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의 의미
– 하루하루의 의미 프로젝트 27/28, 58/365
새벽에 눈을 떴는데 석이가 집에 와 있었다.
차를 가져갔었고, 그만 일하겠다고 했다고 했다.
그래서 아침까지 푹 잘 수 있었다.
그 말 한마디에 하루의 리듬이 조금 달라졌다.
8시 40분쯤 일어나 스트레칭을 하고,
샐러드를 챙겨 먹으려고 석이를 깨웠다.
잘 안 일어나서 몇 번이나 더 깨웠다.
“수영 다녀와서 자.”
결국 같이 샐러드를 먹고,
많이 늦게 수영장에 도착했다.
25분.
겨우 25분 수영을 하고 나왔다.
짧았지만 물은 여전히 반가웠다.
마트에 들러 사려던 것들을 담았다.
참 필요한 게 많았다.
장바구니는 무겁고 마음은 조금 가벼웠다.
그런데 집에 와 보니 간장을 안 샀다.
다음에 사야 한다.
인생은 늘 이렇게 빠뜨린 것 하나씩 남긴다.
집에 와서 석이 점심을 차려주고 토스트도 만들어주었다.
나는 딱 한입만 먹고, 점저로 남은 누룽지를 먹었다.
배는 불렀지만, 곧 다시 고플 것 같은 예감은 뒤로 밀어두었다.
저녁을 차려주고 둘이 대화를 나눴다.
석이는 오랜만에 헬스를 하러 갔다.
나는 세입자에게 전화가 와서 통화했고,
2층 공사를 맡은 분들과도 통화했다.
무언가 죄송하다고 말하는 것도 지칠 때가 있다.
말은 짧았지만 마음은 길게 남았다.
저녁에는 마트에서 사온 계란을 삶고, 단호박도 삶아두었다.
손을 움직이면 마음이 덜 복잡해진다.
오늘도 하루가 지나간다.
텅 빈 마음을 채운 게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도 수영을 했고, 밥을 챙겼고, 통화를 했고, 삶은 계란이 냉장고에 있다.
내일은 엄마네에 가지 않는다.
엄마는 부천에 있고, 아들도 없고,
석이도 나갈 예정이다.
혼자 있는 하루.
그래도 되는 건지, 괜찮은 건지,
벌써부터 조금 걱정이 된다.
그래도 아마
내일도 일어나서 스트레칭을 하고,
뭔가를 삶고,
글을 쓰고,
루틴을 할 것이다.
오늘도 15분 루틴은 했다.
루틴은 나를 놓지 않는 작은 고리 같다.
스트레칭 + 샐러드
25분 수영
장보기(간장은 빠뜨림)
점심/저녁 준비
세입자 및 공사 관련 통화
계란 + 단호박 삶기
15분 루틴
“빠뜨린 간장 하나처럼, 마음에도 빈칸이 남는다.
그래도 하루는 지나가고, 나는 아직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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