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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감사일기

월세집

언니에게ㅡ이젠 보낼 수 없는 편지

by 장하늘

큰언니에게

전화가왔어.

언니가 부천 심곡동에

월세집을 얻긴 했었나보다고.


집주인이란 사람에게

전화가왔데.

월세 낼 때가 됐는데

전화가 꺼져있다고.

큰언니 연락처가 계약서에

있어서 전화를 했데.


큰언니가 집주인에게 언니는

세상을 떠났다고했더니

집주인이 어디서 그랬냐고 묻더래.

혹시나 자기집에서 언니가

죽었을까봐 걱정하는것 같았데.


집주인은

그럼 세 다시 내놓으면 되냐고

물었다네.


언니,

언닌 그래.

죽으려고 한건 아니었구나.

처음부터 죽을 생각은 없었던거지?

그 어떤 생각이?

그 어떤 속삭임이

언니를 그렇게 망가트린걸까?


내가 말려주길 바랬어?

내가 빌기를 바랬어?

그랬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내가 내가

언니에게 빌고

미안하다고하고

어여 돌아와달라고

사정했으면

언닌 돌아왔을까?


내가

안빌어서,

내가 문자에

답도 안해서

화가나서?

그래서 나에게 화내느라...

그러느라

번개탄에 불을 지폈어?


좁은

차안에서

참고 참고

끝내 숨을 멈췄어?


오전에

우울증세로

갑자기 세상만사가

귀찮더라.

그래서

아들에게 걷자고 했어.

우울증이 나도

잡아먹을까봐 무서웠거든.


언니

살거야.

엄마도

지킬거야


언니를 못말려서

언니를 못지켜서

미안해.


난 앞으로 잘살고싶은데

언니가 없어서

슬프고 아파.


숨쉬는게 힘들어.

언니~

언니가 죽은게

제발 꿈이었으면

좋겠어.

받아들이는게 너무 힘들어

언니가 세상에 없다는것 만으로도

난 미칠것같아.

그런데 현실은

더 가혹해.


언니가

나때문에

죽었어.


내가 어쩌길바래?

그날...

정말 난

언니에게 화내지말고

내가 죽었어야해?


집도 얻었으면서

그집으로 가지

그집에서 살지

그것도 아니면

집앞까지 왔으면

그냥 들어왔어야지

그랬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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