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5일: 잠으로 채운 오전, 사람으로 채운 오후

하루하루의 의미3월

by 장하늘

3월 15일: 잠으로 채운 오전, 사람으로 채운 오후

– 하루하루의 의미 프로젝트 15/31, 74/365

일요일.

꼬박 밤을 새우며 드라마 〈자백의 대가〉를 봤다.

그리고 7시 독서모임에 들어갔다.

오늘은 세 명이 참석했다.

『고구려 7권』 중간쯤까지 읽고 이야기를 나눴다.

밤샘 끝의 독서모임이라니, 정신은 몽롱한데 이상하게 마음은 또렷했다.

좋은 시간은 늘 그렇게 피곤함을 잠깐 밀어낸다.

하지만 밤을 샌 여파는 바로 왔다.

성당은 가지 못했다.

오늘의 오전은 미사가 아니라 잠으로 채워졌다.


점심쯤 일어나 샐러드를 먹고,

책을 읽고, 블로그도 조금 했다.

설거지도 하고, 그렇게 느슨하게 시간을 보냈다.

오후 4시쯤 석이 점심을 차려주고

그제야 오전 스트레칭을 했다.

순서가 조금 어긋난 하루였지만,

그래도 아예 빠진 건 없었다.


그 뒤로 나도 점저를 먹고

6시 전에 집을 나섰다.

나는 엄마네로 갔다.

아들과 커피숍에 가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가졌다.

회사 이야기도 하고, 그냥 이런저런 수다도 떨었다.

일 이야기와 수다는 늘 반반쯤 섞여 있다.

진지하다가도 웃기고, 웃기다가도 결국 현실 얘기로 돌아온다.

다시 엄마네로 와서는 유튜브를 보며 시간을 보냈다.

늦은 저녁까지 엄마는 밥도 안 먹겠다고 버텼다.

쌀국수라도 드시라고 한참 닥달했다.

아~

잔소리는 정말이지 너무너무 힘들다.

그래도 결국 그런 시간들이 다 가족 시간이다.

오늘도 15분 루틴은 했다.

근근이, 하지만 놓치진 않았다.

오늘은 많이 한 날은 아니지만,

그냥 그렇게 흘러간 일요일도 또 하나의 기록이 된다.


오늘 해낸 것들

밤샘 후 독서모임 참여

샐러드 한 끼

블로그 조금

설거지

스트레칭

아들과 커피 대화

엄마네에서 늦은 저녁 챙기기

15분 루틴 완료


역사 속 3월 15일의 한 장면들

오늘 날짜는 이상하게도 배신, 혁명, 선언, 체제 변화 같은 말들이 자주 붙는 날이다.


1960년 3월 15일 — 3·15 부정선거

대한민국 제4대 대통령·제5대 부통령 선거에서 이승만 정권과 자유당이 조직적인 부정선거를 벌였고, 이는 마산 시위와 4·19혁명의 직접적인 불씨가 됐다. 3월 15일은 한국 현대사에서 “민주주의가 짓밟힌 날”이면서 동시에 “민주주의가 다시 깨어난 출발점”으로 기억된다.


기원전 44년 3월 15일 — 율리우스 카이사르 암살, ‘이드 오브 마치’

로마 원로원에서 카이사르가 암살당한 날이다. 이후 3월 15일은 서양 문화권에서 배신과 불길함의 상징처럼 남았다. “조심하라”는 경고가 역사와 문학을 함께 타고 오래 살아남은 날짜다.


1493년 3월 15일 — 콜럼버스, 첫 항해를 마치고 스페인 팔로스로 귀환

대서양을 건너 돌아온 이 귀환은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계기 중 하나가 되었다. 한 항해의 종료였지만, 세계사의 다른 시작이기도 했다.


1848년 3월 15일 — 헝가리 혁명 시작

부다페스트에서 검열 폐지와 개혁을 요구하는 ‘피 한 방울 없는 혁명’이 일어났고, 이후 ‘3월 법’으로 이어지며 근대 헝가리 국가의 기반을 만들었다. 지금도 헝가리에서는 3월 15일이 국가적 기념일처럼 기억된다.


1917년 3월 15일 — 러시아 황제 니콜라이 2세 퇴위

니콜라이 2세가 퇴위하면서 로마노프 왕조와 러시아 제국의 시대가 막을 내렸다. 한 사람의 퇴위였지만, 실제로는 제국 전체의 끝이었다.


1965년 3월 15일 — 린든 B. 존슨, ‘We Shall Overcome’ 연설

셀마 행진이 폭력적으로 저지된 뒤, 존슨 미국 대통령은 의회 연설에서 “We Shall Overcome”을 인용하며 투표권 법안을 밀어붙였다. 말 한마디가 제도 변화를 견인한 상징적 장면으로 남아 있다.


1990년 3월 15일 — 고르바초프, 소련 초대 대통령 선출

소련 인민대표회의는 새로 만든 대통령직에 미하일 고르바초프를 선출했다. 냉전 말기의 구조 변화가 제도적으로도 확정된 날이었다.


2011년 3월 15일 — 시리아 반정부 시위 본격화

브리태니커에 따르면 이 날 시리아 여러 도시에서 반정부 시위가 열렸고, 이는 이후 장기 내전으로 이어졌다. 거대한 비극도 처음에는 거리의 구호와 작은 시위로 시작된다.


1985년 3월 15일 — symbolics.com 등록, 인터넷 최초의 도메인 이름

오늘날 너무 당연한 인터넷 주소 체계도 시작은 하나의 등록이었다. 지금 우리가 블로그 주소를 만들고, 링크를 남기고, 온라인에 ‘자리’를 갖는 방식의 출발점 같은 날이다.


오늘의 문장

“밤을 새우고도 사람을 만나고, 졸면서도 하루를 건넜다.

완벽하진 않았지만, 오늘도 하루는 내 쪽으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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