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쓰는 감사일기
집으로 돌아온 날의 숨결
여행의 끝에서
집은 내게 속삭였다
“여기야, 늘 너의 자리야”
침대의 편안함
밥하는 냄새
설거지 하는 소리
끓여서 먹는 물 한잔
내 몸에 스며든다
아침밥을 해먹고
무거웠던 다리를 내려놓고
여독을 벗겨낸 오후,
석이와 병원,
그리고 사전투표
책임이라는 이름의 평온한 의식
저녁엔
엄마와 석이와 셋이서
작은 축하를 미리 꺼내었다
내일이 생일이지만
석이는 아침부터 일정이 있다.
오늘의 고기엔
조금 더 많은 마음을 구웠다
고베에서 미처 삼키지 못한
아쉬움을
한우++로 되새김질하며
작은 동네의 진심어린 육즙이
기억보다 더 깊어졌다
엄마도 고기를 잘 드셔서
기뻤다
집으로 돌아와
불을 끄지 않은 생일 케이크 앞에서
나는
촛불을 껐고
소망을 조용히 기도했다
그 어떤 하루도
지나치지 않게
오늘이라는 이 날도
충분히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