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쓰는 감사일기
6.17 해빙 감사일기
아침.
해야 할 일은 정해져 있다.
마늘.
까야 한다.
아들은 오늘도 홈페이지 작업에 바쁘고
나는 일찍 엄마네로 갔다.
엄마 집 냉장고에서 라면 하나 꺼내
아침부터 라면으로 배부터 채우고
바로
마늘에 착수.
깐다.
또 깐다.
그리고 또, 또 깐다.
시간은 쉴 틈 없이 흐르고
어느새 저녁 7시 반.
손가락 끝은 얼얼하고
몸은 배어든 마늘 냄새로 꽉 찼는데
기분은 나쁘지 않다.
석이랑 금촌에서 만나기로 했지만
마늘 깔 땐 장갑 낀 손,
전화 진동도 허공에 흘러갔다.
결국 집.
배가 고프다.
엄마가 챙겨준 완도산 신선한 야채들.
그 쌈에 밥 한 숟가락 올려
감사히 먹는다.
그리고 다시
컴퓨터 앞.
일정을 정리하고
회사 서류를 하나씩 체크한다.
슬리버라는 이름 아래
하나씩 채워지는 것들.
고단해도,
마음은
오늘도 참 따뜻하다.
감사한 하루하루가
조용히
내게 말을 건다.
"잘하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