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의 의미-1월
금요일은 원래도 마음이 조금 풀어지는 날인데,
오늘은 전기가 1시간이상 “정전 모드”로 들어가 버렸다.
(세상에서 제일 성실한 직원이 전기라는 걸… 오늘 알았다.)
오늘도 아침 챙겨 먹고 자유수영을 하러 갔다.
이제 수영이 “맘대로 안되지만 재밌다”에서
“재밌고, 가끔은 편안하다”로 넘어가는 중이다.
물은 여전히 차갑고, 나는 여전히 인간인데,
그래도 확실히 전보다 덜 버둥거린다.
작은 변화들이 좋다.
15분(오전, 오후 스트레칭 + 책읽기) 루틴도 했고, 로봇청소기도 돌렸다.
로봇청소기는 참 신기하다.
내가 멍하니 있어도 바닥이 정리된다.
(나도 … 로봇청소기처럼 살아보고 싶다. 조용히, 착착.)
석(남자친구)이가 볼일 보러 나갔는데,
나는 엄마네로 피신(?)하지 않고 집에 남아 있었다.
보험 일을 해야 해서.
그리고 실제로 조금 진도가 나갔다.
다만 마무리는 다음 주쯤 될 것 같다.
상담이 필요할 것 같아서, 급하게 밀어붙이진 않기로 했다.
오늘의 나: “진도는 나갔고, 마음은 안 찢어졌고, 집은 유지됨.”
이 정도면 꽤 괜찮다.
박상영 님 에세이도 오늘 15분 읽기로 끝냈다.
‘순도 100%의 휴식’.
글이 위트 있는데 가볍지 않고, 가볍지 않은데 부담스럽지 않다.
그 균형이 너무 멋있더라.
그래서 오늘 내가 세운 작은 목표 하나:
“나도 가벼운 문장으로, 중요한 걸 얘기하는 사람 되기.”
(일단 오늘의 위트: 정전 덕분에 내가 ‘전기 없는 인간’이라는 사실을 확인함.)
점검 때문이라지만, 전기가 딱 끊기니까
집이 갑자기 ‘멈춘 세트장’이 됐다.
불도, 소리도, 리듬도.
당연하던 것들이 한꺼번에 사라지는 느낌.
그리고… 집에 혼자 있을 때 또 크게 울었다.
그거, 이상한 거 아니다.
오히려 마음이 쌓인 걸 몸이 “배출”하는 방식일 지도.
다만, 울음이 너무 자주/너무 오래 이어지거나
혼자 감당이 안 될 정도로 위험하게 느껴지면
그땐 도움을 ‘빨리’ 사람들이 있는곳으로 가야겠지. 그것도 확실히 안다.
아..그리고 또 집문제...
4층이 내 집인데 2층에서 물이 샌다 하고, 3층은 괜찮다 하고…
그래서 4층 점검을 한다는 이 상황.
진짜 현실은 소설보다 잔인하다. 뭐가 이렇게 문제투성인건지... 제발좀.
해결되자..
아침 챙겨 먹기
자유수영 다녀오기
15분 루틴
로봇청소기 돌리기
보험 일 진도 조금
책 1권 완주
혼자 있는 시간을 버티기
오늘은
전기가 꺼지고, 마음도 잠깐 꺼지고,
그래도 다시 켜지는 날이다.
“해결”의 날이라기보다
“유지”의 날로 하루하루가 채워진다.
그래도 뭐. 유지하는게 어디인가? 유지는 생각보다 강한 기술이다.
오늘처럼 ‘정리와 전환’이 섞여 있던 날들.
1885년 1월 9일 — 한성조약 체결
큰 사건(갑신정변) 이후의 뒷정리.
혼란이 끝난 뒤에도 “처리해야 할 것들”은 남는다.
1930년 1월 9일 — 학생 만세시위가 지역으로 확산
광주학생운동이 전국으로 퍼져가던 흐름 속에서, 개성 등지에서도 만세시위가 있었다.
작은 움직임이 이어지면, 흐름이 된다.
1995년 1월 9일 — 드라마 ‘모래시계’ 첫 방송
한 시대의 감정을 정면으로 다룬 이야기.
때로는 이야기 하나가, 사회의 기억을 붙잡아 주기도 한다.
2007년 1월 9일 — 아이폰 공개
“일상”의 모양을 바꾸는 물건은 늘, 처음엔 그냥 신기한 물건으로 보인다.
1941년 1월 9일 — Avro Lancaster 첫 비행
처음 뜨는 건 늘 불안하지만, 그래도 뜨는 순간이 있다.
“오늘은 전기가 꺼졌지만, 나는 완전히 꺼지진 않았다.
유지한 하루는, 생각보다 단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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