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2020년 회고
지난 2020년 1월 오이씨랩은 큰 변화를 선택했습니다.
오이플 중 조혜선, 박누리가 창업해 그동안 운영해오던 앙트십스쿨(청소년 기업가정신 교육 서비스)을 맡아 운영하되, 오이씨랩은 조인스타트업( 스타트업 인재 매칭 서비스)에만 집중하기로 했거든요.
이는 오이플들이 오이씨랩의 슬로건인 "내 인생의 ceo"로 살아가는 자연스러운 선택이기도 했습니다.
오이씨랩이 지난해 1월 선택한 '따로 또 같이'의 과정이 궁금하시다면?
아래 글과 곰손인 제가 띠엄띠엄 만든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앙트십스쿨팀에게 2020년은 그야말로 아노미 그였습니다.
오프라인 교육프로그램인 앙트십스쿨은 코로나로 인해 중단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마냥 손 놓고 기다릴 수는 없는 일. 장기전의 기미가 보이자 상호작용에 기반한 온라인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등교가 재개되면서 한정된 기간 동안 여러 학교에서 오프라인 교육을 운영하거나, 온라인 프로그램과 오프라인 프로그램을 동시에 운영해야 하는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가능한 방법을 총동원하기도 했습니다. 복잡하고, 동시다발로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 속에 놓이고 보니, 샘과 눌은 길을 잃지 않기 위해 서로를 더욱 의지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힘겨운 시간들을 이겨내고 학교 수업이 마무리된 11월 말 무렵, 저는 오랜만에 샘과 눌을 만나 서로의 고분군투를 돌아보고 응원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1년 만에 얼굴을 마주하게 된 샘과 눌에게서는 거친 전투를 치르고 돌아온 전사의 내공이 느껴졌습니다.
대표라는 이름으로 살아가게 된 것도 난생처음인데, 코로나가 안겨준 역대급 혼란은 그들이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들을 견뎌내게 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대표라는 이름으로 살아가게 된 샘 & 눌과 함께 한 오랜만의 대화는 대표와 팀원으로서 나누던 1년 전의 그것과는 결도 깊이도 달라졌습니다. 창업가라는 새로운 삶의 방식을 선택한 샘과 눌에게 저는 그 어느 때보다 찐한 동지애를 느낄 수 있었고, 이는 그들 역시 마찬가지였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앙트십스쿨은 올해도 꾸준히 선생님, 학생들이 세상의 변화를 유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들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앙트십스쿨팀과 아름다운 이별을 한 후
오이씨랩은 조인스타트업을 리뉴얼하는 작업에 집중했습니다.
조인스타트업은 지난 5년 동안
1) 1개월 단위로 스타트업 취업 희망자와 채용 기업을 모집하고
2)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믹스해 사전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해
3) 인재와 기업을 매칭 하는 방식으로 운영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운영방식은
1) 오프라인 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리소스 투입이 컸고
2) 1개월 단위의 프로그램 운영은 상시적인 매칭이 어렵다는 한계를 안고 있었습니다.
3) 무엇보다 이러한 구성은 당장 투입할 수 있는 경력자를 원하는 스타트업의 채용 니즈와
안 맞는다는 치명적인 약점을 갖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고, 안정적인 수익모델을 만들기 위해
조인스타트업은 그야말로 기둥만 빼고 프로그램도, 고객도(인재, 기업)도 모두 바꾸는 과정을 진행했습니다.
1) 교육서비스와 매칭 서비스를 모두 온라인으로 변경하고
( 휴~ 코로나 전부터 온라인으로의 변경을 준비해서 이 모든 피해를 비켜갈 수 있었다는...^^:;)
2) 상시적인 인재풀 등록과 인재 매칭을 운영하면서
3) 스타트업의 채용 니즈가 큰 1년 차 이상 10년 차 이하의 인재풀을 타깃 하는 전략을 취했습니다.
새롭게 리뉴얼한 인재 매칭 서비스는 인재들이
1. 사전 설문을 작성해 커리어를 등록하면
2. 이력서를 검토해 니즈에 따라 가이드를 제공하고,
3. 스타트업에 적합한 인재들에 한해 온라인 1:1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조인스타트업의 자체 인터뷰를 통과한 인재들은
4. 커리어 탐색 과제를 수행하고
5. 기업 지원 및 회고 과정을 거쳐 스타트업매칭을 지원받게 됩니다.
커리어매칭서비스를 설계하면서 특별히 신경쓴 부분은
조인스타트업을 만나게된 인재들이 저희와 함께 하는 과정을 통해 스스로 '나를 알아갈 수 있도록' 했다는 점입니다. '이직' 이라는 이벤트는 일상이 바뀌는 과정인만큼 신중하고도, 깊은 고민을 해야하지만, 이 과정을 적절히 활용하는 경우 '나답게' 도약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올 한해 끊임없는 시행착오를 거쳐 매칭 서비스를 새롭게 정비한 후 지난 10월 20일부터는 약간의 비용을 투자해 광고를 집행해 보았습니다. 우리가 공들여만든 서비스에 대한 불특정 다수의 반응이 너무 궁금했거든요. 다행히도 광고를 세팅하고,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는 과정은 조이너(조인스타트업 졸업생)인 최가희님의 도움을 받아 진행할 수 있었어요. 광고 집행 결과는? 그야말로 대만족이었습니다.
지난 2개월 동안 집중적으로 100명이 넘는 인재들의 고민을 함께 해결하는 과정에서
대학 입학까지는 정보도 많고, 예측가능한 과정을 밟게 되는데,
학교를 벗어나 일을 만나는 과정에서는 제대로 된 가이드가 없다는 사실을
그들의 방황 속에서 선명하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대학 졸업 후 실업자가 되면 안 된다는 생각에 급하게 첫 직장을 정해 다니다가
이렇게 살다가는 죽을 것 같아 이직을 하고,
이렇게 살다가는 성장도, 꿈도 꿀 수 없을 것 같아 이직을 하게 되지만
이 역시 방향성도 없이 당장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몸부림인터라 갈짓자 행보가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부모님 세대는 명문대, 대기업(공기업), 전문직이라는 나름 우월한 선택지가 정해져 이같은 방황이 덜 했지만,
밀레니얼 세대는 이러한 선택지가 그리 안전하지도, 매력적이지도 않은 선택이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현실 속에서 저는 스타트업 커리어가
학교와 세상을 잇고, 남들이 좋다는 일에서 내가 좋아하는 일을 만나기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해준다고 생각합니다.(좋은 팀원들과 함께 하는) 스타트업에서 치열하게 일하다 보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배울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도 조인스타트업이 건네 솔루션을 통해 많은 친구들이 새로운 커리어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연말, 연초에 그렇게 저희를 거쳐 새로운 커리어를 만난 친구들에게 따뜻한 감사의 메시지를 넘치게 받았답니다. 이렇게 감사의 메시지를 받을 때마다 제가 하는 일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게 됩니다.
새로운 선택을 앞두고 참 많은 고민들을 했는데, 코치님이 계속적인 조언과 추천을 해주신 덕분에 커리어 여정을 구체화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새로운 직무로 이직하는 '제로 투 원'을 만들어낸 건, 조인스타트업이 없었다면 얻을 수 없었을 거예요.
조인스타트업은 제 인생에 재도약의 발판을 만들어주었습니다. 서른여섯, 적지 않은 나이에 절박한 마음으로 이력서를 등록하고 탐색과정을 거치면서, 절망 대신 해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어 이직에 성공하게 되었습니다. 스스로가 만들어낸 두려움을 걷어낼 수 있는 용기를 주셔서 고맙습니다.
이렇게 매칭 서비스를 체계화하는 한편, 매칭 프로그램을 보완하기 위한 프로그램들을 다듬고, 론칭했습니다.
비즈니스 입문 교육 루키업은 가상의 회사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일하면서
이메일커뮤니케이션부터 시장조사, 발표커뮤니케이션까지 일하는 방법을 전방위적으로 배우게 됩니다.
https://www.joinstartup.co.kr/rookie-up
일의 경험을 기록하고 성장을 관리하는 습관을 만들기 위해 성장일지클럽을 론칭했고,
https://www.joinstartup.co.kr/careers/growth-diary-club
조인스타트업의 가치를 전하고, 더 많은 인재들을 만나기 위해 커리어 인터뷰 콘텐츠와
뉴스레터도 꾸준히 발행하고 있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1loOfKVxw9g&t=29s
이렇게 한 땀, 한 땀 만들어내는 노력을 쌓아가다보니,
이 모든 서비스들이 맞물려 돌아가며 효과를 내고 있다는 고객의 목소리도 접하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우리가 풀고자 하는 문제( 누구나 나에게 맞는 일을 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려면 갈 길이 먼 상황이지만, 함께 하는 동료들이 있으니 올해는 더 멋진 결과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아,,, 참,,, 조인스타트업은 이렇게 날마다 머리를 맞대고 함께 일하는 팀원들도 있지만, 저희 서비스가 잘 돌아갈 수 있도록 구석구석 채워주시는 코치님, 파트너들이 많아요. 이렇게 저희와 함께 하는 파트너들 중 다수는 저희 조인스타트업 졸업생이기도 하고요. 이렇게 멋진 분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듬뿍 채워봅니다.
덧) 우리 디자이너님이 새해를 맞아 홈페이지 대문을 귀욤귀욤하게 바꿔놓으셨네요, 아이 멋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