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쓰는 감사일기
토요일 아침,
따뜻한 밥을 지어
하루를 부드럽게 열었다
잠시 눈을 붙이고
느릿하게 다시 깨어
금촌으로 향한 발걸음
익숙하고, 반가운 길
아들과 나란히 앉아
이야기를 풀어냈다
오래도록
2030년의 꿈.
툭툭, 쿡쿡, 웃으며 전해지는 마음
아들이 끓여준 라면 한 그릇,
세상 어떤 미식보다 깊은 맛
또 이야기
끝도 없이 흐르는 이야기
커피숍에가서 가족들의 차를 사오고
흘러가는 시간은
마치 오래된 친구처럼 따스했다
저녁엔
엄마의 닭볶음탕
익숙한 손맛,
매번 다른 손맛(ㅎ)
돌아오는 길,
엄마는 또
내게 시간을 담아 건넸다
하얗게 다듬은 생더덕
완도에서 작은형부가 보내준 김
집에 돌아와
다시, 글 앞에 앉았다
조용히, 차분히
하나하나 단어를 고치고
문장을 어루만지며
마음을 푸는 시간
밤 10시,
석이가 도착했고
저녁을 차려주었다
서로 다른 하루를
따뜻한 밥상으로 이어주는 밤
그리고 다시
펼쳐든 원고
밤 1시까지
쉼 없이 마음을 썼다
하루가 길었고
한가득이었다
그래서 더,
너무너무 감사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