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제게는 정말 고마운) 투자자 님으로부터 메일을 한 통 받았어요.
"이제 그만하는 게 좋겠다"
제가 하는 일은
국가가 하거나 돈 많은 재단이 할 일이지
스타트업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다면서.
지금 이루어지고 있는 정부의 어마어마한 창업지원금,
아산나눔재단의 활동을 보면
투자자 님의 인사이트는 역시 탁월했다고 생각합니다.
당시 저희 팀은
고분군투에도 불구하고, 성과는커녕
지속가능성도 만들어 내지 못한 상태였거든요.
투자자 님의 이메일을 받고,
몇 날 며칠을 잠을 설치며 고민했어요.
헌데, 여기서 그만 두기에는 너무 억울하고, 창피한 거예요.
결국, 제 돈을 넣어 유상증자를 하고
"딱 1년만" 더 해보기로 결심했습니다.
돌아보면, 그 때가 진짜 창업가로 살아가는 시작점 이었던 것 같아요.
그로부터 10년이 흐른 지난 2월
남아있던 투자자 님의 지분을 인수해
(투자자님으로부터) 완전 독립을 하게 되었어요.
변호사라는 옷을 벗고
기업가로 살아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 투자자 님께
이 글을 빌어 다시 한 번 감사를 전하고 싶네요.
사실,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은
투자자님이 제게 준 기회를 또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투자자 님의 투자 포기 선언 후 지내온 시간을 돌아보면
수많은 시행착오의 연속 이었지만,
시대의 흐름을 읽고, 포기하지 않은 덕분에
오늘에 이르게 되어 감사할 뿐입니다.
2014년 무렵부터는
창조경제의 흐름을 타고
청소년 기업가정신 교육에 대한 수요가 생겨나면서
먹고, 살 수 있었고
이후 스타트업 생태계가 성장하면서
스타트업 인재 매칭 서비스까지 만들어 낼 수 있었거든요.
하지만, 투자자 님의 예언(?)처럼
우리가 선택한 방법은 굶어 죽진 않았지만,
냉정하게 말하면,
원하는 만큼의 성과를 낼 수는 없었어요.
소위 대박나는
잘 먹고, 잘 사는 선택은 아니었던 거죠.
결국, 2019년 12월
더 이상 훌륭한 동료들의 희생을 요구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
청소년 교육팀은 별도의 회사를 만들어 독립하고,
저는 조인스타트업을 온라인 서비스로 만들고
다른 구성원들은
원하는 일을 찾아 떠나는 선택을 하게 되었어요.
코로나는 인류에게 재앙적인 사건이었지만,
조인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온라인 서비스로의 전환과
매출 증가를 이룰 수 있었던 시기 였습니다.
스타트업 생태계가 커지면서
조인스타트업을 통해 만나게 된 고객들을 통해
"자신만의 방법으로 일하고 싶어 하는"
보통의 직장인들이 많아졌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고,
그런 발견 덕분에 조인스타트업을 운영하면서도
"나를 알아가는 커리어 서비스" 라는 성격을 강화해 갔습니다.
30년 전 우리에게 다가온 인터넷이
시, 공간의 자유를 안겨준 것처럼
2007년 이후 시작된 스마트폰 생태계가
디지털 세상에서의 성장과 성공의 기회를 안겨준 것처럼
지금 우리에게 다가온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은
개인이 기업처럼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안겨줄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보통의 개인도 기회를 발견해서 도구를 잘 활용하면
월급 이상을 벌 면서도, 자유를 누리며 살아갈 수 있고,
누군가는 "초초대박"의 자유와 부를 누릴 수 있으니까요.
그런 보통의 직장인들이
스스로의 강점과 열정을 바탕으로 커리어를 레벨업할 수 있도록
지난 15년 동안 경험하고 만들어낸 사례를 바탕으로
더 많은 2030에게 전하고, 성장을 돕기 위해
클래스유에 클래스를 오픈하게 되었어요.
사실, 그동안 제가 만나온
스스로 "스타트업" 세상을 선택한 고객들과는
전혀 다른 고객들에게 다가가는 도전이라
제목을 정하고, 홍보 영상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그동안 쌓아온 껍질을 깨고 나오는 결정이 필요했습니다.
(여전히 부끄럽고,,,,,, 민망합니다^^:;)
4개월을 매달려 준비했는데,
아,,,, 클래스를 준비과정은 상상했던 것을 뛰어넘어
정말 고되고, 힘들더군요. 엉엉...
클래스 오픈 해보신 분들 진심 존경합니다!!!!
우리의 삶은 길어졌는데
우리의 업은 짧아지고 보니,
커리어 월드는 대 격변기를 맞이하고 있는 것 같아요.
나름 성공한 커리어 1막을 살아온 제 지인들도
50세를 전후로 커리어가 리셋되면서
멘붕모드로 접어드는 걸 보면서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더 현명하고,
더 용기 있는 연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클래스유 경영진들도
이러한 저의 생각에 공감해
우리의 진심을 지키면서도 시장의 선택을 받는
생태계를 만들어 가자고 하시니
제 수업을 시작으로
다양한 온오프라인 커리어 수업을 추가해 갈 예정이에요.
저는 아직도 hungry 하고 foolish 하니
될 때까지 해볼게요!!!!
이번 강의 오픈을 위해 함께 일했던 동료들과
요리사에서 개발자로 커리어를 바꿔 토스에서 일하고 있는 고의성 님
채널톡에서 세일즈 담당자로 날아다니고 있는 양효진 님이
번거로운 과정을 흔쾌히 도와주었어요.
아,,, 기업가로 살아간다는 건
곁에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끝없이 되새기는 과정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15년 전 시작했을 때의 그 마음 그대로
될 때까지 해보도록 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