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어

언니에게 ㅡ이젠 보낼수 없는 편지

by 장하늘

캐리어


언니가 14일 캐리어에 짐을 넣을때 말이야.

정말이지 가득 넣더라고...

그러니 난

언니가 그저 엄마를 버리고

나가는거라고 생각했어.


옷도 가득, 화장품도

가방이 터질듯이 가득 계속넣길래

당연히 그런줄 알았어.


늘 엄마랑

사는거 괜찮다고,

오히려 좋다고 해놓고

힘들다고 버리는구나

그리고

나도 버리는구나.


어쩔수없지

그럼어쩔수 없지.


그냥 그랬다구.


방금전에

언니 차에서

캐리어를 꺼냈어.

내 아들은 거리를

두고 기다리라고했어.


처음 본 차안

캐리어를 꺼냈어.

그리고 어질러진 짐들.

짐들을 꺼내는데도

냄새때문에 죽을것 같았어.

한번에 탁, 꺼낼수없게

어질러져있더라고.


그리고 짐을 내차에 넣었어.

그런데 짐에 이미 스며든

냄새가 지독해서

페브리즈, 비닐, 테이프를

가지고 왔어.

내 아들이 옆에서 돕고

나는 가방들을

싸고 싸고 싸고

그런데도 냄새가 지독해.


나 비위약한거 알면서...

진짜 해도 해도 너무한다.

나에게 진짜

해도해도너무해.


언니가..미워

언니가 남긴 죄책감이 무거워

언니가 남긴 냄새가 역겨워

진짜 나한테 왜그래?

내가 죽었어야했는데 살겠다고

소리친게 이정도의 죗값인거야?

난 그저 살려고 그랬어.

언니도 나처럼 정신 가다듬고

살라고 그랬어.


씻었는데.

내몸에서도 시체썪는 냄새가 이미 배인건지

계속 냄새가 나.

차안에서도 나겠지.

언니가 남긴 냄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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