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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맛나장단 Apr 04. 2021

1년 미만 이직 2회면 서류 탈락?

지금에 집중한 고민, 선택, 결정

“1년 미만, 이직 2회면 서류 탈락입니다”


채용 담당자가 단호하게 건넨 대답이었습니다.

잦은 이직은 조직 부적응의 징표이니 내부적으로 정한 기준일 겁니다.


하지만 저는 이직을 바라보는 다른 관점을 제안해보고 싶습니다.

이직은 '내 일을 향한 열정'의
증거일 수 있습니다.


이직의 과정은 고통스럽습니다.

나의 단점, 장점을 모두 꺼내서 분해하는 과정을 통해 내 눈에도, 남에 눈에도 납득할만한 단서를 만들어야 합니다. 수많은 거절에도 초연할 수 있는 마음도 다져야 합니다. 고통스러운 시간을 거쳐 이직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새로운 조직에 적응해 나를 증명해야 하고요.


하지만, 고통스러운 이직의 과정은 나를 이해하고, 세상을 이해하는 더없이 좋은 기회 이기도 합니다.


진기주 님은 남들이 좋다는 대기업, 방송기자를 그만두고 배우라는 직업을 선택했습니다.

진기주 님은 적당히 타협해서 남들 좋다는 직장과 직업에 안착할 수 있었지만, 나에게 맞는 일을 찾아 이직을 선택했습니다. 그렇게 찾아낸 직업이 배우인 겁니다.

그동안 제가 거쳐왔던 직업들에 비해 가장 불안정하고, 가장 자존감도 많이 깎이고, 상처도 많이 받지만 흥미로워서 좋다

“이직은 좀 내려놓아야 가능한 것 같다. 내가 지금 있는 곳보다 좋아지리라는 보장이 훨씬 더 적기 때문에 지금 가진 것을 많이 잃어버린다고 해도 할 건지를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게 좋은 거 같다”


진기주 님이 배우라는 직업에 만족하고 있다는 사실은 현재 시점일 뿐입니다. 앞으로 예상치 못했던 어려움을 겪어가며 지금의 생각이 바뀔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배우로 보내는 시간을 통해 또 다른 이직을 선택하더라도, 이는 결국 '자기다움'을 찾아가는 과정일 뿐입니다.

진기주 님과는 반대로 배우라는 직업을 버리고 한의사가 된 박미경 님의 이력도 흥미롭습니다. 배우로 살아보니 본인이 갖고 있는 역량도, 욕심도 배우로 살아가기에는 부족하다는 사실을 쿨하게 인정하게 된 거죠. 결국 박미경 님은 대학을 졸업한 후 다시 입시 공부를 시작해 한의대에 진학했습니다.


오디션을 찾아다니며 선택을 기다려야 하는 배우 보다, 나를 찾아오는 환자를 돕는 한의사가 좋다


서로 다른 결과를 선택했지만, 두 사람은 '나에게 맞는 일'을 찾기 위한 도전을 선택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이렇듯 나에게 맞는 일을 찾기 위한 도전과 노력의 흔적이 이력서에는 그저 '이직'으로만 기록됩니다.


경력 5년 미만의 사회초년생들의 경우에는 나에게 맞는 일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이직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진학까지는 정보도 많고, 열심히 하면 되는데, 대학을 졸업하고 보니 온통 혼란스러울 뿐입니다. 대기업 공채는 이 같은 고민과 혼란을 일단 미룰 수 있는 대안으로 작동했습니다. 대기업이라는 간판과 풍족한 월급이 한 숨 돌릴 수 있는 여유를 안겨주었으니까요. 하지만, 대기업들이 앞다퉈 공채를 폐지하면서 이마저도 녹녹지 않아졌습니다.

갈수록 취업문이 좁아지다 보니 백수라는 낙인이 싫어 마구잡이로 지원을 합니다. 그러다 얻어걸린 “합격” 통지에 응해 출근해 보지만, 첫 직장생활은 고통의 연속일 뿐입니다. 그제사야 비로소 진지한 고민을 시작합니다.


“나는 왜 일하는가?”

“일은 나에게 무엇인가?”


직업은 '내가 하는 일'입니다.

'일' 은 객관적인 존재입니다.

하지만 “내 일”이 되려면 주관적인 판단이 필요합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인지, 하고 싶은 일인지.

하지만, 대다수의 사회초년생들은 사회의 첫발을 내딛고 나서야 “나”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됩니다.


물론, 남들이 좋다는 일을 선택해도 됩니다. 일에 대한 기대치를 줄이고, 일 밖에서 삶의 가치를 추구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습니다.

40대 은퇴를 목표로 살아가는 파이어족은 미친 듯이 일하고, 투자해서 경제적 독립을 이뤄 소일하며 살아가는 삶을 목표로 합니다.


하지만 경제적 자유와 함께 자아실현도 가능한 내 일을 만나고 싶다면?

'내 일을 만나기 위한 투자'가 필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짧은 기간의 이직 이력으로 서류 탈락하더라도 잠시 멈춤과 도전을 선택한 양혜은의 이야기를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어렸을 적부터 “글쓰기”가 좋았던 혜은은 당연하게도 국문학을 전공으로 선택했습니다. 첫 직업도 글쓰기로 먹고사는 잡지사의 에디터였습니다. 하지만, 좋아하는 글쓰기를 평생의 업으로 삼기에는 한계가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글쓰기”라는 본질을 유지하면서도 최대한 다양한 경험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경험보다 더 좋은 배움의 방법은 없으니까요. 그렇게 “글쓰기”라는 본질을 유지하면서 2년 동안 출판사, 잡지사와 로컬 콘텐츠 기획사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글쓰기라는 무기로 다양한 조직을 경험하며 버텨낸 2년의 사회생활을 통해 내린 결론은 디지털 세상에서 잘 파는 사람으로 살아가려면 “글쓰기만으로는 부족하다”였습니다.


내 것이든, 남의 것이든 파는 사람으로 살아가야 한다면 텍스트와 더불어 디자인 스킬도 갖추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실업급여와 국비 지원 학원을 활용하면 큰돈 들이지 않고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6개월의 시간을 들여 디자인 툴을 익혀 조금 더 유능한 마케터가 되기 위한 준비의 시간을 갖었습니다.


그런 혜은은 스스로 탐색의 시간을 갖기로 하고 조인스타트업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저는 그런 혜은이 잠시 멈춤의 시간을 선택한 용기도 좋았고, 제주 소녀 특유의 강인함도 좋았습니다. 그런 혜은을 곁에 두고 싶어 소소한 일거리도 건네며 그의 도전을 응원했습니다.


그런 혜은이 지난 3월 커스텀 안경 브리즘의 콘텐츠 마케터로 새로운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브리즘에서 콘텐츠 마케터를 추천하 달라고 했을 때, 브리즘의 마켓 핏과 팀 핏 모두가 혜은과 잘 맞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였습니다.


이제 혜은이 브리즘 크루가 된 지 한 달이 지났으니 살포시 혜은이 제게 건넨 마음을 소개해 봅니다.

혜은과 함께 브리즘이 쭉쭉 성장했으면 좋겠네요.



지금에 집중한 고민, 선택, 결정


처음 조인스타트업을 알게 된 것은 한 매체의 기사 덕분이었습니다. 누구나 창업가가 되어 자신의 길을 개척해야 한다는 장단의 말에 공감하며, 조인스타트업에 문을 두드렸습니다.


당시 저는 에디터로 커리어를 시작했던 주니어였고, 글쓰기를 좋아하지만 다양한 방면에서 보고 듣고 배우며 일하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습니다. 장단과 첫 줌 미팅을 진행했을 때, 제가 갖고 있던 커리어 고민을 부담 없이 털어놓았고, 장단은 스타트업 생태계를 잘 알고 있으니 제 고민 지점과 앞으로 나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아낌없이 조언해주었습니다.


장단과 미팅을 하고 마케터, MD까지 여러 직군으로 커리어 전환을 생각하고 문을 두드려 보기로 했습니다.  당시 저는 개인적으로 여러 회사에서 채용 과정을 진행하고 있었지만, 면접 경험을 미루어 봤을 때, 딱 맞는다는 느낌이 드는 회사가 드물었고 글쓰기+다른 역량을 요구하는 포지션을 찾기도 어려웠습니다.


또한 성장하는 느낌을 받으면서 재밌게 일하고 싶은 욕심이 커서, 빨리 취업하기보다는 천천히 꼭 맞는 회사로 가야겠다는 다짐이 있었고 조인스타트업과 그 여정을 함께 했습니다. 장단은 저에게 어울리는 여러 포지션을 추천해주었고, 여러 매칭 기업의 면접을 보면서 제가 원하는 회사의 모습이나 하고 싶은 일을 더욱 뚜렷하게 그릴 수 있었습니다. 또한 면접 자체도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즐겁게 대화를 나눈 적이 많아서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면접이 끝난 뒤에는 장단이 커리어 코치로서 면접 후기는 어땠는지, 어떤 분야에서 어느 포지션으로 일을 할 때 저와 가장 잘 어울릴지 대화를 나누며 함께 고민해주었습니다. 당시 저는 프리랜서 에디터로 일하며 디자인 스킬을 향상하고 싶어 6개월 동안 웹디자인 과정을 수료하고 있었고, 최종적으로는 에디팅과 디자인 역량을 함께 쓸 수 있는 포지션으로 일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커스텀 안경 스타트업인 브리즘에 콘텐츠 마케터로 오게 되었습니다. 안경은 제게 생소한 분야이고 마케터로 일해본 적은 없지만, 에디팅과 디자인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포지션이었고 채용 과정을 진행하는 내내 좋은 인상과 더불어 여기서 일하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커리어 여정의 마침표를 찍으면서 든 생각은 혼자서 커리어를 찾는 길도 의미 있지만, 믿을 만한 몇몇 사람들과 꾸준히 대화를 나누면 더욱 좋다는 점입니다. 제가 파악한 제 모습, 그리고 외부에서 지켜본 제 모습이 모두 객관적으로 반영되어야 더 정확한 제 모습을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장단과 꾸준히 대화하고 방향성을 고민하면서 커리어 지도를 보다 주도적이고, 탐구적으로 그리는 자세를 길렀습니다. 장단이 커리어 코치로서 지금의 제 모습, 지금의 제 능력, 지금의 제 니즈 등 지금에 충실한, 뾰족한 질문을 잘 던져주었기 때문에 더 고민하고 생각해보면서 커리어를 찾아갈 수 있었습니다.


현재는 브리즘에서 새로운 동료, 새로운 조직 분위기, 새로운 분야에 적응하면서 재밌게 지내고 있습니다. 커리어를 찾아가는 여정이 지칠지라도, 지금의 내 모습이 충분하다는 마음을 갖고(필요한 역량이 있으면 배우면 되고요!) 지금의 내 모습과 잘 맞는 회사를 찾아서 즐겁게 일하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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