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독자분들을 위한 Q&A
1부를 읽으면서 설명이 더 필요한 부분이 있으셨다면
이 부분을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혹시 이 글을 읽고도 잘 모르겠는 부분이 있으시다면 댓글로 남겨 주세요!
A. 여러 개의 알갱이나 덩어리 형태의 비정상적 구조물이 발견되었다는 뜻입니다.
A. 보통 그렇습니다.
종양은 악성(malignant), 양성(benign)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 때 양성은 코로나 검진이나 알러지 검사, 임신 테스트의 양성(positive)과는 다른 단어입니다.
질병 검사에서 ‘양성’이 뜨면 보통 안 좋은 건데, 종양에서 ‘양성’은 그나마 좋은 겁니다.
암은 악성 종양에 해당합니다. 예외가 있지만 보통 암종(-carcinoma), 육종(-sarcoma), 모세포종(-blastoma) 이라는 단어로 끝납니다.
암종, 육종은 예외 없이 암이고 모세포종은 암이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교모세포종(glioblastoma)는 악성 종양이고, 혈관모세포종(hemangioblastoma)는 양성 종양입니다.
양성 종양은 대부분 ‘암’이나 ‘육’ 없이 ‘종’ (-oma)으로 끝납니다. 뇌수막종(meningioma)도 그렇고요.
예외적으로, 고환종(seminoma)나 흑색종(melanoma) 등 ‘종’만 붙어있는데 악성 종양인 경우도 있습니다.
A. 뇌의 범위를 어디까지 잡느냐에 따라 다릅니다.
‘뇌’라고 말할 때 대뇌만 말하기도 하고, 소뇌, 뇌줄기를 포함하기도 하고, 뇌막과 뇌척수액까지 포함하기도 합니다.
축외종양, 축내종양을 나눌 때 ‘축내’는 대뇌, 소뇌, 뇌줄기, 교세포 그 자체를 말합니다.
교세포라는 단어가 낯설 수 있어서 설명을 하자면,
대뇌, 소뇌, 뇌줄기의 기능을 보조해주는 세포를 일컫습니다.
교세포에는 성상세포, 소교세포, 희소돌기아교세포, 뇌실막세포가 있습니다.
뇌막은 대뇌, 소뇌 등 뇌 구조물을 감싸며 다른 구조와 경계를 짓기도 하고 연결해주기도 합니다.
뇌척수액이 흐르는 통로의 기능을 하기도 합니다.
뇌막은 3개 층으로 되어 있는데 뇌수막종은 그 중 거미막을 형성하는 세포가 증식한 종양입니다.
뇌막이 뇌 구조물을 전체적으로 감싸다 보니 뇌수막종이 발생하는 위치는 매우 다양하고,
어디에 생겼는지가 치료 방법이나 예후에 영향을 줍니다.
A. 우선 영상이 만들어지는 원리와 과정이 다릅니다.
뇌 CT는 엑스레이를 이용하고 뇌 MRI는 수소 원자의 공명을 이용합니다.
두 방식이 더 잘 보여주는 구조물이나 질환의 종류가 다릅니다.
보통 뇌출혈 등 급한 상황에서는 빨리 찍을 수 있는 CT를 이용하고,
뇌종양에서는 MRI나 MRA(혈관을 집중적으로 촬영하는 MRI)를 이용합니다.
건강검진 항목에 뇌 MRI가 아닌 뇌 CT가 있었던 이유는
좀 더 저렴하고 시간이 덜 걸리기 때문일 것 같습니다.
제 머리 속 뇌수막종의 경우는 대뇌를 감싸는 위치에 있어 CT로도 어느 정도 발견이 되었습니다.
주변 대뇌와 확연히 경계 지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MRI로 찍으니 더 많은 종양이 발견되었고 경계부도 더 선명히 드러났습니다.
A. ‘부분타우수’는 대략적 경향을 설명한 이론이고,
이 과정 중 일부를 건너뛰거나 역행하기도 합니다.
부정, 분노 등 앞 단계에 머물러 있기도 합니다.
어떤 과정을 거치든 수용 단계에 도달하는 것이 환자의 정신 건강에 가장 도움이 된다고 알고 있습니다.
A. 방사선치료 방법과 위치에 따라 다릅니다.
제가 고민했던 치료는 IMRT(세기조절방사선치료)인데
방사선이 뇌막까지만 들어가니까 괜찮다고 하시는 교수님도 계셨고
주변 대뇌 조직이 어쩔 수 없이 영향 받는다는 교수님도 계셨습니다.
방사선 치료 기간에는 탈모, 뇌부종 등 일시적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고
그 후에는 낮은 확률로 영구적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치료 방법을 선택할 때 예후, 회복기간, 부작용 등 여러 가지를 고려했습니다.
같은 뇌수막종이라도 위치, 크기, 환자 나이, 종양의 성장 속도 등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다릅니다.
A. 판단, 인내, 계획, 목표 지향, 충동 조절, 운동 조절 등을 합니다.
다시 말해 인간을 사람 답게 만드는 역할 중 큰 부분을 수행합니다.
옛날에 이 부분에 관통상을 입은 미국의 한 환자가 있었는데요.
다치기 전과 다르게 화가 많고 괴팍한 성격으로 변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A. 위치나 크기에 따라 뇌수막종 자체 때문에 뇌 손상이 올 수도 있는데, 제 경우 아직 그런 건 아닙니다.
만약 제가 뇌 손상이 온다면 이런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갑자기 종양 크기가 커져서 뇌압이 너무 높아지거나 뇌 탈출 (herniation)이 일어나는 경우
둘째, 수술 시 마취나 출혈에 의해 혈압이 너무 떨어지는 경우
셋째, 수술 시 주변 조직을 건드리게 되는 경우
일단 지금 기준으로는 첫번째 일은 일어날 확률이 낮고,
나머지는 운빨이지만 담당 교수님을 믿어야죠.
어쨌든 멀쩡한 사람보다는 뇌 손상이 올 확률이 조금 높습니다.
A. 보통 뇌수막종은 중년 이후에 발견되고, 성장 속도가 느린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위치만 괜찮다면 수명에 큰 영향이 없겠죠.
제 경우는 이것과 좀 달라요. 일단 개수가 많고, 형태도 일반적인 둥그런 모양이 아닙니다.
다발성 뇌수막종의 경우 진단 후 생존 기간의 중간값이 94개월(7년 10개월)이란 논문이 있어서, 약간 겁먹은 채로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요.
일단 제가 사고나 다른 병으로 죽지 않는다면 이것보다는 훨씬 오래 살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단 중간값(median)은 뇌수막종 진단 후 생존기간을 줄세웠을 때 가장 중앙에 있는 값을 말합니다. 비교적 적게 산 사람과 비교적 오래 산 사람이 얼마나 살았는지는 이 값에 영향을 별로 주지 않습니다.
또한 앞서 말했듯 뇌수막종이 중~노년에 많이 진단 받는 병이기 때문에
그냥 때가 되셔서 가신 경우도 포함해서 7년 10개월이란 값이 나온 것이 아닐까 합니다.
이 논문을 통째로 읽어보진 못했지만 벌써 제가 진단 받은 지 1년 반이 되어가지만 진단 당시와 거의 변화가 없기도 하고요.
그러나 제가 대한민국 평균 수명까지 꽉 채워 건강하게 살 거라고 생각하는 건 다소 비현실적인 것 같습니다.
실제로 이 논문에도 다발성 뇌수막종의 경우 일반 1개짜리 뇌수막종보다 질병 부담이 높고 완치도 어렵기 때문에
평생 관리할 만성 질환으로 여겨야 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따라서 언제까지일진 모르지만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기간이 남들보다 짧을 가능성이 높다는 걸 항상 염두에 두고 지내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