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5.21. 해빙 감사일기

다시 쓰는 감사일기

by 장하늘

2025년 5월 21일 – 해빙 감사일기



작디작은 교토의 숙소,

고요한 이른 빛이 눈꺼풀을 두드릴 때

나는 오늘도 살아 있음을 느꼈다.


헤이안 신궁의 붉은 기둥 아래

천년의 숨결과 함께 나를 세우고,

하나미코지도리,

그 고운 길을 지나

기요미즈데라의 돌계단을 오르며

한 걸음, 또 한 걸음―

나는 마음속 불안을 걸음마다 흘려 보냈다.


정오의 햇살은 등을 밀고

시간은 무심히도 흐르는데,

닌텐도 박물관 앞에서

사전예약이라는 벽에 막혀

고개를 숙이고 돌아서는 순간조차도

그저 ‘이 또한 여행’이라며 웃을 수 있었다.


폰토초,

아직 어렴푼한 불빛을 지나

시조카라와마치까지 길따라

사람들로 빽빽한 거리를 헤치며

나는 어쩌면

누군가의 삶을 스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삼만 보,

허리는 고되고

석이의 다리는 투정부리지만

그 모든 통증 위에 감사가 앉았다.


나는 걷는 동안 기도했다.

모든 일이 부디

순리대로 흐르기를.

누구에게도 짐이 되지 않기를.

그리고 이 여정이

내 삶의 작은 기적으로 남기를.


여행이란,

목적지보다 마음을 데려가는 일.

그리고 나는,

오늘 하루

참 따뜻한 곳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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