기관, 기업들과 협력해 선생님들을 만나 앙트십 교육의 필요성을 알려 나갔습니다. 그렇게 7년의 시간을 통해 2만 명이 넘는 학생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만난 앙트십 친구들은 달랐습니다.


1. 그들은 남들이 좋다는 길 보다 내가 좋은 길을 찾고 싶어 했습니다.

2. 그들은 생각만 하기보다 직접 해보며 알아가고 싶어 했습니다.

3. 그들은 작더라도 남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어 했습니다.


스스로 내 길 찾아가는 앙트십 친구들: 앙트십스쿨

 안서형은 고등학생 때 친구들과 함께 바른말 키패드를 만들었습니다. 바르말 키패드는 청소년들의 비속어 사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든 서비스입니다. 어른들의 시각에서 바라본 청소년의 비속어 사용 문제는 계몽과 훈계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였습니다. 하지만, 본인 스스로가 대상에 해당하는 안서형과 친구들이 선택한 해결방법은 달랐습니다. 그들은 바른말 사용에 대한 필요를 느끼고 있다 하더라도 스스로 습관을 바꾸기 어려운 모바일 세대를 대상으로 바른말 키패드를 만들었습니다. 유저들이 스마트폰에 바른말 키패드를 깔아 두면 이용자들이 무의식 중에 사용한 비속어를 인지하고 사용 횟수를 기록해 주는 방식입니다. 이용자들은 키보드 앱을 통해 확인한 숫자를 통해 스스로 언어습관을 개선하게 됩니다. 시작은 '뭐라도 해보자'였지만, 우리가 만든 앱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성취감이 좋았습니다. 내가 만들어낸 무엇이 누군가의 더 나은 삶을 만들어내는 모습을 경험하게 된 안서형은 대학에 진학한 후 창업가의 길을 가보기로 했습니다. 그가 창업가로 본격적인 출발을 하게 된 서비스는 기존에 축척해둔 키보드 기술을 활용한 반응형 키보드 앱 서비스입니다. 그는 바른말 키패드의 운영 경험을 통해 알게 된 10대를 타깃으로 하는 비즈니스로 발전시켜가고 있습니다.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역시 처음부터 페이스북을 만들었던 것은 아닙니다. 게임을 즐기다가 스스로 게임을 만들어 보기도 하고, 아버지가 운영하시던 병원의 대기자를 위한 대기 알림 서비스를 만들기도 있습니다. 안서형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바른말 키패드, 플레이 키보드를 통해 쌓게 된 그의 문제 해결 경험은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는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이어질 거라 생각합니다. 


  물론, 앙트십 친구들 중 안서형처럼 창업가의 길을 선택한 친구는 적습니다. 20대에 창업을 커리어로 선택하는 것은 용기뿐 아니라 현실적인 어려움도 많고요. 대다수의 앙트십 친구들은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거나, 취업을 선택한 경우가 많습니다. 전채원은 고등학교 3학년이 되어 취업을 준비할 무렵 대기업과 공기업 취업을 준비하던 친구들과 달리 스타트업 취업을 선택했습니다. 그가 앙트십스쿨을 통해 접하게 된 스타트업은 학벌 차별 없이 노력한 만큼 존중받으며 성장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에서였습니다. 그런 그의 기대는 얼마 지나지 않아 확신으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회사에서 느끼는 차별과 불만을 토로하는 친구들과 달리 그의 일상은 함께 일하는 동료들로부터 얻는 자극과 신뢰가 성장의 동력이 되어 주니까요. 4년 전, 그가 합류했을 때 10여 명이던 스타트업 나우버스킹은 이제 50여 명이 넘는 인원이 함께 일하는 회사로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회사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전채원은 경영지원 업무부터 영업, 마케팅, 기획까지 다양한 직무를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다양한 일의 경험을 쌓아가다 보니, 그는 무슨 일을 할 때 즐거운지, 무슨 일을 할 때 힘겨운지, 그 힘겨움의 원인은 무엇인지 스스로의 모습을 관찰하고 있습니다. 막연하게나마 IT서비스를 운영하는 회사를 창업을 하고 싶었던 꿈은 당분간 보유하기로 했습니다. 몸으로 직접 부딪혀 알게 된 창업은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치열하고,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으니까요. 그 대신 사업개발, 마케팅, 서비스 운영 그 언저리에서 더 치열하게 일의 경험을 쌓아보기로 했습니다. 그 안에서 '나만 할 수 있는 일'을 발견하게 될 때까지. 그에게 대학 진학은 필요하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일 뿐입니다. '나만 할 수 있는 일'이 '대학 진학'을 필요로 한다면, 선택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라는 게 그의 결론입니다. 저는 스스로에 대한 관찰과 탐색의 과정을 거쳐 내 일을 찾고, 최고가 되는 꿈을 꾸며 하루, 하루를 보내는 그의 선택을 곁에서 지켜보며, 응원하고, 도와주려 합니다. 그가 내 일을 만나 멋지게 날아오를 때까지. 


  관광고등학교를 졸업한 고의성 역시 스스로 내 길을 찾아가는 앙트십 친구입니다. 앙트십스쿨을 통해 기업 세계를 알게 된 후 그는 사회적 기업 창업가의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호텔에서 일하던 그는 어느 날 흥미로운 푸드 스타트업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셰프의 음식을 집에서'라는 슬로건으로 셰프와 개인을 연결하는 플레이팅이라는 스타트업이었습니다. 창업 세계에 관심을 갖고 있었던 그였기에  호텔에서 스타트업으로의 이직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이직한 푸드 스타트업에서 서비스 운영 업무를 맡게 되었습니다. 막상 스타트업에서 일해보고 나니 '프로그래머'가 되면 커리어의 선택지가 많아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언젠가 창업을 하게 된다 하더라도 프로그래머로서의 경력은 큰 자산이 될 거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그동안 직장생활을 하며 벌어둔 돈으로 코딩 스쿨에 등록했습니다. 비전공자가 프로그래머로 커리어를 전환하는 과정은 그리 쉽지 않았습니다. 코딩 스쿨에서 코딩을 배우긴 했지만, 월급 받으며 일할 수 있는 곳을 찾기 어려웠습니다. 그가 실전 경험을 쌓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무료봉사였습니다. 서비스 개발을 리드하는 개발자가 있지만 일손이 부족한 기업을 도우며 실전 경험을 쌓았습니다. 그렇게 쌓은 실전경험과 탐색 끝에 지금은 마피아컴퍼니라는 음악 스타트업으로 이직해 프런트엔드 개발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가 스스로 커리어를 개척해 간 과정을 살펴보면, 직업환경의 변화 속에 나에게 맞는 길을 찾아가는 방법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는 일의 현장에 뛰어들어 세상의 변화와 함께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살폈습니다. 내 것이 될 수 있는 일을 선택하고, 준비를 위한 몰입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세상으로 나아가 그가 일로서 인정받을 때까지 끊임없이 시도했습니다. 그렇게 마침내 내 일을 만나 조금씩 더 좋은 커리어를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화성 삼괴고등학교 졸업생 정선아는 앙트십스쿨과의 만남이 개인적인 성장과 대학 진학으로 이어진 사례입니다. 그는 앙트십 수업을 통해 전에는 제대로 알지 못했던 창업가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가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창업가들의 모습을 통해 확실히 깨닫게 된 것은 '해보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래서, 해보기로 했습니다. 무엇이 됐든 내가 해서 조금 더 나와 우리의 삶이 나아질 수 있는 무엇을. 그런 생각에서 선택하게 된 것이 '학생회장 선거 출마'였습니다. 생각만 하던 일의 시작 버튼을 누르고 나니 이상하게도 용기가 생겼습니다. 함께 하는 친구들, 선생님의 응원도 큰 힘이 되어주었고요. 그는 학생회장이 되고 나서 학생회를 기업처럼 운영했습니다. 한정된 학생회 예산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항목을 정하고, 항목별 예산을 정하고  관리했습니다. 학생회 임원들과 함께 우리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을 찾아 항목을 정리하고, 항목별로 우선순위를 정해 하나씩 해결해 냈습니다. 화성시에 민원을 넣어 학교 앞 도로가 포장될 수 있었던 것도, 포장된 도로에 버스정류장이 생길 수 있었던 것도 학생회와 학교가 긴밀한 협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입시를 위해 급조된 스펙이 아닌 스스로 만들어낸 문제 해결의 경험은 대학 입시에서도 기대 이상의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삼괴고등학교는 앙트십이 동아리 활동을 넘어 교과 전반에 적용되어 운영되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교과서 안에 머물지 않고, 경험을 통해 배움을 확인하고 내 것으로 만들어 갑니다. 그리고 그 경험을 통해 개인의 성장과 사회의 발전을 함께 고민합니다. 이는 앙트십 교육의 필요성을 잘 알고 있는 선생님, 선생님의 추천을 신뢰한 학생들이 만나 이루어진 결과입니다. 삼괴고등학교는 지난 5년 동안 이루어진 앙트십 교육을 통해 우리 입시제도 안에서도 '진짜 경험'을 통해 '진짜 성장'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 주었습니다. 


삼괴고등학교 앙트십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나는체인지메이커다] 기업가정신으로 학교 바꾼 오일환 삼괴고 교사 


창업가처럼 일하며 성장하는 앙트십 친구들: 조인스타트업

    정해진 일정에 따라 학교라는 공간에서 생활해야 하는 10대와 달리 자유를 얻게 된 20대의 에너지는 폭발적이고도 생동감이 넘칩니다. 저는 조인스타트업을 운영하면서 만난 20대들을 통해 그들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 법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으로 만났지만, 그들은 저의 시야를 넓혀주고, 말랑한 사고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스승님입니다. 저의 20대는 사법시험이라는 목표에 묶여 세상의 변화 따위에는 신경 쓸 겨를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다릅니다. 그들은 세상의 변화를 온몸으로 받아들이며, 내 일을 찾아 해냅니다. 


 제가 스승이라 부르고 싶은 이들이 너무 많지만 그중  창업가처럼 인생을 개척해가는 앙트십 친구 유동현을 소개합니다. 유동현은 대학에서 불어교육을 전공하고 있지만, 아쉽게도 전공 공부에 별다른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전역 후 '뭐하고 살지?'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고민으로 만나게 된 곳이 창업 세계였습니다. 그는 창업 세계를 자세히 탐색해보기 위해 창업동아리에 가입했습니다. 스타트업 세계는 그가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흥미로웠습니다. 동아리 활동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스타트업에서 직접 일 해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교육스타트업과 스타트업 지원 기관에서의 인턴 근무를 통해 스타트업 세계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쌓이자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를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스타트업과 관련된 기사와 정보들을 찾아 정리하고, 직접 만든 스타트업 데일리라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정리한 정보를 공유합니다. 2년여의 시간을 스타트업 세계에서 지내고 보니, 창업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투자를 받았다고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 투자 없이 성공하는 기업의 대단함도 알게 되었습니다. 2년여의 시간 동안 스타트업 세계를 탐색하다 보니 학교로 돌아가지 않으면 제적될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그는 다시 '뭐 하고 살까?'라는 고민에 대한 선택을 위해 나와의 대화를 나눠 보았습니다.

대학 제적을 감수할 만큼 하고 싶은 일을 찾았는가?
조인스타트업을 통해 만난 앙트십 친구들


결론은  '아직은 아니다'였습니다. 그동안 다양한 경험을 했지만, '이거다' 싶을 정도의 '내 일'을 찾지는 못했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본인 스스로도 학점 관리만 하며 학교생활을 할 그가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학교를 다니며 창업 프로젝트를 진행해 보기로 했습니다. 그는 어떤 상황에서든 스스로를 책임지며 살아갈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평생직장 시대를 살아오신 부모님 눈에는 그의 그런 모습이 불안해 보일 뿐입니다. 그는 부모님이 갖고 계신 걱정을 인정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현실적인 해결방법을 마련해 보기로 했습니다. 부모님께서 그가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에 취업하기를 바라는 이유는 '경제적 독립'이 핵심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내가 스스로 먹고, 살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면? 그가 어떤 선택을 하든 부모님께서 그리 걱정하지 않으실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는 학교를 다니며 온라인 스토어 운영에 도전해 보았습니다. 3개월 동안 온라인스토어를 운영해보니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지금 내가 집중해야할 일은 당장에 돈을 버는 것이 아리나 실력을 쌓는 것이라는 사실을. 그래서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학교를 떠나 그로쓰 마케터로 성장할 수 있는 곳에서 일하자

그는 부모님께 자신의 선택을 충분히 설명드리고, 학교를 떠나 자신의 목표를 이룰 수 있는 기업에서 일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지난 3년 동안 그가 '뭐 하고 살까?'라는 고민을 붙들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그 시도를 통해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가 진짜 세상에서 스스로 가치를 만들고,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가는 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가 진짜 세상에서 보낸 20대의 시간과 경험은 어떤 상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생존 근육으로 무장한 30대와 40대를 맞이할 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 


창업가로 살아가는 일상에 만족하냐고요? 

얼마 전 변호사 후배와 통화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는 N잡러로 살아갑니다. 변호사로 의뢰인을 대리해 법정에 서기도 하지만, 기업을 대상으로 협상강의를 하고, 스타트업 투자자로 일하다가, 드디어 디어플로리스트라는 스타트업을 창업했습니다. 플로리스트로 일하는 여동생을 지켜보다가 플로리스트들이 꽃을 구입하는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직접 해결해 보자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서비스를 만들어 운영한지 1년여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게되었다며, '세상에 없던 걸 만들어가는 과정이 너무 재밌다'고 했습니다. 창업가들은 불평만 하기 보다는 내가 직접 해결하고 싶어합니다. 그렇게 해결된 모습을 보며 행복하고, 짜릿해 합니다. 창업은 어렵습니다. 창업해서 성공하기는 더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나방마냥 뛰어드는 이유는 나로 인해 누군가가 도움을 얻게 되었다는 사실이, 나로 인해 조금은 더 나은 세상이 만들어졌다는 기쁨이 그 고통과 불안을 뛰어넘을 만큼 커서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문제해결의 과정을 통해 금전적 보상까지 얻게 된다면 최고이구요. 어차피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야하는 우리들은 스스로 만들어낸 가치를 금전적으로 평가받으며 살아가야 합니다. 저는 창업가로 살아가는 오늘이 어느 누구에게도 기대이지 않고 홀로서기를 배우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바이러스의 침공으로 인류가 전에 없던 고통을 겪고 있는 것처럼 세상은 예측불허의 불안감이 증대되고 있습니다. 저는 창업가로 살아가는 오늘의 삶이 이 불확실하고, 불안한 세상을 내 나름의 방식으로 지켜내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오늘의 삶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비록, 날마다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내기 위해 고분군투하는 일상의 연속이라 하더라도. 


                                                                                                                            illust by 슬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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