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잔소리 듣고 싶은 날11

젊을 때 예쁘게 꾸미고 다녀라

by 장안녕


20살, 드디어 바라고 바라던 성인이 되었다. 어릴 때부터 어른이 되고 싶었던 이유는 자유 때문이다. 어른들은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모습이 몹시도 부러웠다. 물론 어른이 되면 막강한 책임감을 짊어져야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자유’라는 가치 하나만 바라보며 빨리 어른의 시기가 오기를 빌었다. 20대와 30대는 참으로 젊은 시절이다. 하지만 젊어서 무엇이 좋은지는 잘 모르겠다. 어른들의 눈에 젊은이는 좀 철이 없거나 모자란 부분이 많이 있다.


엄마의 눈에 나 또한 그랬다. 특히 내가 외출을 할 때면 엄마는 심히도 못마땅하게 여겼다. “옷이 그게 뭐고? 좀 예쁜 것을 입지.”, “젊을 때 좀 꾸미고 다녀라.” 나는 패션이나 미용에 관심이 적은 편이었고 화려함을 추구하지 않았다. 그래서 엄마의 눈에 딸은 이해할 수 없는 몰골이었다. 나도 나름대로 신경을 쓰고 만족을 하는데 엄마는 자꾸만 예쁘게 입어라, 꾸미라는 말을 덧붙이니 괴로웠다. 그러면서 엄마는 예쁜 옷이 있어도 본인은 어울리지 않는 나이라며 젊을 때 무조건 예쁘게 꾸미라고 강조를 하였다. 엄마와 나는 예쁨을 바라보는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내 기준에서 예쁘게 입어도 엄마는 좀 예쁘게 꾸미라면서 자꾸만 잔소리를 했다. 그러자 나는 엄마가 서로의 다름을 틀림으로 받아들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옷을 입는 방식 외에도 은근히 취향을 강요하는 경향 또한 있었다. 나는 아빠를 닮아 엄마의 말을 듣지 않고 내 고집대로 행동을 했다. 엄마의 잔소리에는 본인이 젊은 시절에 하지 못했던 후회가 담겨 있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았지만 내 취향도 아닌데 따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마냥 젊을 줄만 알았던 나는 어느덧 청년의 막바지에 이르렀다. 누구나 본인의 마음에 들고 잘 어울리게 옷을 입는 모습이 가장 예쁘다고 생각을 한다. 하지만 엄마의 눈에 여전히 딸의 모습은 탐탁지 않다. 아마 중년이 되어도 딸은 예쁘게 꾸미고 다니라는 엄마의 잔소리를 듣지 않을까 싶다. 노년에도 엄마의 잔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다행이라 생각을 하면서 귀찮게 여기지 않을 자신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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