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하루의 의미 2월
2월 15일: 꼬막은 숟가락으로, 마음은 조금씩
– 하루하루의 의미 프로젝트 15/28, 46/365
일요일.
새벽에도 눈이 떠졌다.
아침에도 몇 번 더 뒤척이다가 겨우 일어났다.
내 침대가 아니라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잠은 얕아진다.
8시. 엄마는 아직 꿈나라.
8시 반, 나는 스트레칭을 했다.
오빠에게 아침으로 샐러드를 먹을지, 라면을 먹을지 물었다.
라면 종류를 묻는다.
짜파게티, 신라면, 너구리, 진짬뽕, 진라면.
잠깐의 선택 끝에 “너구리”라고 한다.
오빠는 라면을 끓였고,
나는 일어난 엄마와 샐러드로 아침을 시작했다.
라면과 샐러드. 같은 식탁, 다른 방향.
그리고 쉬기.
웹툰 보기.
그러다 또 눕기.
점심은 내가 알배추와 삼겹살을 쪄서 먹자고 제안했다.
내가 준비했고,
엄마는 어제 양념해둔 돼지갈비를 끓였다.
둘 다 단단한 메뉴였다.
점심을 먹고 방에 들어가 약을 먹고 누웠다.
그리고 또 잠이 왔다.
요즘 잠은 자주 오고, 깊게 오고, 이유 없이 온다.
오후 5시쯤 아들이 치킨을 먹겠냐고 물었다.
나는 “살과의 전쟁” 중이므로 건너뛰었다.
전쟁은 사소한 결심에서 시작된다.
주방에 갔더니 엄마가 꼬막을 까느라 혼났다고ㅈ한다.
손톱으로 까느라 힘들었다고 했다.
미처 못 깐 꼬막이 소쿠리에 담겨 있었다.
나는 숟가락으로 쉽게 깔 수 있다고 보여주며
나머지 꼬막을 깠다.
왜 안 불렀냐고 물었더니,
쉬라고, 자식 아끼느라 안 불렀다고 했다.
그 말에 마음이 조금 짠해졌다.
오늘도 15분 루틴은 했다.
별일은 없었지만,
하루는 채워졌다.
오늘 해낸 것들
15분 루틴
아침 식사 준비(샐러드/라면 선택)
점심 제안 및 준비(알배추+삼겹살)
약 복용
치킨 유혹 건너뛰기
블로그에 읽은책 한권 정리
꼬막 손질(숟가락 시범 포함)
역사 속 2월 15일의 한 장면들
오늘처럼 선택과 보호, 시작과 종결이 함께 기록된 날들.
1898년 2월 15일 — 미국 전함 ‘메인호’ 폭발 사건
이 사건은 미·스페인 전쟁의 계기가 되었다.
한 번의 폭발이 역사의 방향을 바꾼 날.
1942년 2월 15일 — 싱가포르 함락(제2차 세계대전)
영국군이 일본군에 항복하며 동남아시아의 세력 구도가 바뀐 순간.
제국의 균열이 선명해진 날이었다.
1564년 2월 15일 — 갈릴레오 갈릴레이 출생
지동설을 주장하며 “그래도 지구는 돈다”고 말한 사람.
진실은 때로 외롭지만 오래 남는다.
1921년 2월 15일 — 영국·아일랜드 조약 관련 협상 본격화
갈등이 문서로 정리되기 시작한 날.
끝은 총이 아니라 조약으로 온다.
2013년 2월 15일 — 러시아 첼랴빈스크 운석 폭발
하늘에서 날아온 돌이 도시를 흔들었다.
인간의 계획과 상관없이 우주는 움직인다.
1879년 2월 15일 — 미국 대통령 러더퍼드 헤이스, 중국인 이민 제한 법안 거부권 행사
이민과 차별, 정책과 인간 사이의 갈등이 기록으로 남은 날.
오늘의 문장
“숟가락으로 까는 꼬막처럼,
마음도 조금만 방향을 바꾸면 덜 아플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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