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쓰는 감사일기
물결치는 새벽,
5월의 다섯 번째 날인데
어린이의 웃음도 없이
조용히, 무겁게 시작되었다.
신지도의 밤을 뚫고
새벽 두 시,
깨어버린 나와
설사를 앓는 아들과 엄마.
걱정을 짊어지고
우린 어둠을 달렸어.
굽이굽이, 산길을 지나
나는 갑작스레 멈춰
차문을 열고 내렸고
토를 했다.
탈이 난 나를 대신해
오빠가 핸들을 잡았고
나는 뒷좌석에서
지친 몸을 접고
꿈처럼 잠들었다.
홍성휴게소,
새벽빛이 퍼지던 그곳에서
다시 핸들을 잡았지.
묵묵히 달려
가족들을 무사히 내려놓고
나는 혼자,
고요한 집으로 향했어.
저녁 일곱 시,
하루의 첫 끼는
입안에서 쓸쓸히 씹혔고
두통을 안은 몸은
또다시 잠을 찾아
어둠 속으로 스며들었어.
하지만,
이 하루의 끝에서
나도, 아들도, 엄마도
조금씩 나아졌다는 사실이
묵직한 안도와 함께
가슴에 고이 남았네.
아프고 고된 날이었지만
그래도
돌아올 수 있었고
함께여서 다행이었기에
오늘도 조용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