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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맛나장단 Jan 11. 2024

[서평] 내 안에서 나를 만드는 것들

애덤 스미스 원저 / 러셀 로버츠 지음

나는 광화문 교보문고를 사랑한다. 광화문 교보문고에 들어서면 창업자가 어떤 마음으로 그 공간을 만들었을지 따뜻하고도 비장한 마음이 느껴진다. 간혹 처지고, 영감이 고플 때마다 교보문고를 찾아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는" 일을 멋지게 이뤄내겠다는 다짐도 하곤 한다. (교보생명과 교보문고의 창업 스토리는 소비더머니 채널에 잘 소개하고 있으니 참고)


러셀 로버츠의 책, "결심이 필요한 순간들"은 교보향(교보문고는 자체 향을 개발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에 취해 교보문고를 거닐다가 발견한 책이다. 책 표지의 일러스트와 제목에 끌려 집어 들게 되었는데 깔끔한 편집과 풍부하고도 감도 높은 저자의 필력에 빠져 들어 구입하게 되었다. 통상은 책을 사놓고도 읽지 않게 되는 경우도 많은데 러셀 로버츠의 책은 집에 오자마자 읽기 시작해서 하루새에 완독해 버렸다. 


나는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편이다. 한 번 꽂히면 특별한 이유가 생기기 전까지는 선택한 브랜드와 이별하지 않는 편이다. 작가들과의 관계도 유사하다. 한 번 꽂힌 작가들이 쓴 책은 물론 잡글들까지 찾아 읽곤 한다. 최근 빠져들게 된 작가들은 장류진, 정세랑 그리고 러셀 로버츠다. 러셀 로버츠의 책 "내 안에서 나를 만드는 것들"은 "결심이 필요한 순간들"과의 인연으로 내 손에 들어왔고 나는 다시 전투적으로 형광펜과 메모 노트를 동반한 채 읽어 내려갔다. 


간단 소개 

[국부론]을 쓴 애덤 스미스의 책 [도덕감정론]의 내용을 저자(러셀 로버츠)가 현대인의 관점으로 풀어쓴 책이다. [국부론]이 상품의 생산과 교역을 매개로 한 사람들의 행동방식을 다뤘다면, [도덕감정론]은 가까운 사람 간의 관계를 다루고 있다. 


저자는 인생은 끊임없는 선택의 연속이고, 인생을 최대치로 활용한다는 것은 곧 인생에서 현명하고 훌륭한 선택을 최대한 많이 한다는 뜻이고, 선택에 대하여 그리고 내 선택이 다른 사람들의 선택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잘 이해하는 것이 바로 경제학의 본질이라고 소개한다. 저자가 애덤 스미스의 [도덕감정론]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경제학이라는 이론적 배경을 바탕으로 "인생을 잘 사는 법"에 대한 묵직하고도 세련된 가이드를 담고 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밑줄 그은 문장들 


1장 어떻게 우리의 삶이 바뀔 수 있는가

경제학은 인생에서 유일한 가치가 돈이 아니라는 걸 이해하도록 우리를 이끈다. 선택에는 포기가 뒤따른다는 사실을 가르쳐주기도 한다. 겉으로는 관계가 없어 보이는 것들과 사람들이 어떻게 서로 얽힐 수 있는지, 그 복잡성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그리고 이런 것과 관련한 뛰어난 식견들이 바로 [도덕감정론] 곳곳에 등장한다. 
내가 이 책(도덕감정론)에 탄복한 건, 애덤 스미스가 나로 하여금 사람들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꾸어놓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 이 책은 나 자신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꾸어 놓았다는 것이다. 스미스 덕분에 비로소 나는 사람들과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 알게 됐다. 
매 순간 훌륭한 선택을 하길 원하는가? 그렇다면 먼저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이해해야 한다. 인생을 최대치로 활용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감히 말하건대 애덤 스미스의 [도덕감정론]을 이해해야 한다. 


2장 나에게 질문하는 시간 

우리 안의 인간애가 그토록 약한데도 왜 우리는 무턱대고 비도덕적이고 이기적인 것은 아닐까? 스미스는 그 이유를 공정한 관찰자 때문이라고 답했다. 공정한 관찰자란 인간의 상상 속 인물로, 인간의 행동은 이 공정한 관찰자와의 상호작용에 의해 이루어진다........ 공정한 관찰자는 우리에게 인간이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내가 남들보다 더 중요한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떠올리면, 다른 사람들에게 더 친절할 수 있다. 공정한 관찰자는 지나친 이기심은 말도 안 되는 것이라고, 타인에 대한 배려심은 훌륭하고 고상한 것이라고 일깨워주는 우리 안의 목소리다. 
스미스는 인간에게는 주위 사람들로부터 인정받으려는 욕구가 내면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으며, 인간의 도덕의식은 다른 사람들의 지지와 반감을 경험하면서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이렇듯 사람들은 타인의 반응을 경험하면서 자연스럽게 자기 자신을 심판하는 공정한 관찰자를 상상하게 된다. 
내 평생에 걸친 업, 즉 인생이라는 업을 더 잘 해내고 싶다면 마땅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주의를 기울이면, 무엇이 정말 문제인지, 무엇이 진짜고 지속되는 것이고, 무엇이 가짜고 스쳐 지나가는 것인지 기억해 낼 수 있다. 공정한 관찰자에 대해 생각하면, 현실 속의 관찰자와도 상호작용하면서 당신에 대한 그들의 생각을 바꾸어놓을 수 있다..... 자신의 행동이 어떻게 인식되는지 잘 살폈을 때 우리는 인생의 평온함과 침착함, 행복까지 얻을 수 있다. 


3장 행복을 위한 새로운 우선순위 

당신은 19세, 대학교 2학년 학생이다. 당신의 꿈은 음악가가 되는 것이다. 음악가로 성공할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지만, 스탠퍼드의 졸업장은 훌륭한 보험 증서가 될 것이다. 거부인 아버지가 당신에게 9만 달러어치의 회사 주식을 주겠다고 한다. 당신은 주식을 팔아 음악가의 길을 걸을 것인가? 아니면 주식을 보유하며 음악가보다는 안전한 길을 선택할 것인가? 

당신은 어떤 길을 선택했을 때 더 행복하겠는가? 질문의 주인공인 피터 버핏은 대학 중퇴 후 음악가의 길을 선택했다. 주식을 판 돈으로 생계를 유지하며 음악을 했지만 그리 주목할만한 성과를 얻지는 못했다. 음악으로 돈벌이를 찾던 중 그에게 행운이 찾아왔다. 이웃집 사람이 MTV의 광고 음악가를 찾던 사람에게 그를 소개해준 것이다. 그 후에 일이 계속 풀리면서 피터 버핏은 마침내 음악가로 꽤 훌륭하게 성공할 수 있었다. 

애덤 스미스는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 우리를 정말로 행복하게 만드는 것에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그리고 '행복이란 감정은 사랑받는다는 느낌으로부터 생겨난다'라고 덧붙였다. 
스미스는 스스로 사랑스러운 존재라고 상상만 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실제로도 꼭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그것이 삶의 진리이자 순리이기 때문이다(.... ) 나약하고 바보 같은 사람은 칭찬받을 자격이 없는데도 칭찬받기를, 다시 말하면 사랑스럽지 않은데도 사랑받기를 원한다. 스미스는 내면의 자아와 외면의 자아를 잘 조화시키라고 조언한다. 사람이라면 가끔 실제로 사랑스럽지 않은데도 사랑받고 싶어 할 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스미스는 현명한 사람이라면 그런 충동을 억제할 줄 안다고 날카롭게 말한다. 


4. 진짜와 가짜 구별하기 

일요일 아침, 점심을 먹기 전이다. 서두른다면 체육관에 가서 운동할 시간이 충분하다. 사실은 이게 진짜 내가 원하는 것이다. 그런데 아들 녀석이 수학 문제 푸는 걸 도와달라 하고, 아내는 서둘러 마트에 다녀올 수 없냐고 묻는다. 병원에서 막 퇴원한 이웃은 병문안 차 들러주기를 은근히 기대하고 있다. 이 모든 일을 전부 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어떤 일을 하는 게 가장 옳은 선택일까? 
이러한 선택들이 쌓이고 쌓여 결국 삶을 이룬다. 우리는 과연 그때마다 가장 옳은 선택을 하고 있는가? 사랑스러운 사람이 되려면 이런 선택을 지혜롭게 할 줄 알아야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우리는 그러기엔 부족한 점이 많다. 이기적인 욕망 앞에 너무 쉽게 무릎을 꿇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행인 건 그 순간이 지나고 나면 침착하게 자신의 행동을 반성할 수 있다. 
바알 셈 토브는 주위 사람들의 결점을 통해 자신의 결점을 되돌아보는 일이 수양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의 가르침에 따르면, 결정이 있는 이웃들은 곧 나의 결점을 고치도록 돕는 이상적인 거울이 된다. 
우리는 스스로를 속여 자신이 사랑스럽다고 믿을 수 있다. 그러나 그러면서 정작 진짜로 사랑스러운 존재가 되고자 노력하지는 않는다. 또한 자신을 솔직하게 바라보려고 애쓰지도 않는다. 사랑받으려는 인간의 욕구 자체가 위험하다는 스미스의 말은 그래서 더 의미 있게 다가온다. 


5. 잘되는 사람은 어떤 선택을 할까

특별히 그 일을 좋아하지 않으면서도 힘든 일을 하는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돈을 많이 벌기 때문에 참는 거라고 말한다. 실제로 그 친구는 다른 사람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번다. 친구는 고혈압을 얻었고, 그의 아이들은 아빠와 시간을 보내지 못한 채 자라고 있다. 친구는 강도 높은 스트레스에 대해 불평을 늘어놓으며 내게 조언을 구했다. 내 대답은 명료했다. "당장 그 일을 그만두고, 아내와 아이들하고 더 많은 시간을 보내."
스미스는 돈과 명예를 올바른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사람들이 돈이 적은 것보다는 많은 것을 선호한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나의 부와 명예를 사람들이 인정해 줄 때는 물론 즐겁다. 그러나 소비 욕구나 대중의 찬사가 주는 쾌감에 사로잡혀서는 안 된다. 그러나가는 결국 신중과 정의의 원칙을 어기게 되기 때문이다. 스미스가 말하는 정의란 타인에게 상처나 피해를 주지 않는 미덕이다. 그가 말하는 신중이란 행동의 결과를 가늠케 하는 선견지명을 의미한다. 그리고 미래를 위해 오늘의 무언가를 포기할 수 있는 자제심, 이를 바탕으로 자신을 돌보는 미덕을 의미한다 (....) 돈과 명예를 맹목적으로 따라가면 인생은 엉망이 된다. 
가능하면 내가 좋아하고 존중하는 일을 하고, 그렇게 일해서 가족이 먹고살 수 있다면, 그것에 만족하라. 그 외에 모든 것은 '뜻밖에 얻은 횡재'로 생각하라.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그만인 것이다. 세상에는 나보다 더 부자고 더 유능하고 더 유명한 사람이 엄청나게 많다. 
스미스는 책뿐만 아니라 자신의 인생을 통해서도 인간이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려주었다. 우리도 그처럼 삶에서 지혜와 미덕을 추구해야 한다. 언제나 공정한 관찰자가 우리를 지켜보는 것처럼 행동해야 한다. 공정한 관찰자의 시선으로 스스로가 어떤 사람인지 인식해야 한다. 그리고 돈과 명예의 유혹을 피해야 한다. 그것들은 결코 우리를 만족시켜주지 못하니까. 


6장 사랑받는 사람이 되는 법

스미스가 제시하는 행복처방전은 단순하다.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사랑스러운 존재가 되면 된다(...) 사랑을 받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부자가 되고 유명해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현명하고 도덕적인 사람이 되는 것이다. 스미스는 두 번째 방법, 즉 지혜와 미덕의 길을 선택하라고 충고했다(....) 지혜와 미덕의 길을 선택한다는 것은 내가 주변 사람들의 기대에 맞게 행동하고 그들 역시 그렇게 행동함으로써 서로가 원하는 방식의 관계를 맺는 것을 말한다.... 스미스가 말한 적절성은, 인간의 본성 그리고 타인의 감정에 대한 반응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16대 대통령이었던 에이브러험 링컨은 부하들 때문에 화가 날 때면, 비난조로 가득한 편지를 쓴 다음 밀봉하여 서랍 속에 넣어두곤 했다. 낯선 사람에 의해 마음이 진정되는 과정이 어색하다면, 이처럼 사람이 아닌 사물에 대고 쌓인 걸 털어놓자. 상당히 효과적이다. 격한 감정을 누그러뜨리는 좋은 방법이 또 있다. 주체 없이 화가 날 때면, 딱 하루 동안만 그 화를 참았다가 터뜨릴 생각을 해보는 것이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면 곧 폭발할 것만 같았던 화가 꽤 차분히 가라앉게 된다. 
슬픔과 기쁨에는 차이점이 있다. 일반적으로 기쁨은 작을수록, 슬픔은 클수록 쉽게 공감하는 경향이 있다. 상대가 작은 성공을 거두면 나도 함께 좋아한다. 그러나 상대가 갑작스럽게 크게 성공하면, 내가 기뻐하는데 다소 힘이 들 수 있다. 질투심이 그 추악한 고개를 들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스미스는 슬픔과 기쁨 등의 감정을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나누는 게 현명한지 [도덕감정론]을 통해 친절하게 알려준다
적절하게 행동한다는 것은 주위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능력이다. 상대는 내 기대에 맞게 행동한다. 나 역시 상대의 기대에 맞게 행동함으로써 상대의 신뢰를 얻는다. 그렇게 주고받은 신뢰를 바탕으로 적절한 반응을 보이면서 감정을 공유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사랑스러움의 시작이다. 즉, 자신을 지키면서 주위 사람들의 존경까지 얻는 이상적 관계의 출발점인 것이다. 


7장 끌리는 사람들의 공통점 

사랑받는 사람이 되기 위한 더 훌륭한 방법으로, 스미스는 미덕을 갖춘 삶을 권했다. 미덕, 이 애매한 단어의 정확한 의미는 무엇일까? 스미스가 생각하는 미덕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그중 그가 가장 강조한 세 가지가 있으니, 바로 신중, 정의, 선행이다. 
신중= 자기 자신을 돌본다
정의= 다른 사람을 해치지 않는다
선행= 다른 사람을 선한 마음으로 대한다
신중한 사람은 언제나 진지하고 열심히 연구한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분야를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 그리고 자신의 지식을 매개로 다른 사람을 잘 이해시키기 위해서, 때문에 비록 그의 재능이 늘 훌륭한 것은 아닐지라도 언제나 진실한 것만은 틀림없다(....) 신중한 사람이 되기 위한 스미스의 조언을 간단하게 표현하면 '적게 말하고 많이 행동하라' 일 것이다. 
인간은 다소 헐렁한 규칙보다 매우 엄격한 규칙을 오히려 더 쉽게 지킨다. 감자칩을 몇 개만 집어먹느니, 아예 안 먹는 것이 더 쉬운 것처럼 말이다.... 몇 개를 먹다 보면 계속 먹고 싶은 게 인간의 심리고, 그 타고난 심리를 억제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우리가 기계가 아닌 감정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이다. 
감사를 표현하는 일은 쉽게 지킬 수 있는 선행의 원칙으로 보인다


8장 불확실한 세상을 잘 살아가려면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정해져 있지 않다. 물론 각자가 선택한 행동으로 세상은 더 좋은 곳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세상이 얼마만큼 바뀌느냐는 전적으로 개인의 재능과 열정, 그리고 각자에게 부여된 기회에 달려 있다. 만일 회사를 차리고 키울 능력이나 비전이 없다면, 그만큼 세상은 덜 변할 것이다. 학위를 딸 정도의 능력이 없다면, 역시 그만큼 세상은 덜 변할  것이다. 
어쩌면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드는 최고의 방법은 그저 최고의 남편, 최고의 엄마, 최고의 이웃이 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혹은 훌륭한 회사원이나 관리자, 사업가가 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가끔 사람들은 직업을 이기적인 부분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자기 일을 잘 해내는 것 역시, 남에게 도움이 되고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데 충분히 기여한다. 
훌륭한 행동은 타인의 인정에 의해 자극받고, 나쁜 행동은 타인의 반대에 의해 좌절된다. 이러한 인간 본성은 사람들 사이의 피드백 고리에서 비롯된다. 이 피드백 고리는 두 가지를 통해 만들어진다. 첫째, 실제 우리 행동을 지켜보는 주변 사람들을 통해, 둘째, 우리 본모습을 일깨워주는 '가슴속 인간'을 통해. '가슴속 인간'은 공정한 관찰자에게 우리 내면을 소개하는 안내자로, 공정한 관찰자를 보조하는 역할쯤 된다. 
인간의 한 가지 중요한 특징이자 위대한 장점은 신뢰다. 자신의 믿음이 악용될 거란 두려움이 없다면, 다시 말해 타인을 전적으로 믿게 된다면, 모두의 인생은 더 아름다워질 것이다. 뿐만 아니라 돈과 관련된 경제생활도 훨씬 편해질 것이다. 
천박하지 않은 행동들이 다른 사람들의 조용한 행동과 결합하면 신뢰와 친절, 존중의 문화를 형성하면서 조용하지만 위대한 변화를 일으킨다....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고 싶다면,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존경하자. 좋은 친구가 되어주고 주위에 훌륭한 친구들을 두자. 남의 험담을 퍼뜨리지 말고 남의 감정을 해칠 수 있는 교묘한 농담은 단호하게 거부하자. 


9장 살기 좋은 사회가 만들어지는 과정

썰물 때 해안가로 밀려온 불가사리를 발견한 소내가 다시 바다로 불가사리를 던졌다. 하지만 불가사리 수천 마리가 다시 밀려오는 것을 보고, 지나가던 사람이 소녀에게 이렇게 말했다. "네가 불가사리 하나를 바라도 던져서 뭘 바꿀 수 있겠니?" 그러나 소녀는 또 다른 불가사리를 바다로 던지면서 대답했다. "적어도 저 불가사리한테는 변화가 생겼잖아요? 
우리의 선한 행동도 마찬가지다. 그 행동으로 인해 작지만 분명 어떤 변화가 일어난다. 이 작은 변화는 나와 연결된 사람들과의 피드백 고리를 통해 점점 널리 퍼지면서 그 힘을 키운다. 그래서 결국 사회와 세상을 바꾸어놓게 된다.... 방법은 매우 쉽다. 그저 나쁜 행동을 저지하고 착한 행동을 장려하기만 하면 된다.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고 싶은가? 그럼 자세를 낮춰 아이와 대화해 보자. 이메일을 확인하지 말고 배우자와 기분 좋게 데이트를 즐기자.... 국가와 사회라는 체스판보다 더 작지만 더 훌륭한 일상을, 그 소소한 목표를 생각하는 것이 가장 좋을 수 있다. 


10장 현재의 우리를 위한 애덤 스미스의 따뜻한 조언 

[도덕감정론]은 생판 모르는 사람들을 이해하기 위한 책이 아니다. 매일 볼 만큼 자주 만나는 사람들에 관한 책이다. 가까운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가 우리의 감정과 행동을 어떻게 만들어가는지 알려주는 책이다. [국부론]을 집필할 때, 스미스는 멀리 떨어진 사람들과 거래하는 인간의 행동에 관심을 가졌다.... 그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모르는 사람들과 맺는 온갖 유형의 거래를 다루었다. 이러한 거래들을 염두에 두면서 글을 쓸 때는,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이기적이라고 보는 것이 최선이다.... 가까운 사람 간의 관계를 다루는 [도덕감정론]과 상품의 생산과 교역을 다룬 [국부론]에 나타난 사람들의 행동방식은 완전히 다르다... 사랑하는 배우자와 자녀들, 그들과 만들어가는 세계는 따뜻하다. 반면 손익 계산에 따라 협력이 이루어지는 이해타산적인 세계는 차갑기 그지없다. 
다행히도 나는 자동차, 혹은 아이폰을 만드는 기업의 ceo를 사랑할 필요가 없다. 그 기업의 ceo 역시 나를 사랑할 필요가 없다. 인간적 교류가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기업의 ceo들은 분명 내 삶을 더욱 윤택하게 만들어준다. 이 정도면 충분히 훌륭하지 않은가. 그들 사이에서 사랑과 따뜻한 관계를 찾겠다고? 사랑과 따듯한 관계는 가까운 데서 찾으면 된다. 우리 곁에는 늘 소중한 사람이 존재하니까. 그러니 사랑은 가까운 곳에서 찾고, 거래는 전 세계적으로 확대하자.

장단 생각

러셀 로버츠의 글은 기대했던 것처럼 쉽고, 위트 넘치는 문장들이 가득했다. 다소 어려울 수 있는 주제를 쉽고, 흥미롭게 풀어냈다. 러셀 로버츠의 두 책은 "좋은 선택"을 통해 "잘 산 인생"을 사는데 연결되어 있다. 

[도덕감정론]을 통해 전하는 애덤 스미스의 메시지는 

행복은 사랑하고, 사랑받는 삶에 있고,
사랑받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지혜와 미덕을 실천해야 한다

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세상이 더 좋은 사회가 되는 것이고. 어찌 보면 당연하고, 배부른 소리 같기도 하다. 하지만, 책을 읽는 내내 자꾸 힘주어 밑줄 긋게 된 것은 기본을 잃어가는 우리의 현실이 오버랩되어서였다. 경제 불황이 장기회 되고, 빈부의 격차가 커지면서 서로가 날 선 모습으로 대하게 되는 현실을 자꾸 목격하게 된다. 30년 전의 우리네 삶은 지금 보다 훨씬 빈곤하고 초라했지만 서로를 보듬는 마음이 컸다. 지금은 그때보다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누리고 있지만, 우리의 마음은 갈수록 작고, 초라해진다. 나부터라도 서로의 마음을 살피고 행복의 동심원을 키워갈 수 있도록 지혜와 신중, 정의, 자선을 새기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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