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5.3 해빙 감사일기

다시 쓰는 감사일기

by 장하늘

[해빙 감사일기 — 5월 3일]


새벽 네 시

깊은 잠도 채 털지 못한 채

우리는 길을 떠났다

짐을 싣고, 마음도 싣고

완도를 지나

신지도의 바람 끝까지


몇 번의 휴게소

뜨거운 커피와 식은 숨 사이

작은형부 댁에 닿은 그 순간

치매가 더 깊어진

사돈어르신의 낯선 눈동자

넘어진 상처로

얼굴에 남은 아픔이

가슴에 내려앉았다


그래도

밥은 먹어야 하기에

완도로 향해 회로 점심을 나누고

다시 집으로 돌아와

마늘쫑을 땄다

쪼그려 앉아

마디마디 봄을 담았다


피곤에 젖은 몸

조금 누워

잠시 숨을 고르고

해는 다시 저물어

밤, 완도의 무대 위

반짝이 옷을 입은 가수들을 바라보다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가족과 함께한

긴 길

그 속의 웃음, 피로,

그리고 말 못 할 안쓰러움

그럼에도

감사한 하루였다


오늘

나는 가족과 함께

마음을 나누고

시간을 공유한다

그리고

나는,

함께 살아가는것에

깊이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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