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잔소리 듣고 싶은 날10
끈기 좀 지녀봐라
끈기는 쉽게 단념하지 아니하고 끈질기게 견디어 나가는 기운을 뜻한다. 비슷한 단어로 인내, 참을성, 뚝심, 강단, 지구력 등의 단어가 있다. 어릴 때부터 나는 끈기가 부족한 아이였다. 내 기억에 의하면 미술학원은 약 3개월 정도 다녔고 피아노는 1년을 조금 넘겼지만 2년은 채우지 못했다. 미술학원을 그만 둔 계기는 그림을 못 그리는 내 실력을 나도 견디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지금의 관점에서는 어이가 없는 이유라고 할 수 있다. 미술학원에서는 학생들의 작품을 한쪽 벽면에 게시하는데 잘나고 월등한 그림만 많았다. 그 가운데 내 그림은 볼품이 없는 수준이었다. 그 시절부터 내게는 아주 조그마한 그림 재능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피아노의 경우 재미를 느꼈는지 잘 모르겠지만 점점 흥미를 잃었기 때문에 그만두지 않았을까 생각을 한다. 이런 나를 두고 엄마는 끈기가 없어서 앞으로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느냐는 말을 자주 했다. 그런 말을 들으면 나는 왜 끈기가 부족한지 스스로가 원망스러울 뿐이었다. 그러다가 엄마는 나를 서예 학원에 보냈다. 초등학생에게 가만히 앉아 먹 냄새를 맡으며 붓글씨를 그리는 일은 따분하기 그지없다. 초반부터 그만두고 싶었지만 엄마가 또 끈기가 없다는 소리를 할까봐 억지로 참았다. 결국 잔소리를 피하고 싶다는 생각에 꾸역꾸역 학원을 다녔고 5년 가까이 하기 싫은 일을 하다가 한계에 부딪혀 그만 두었다. 비교적 어린 나이에 원하지 않는 일을 묵묵히 해버린 경험이 있지만 어떤 교훈도 얻지는 못했다. 나중에 캘리그래피 열풍이 불어도 시큰둥하였고 서예 전시회가 있어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어른으로 자라나서도 뚜렷한 흥미와 적성이 없었다. 그런 관계로 아무 회사에 들어가 끈기를 발휘해보기 위해 몸부림을 쳤지만 도중에 그만두는 일이 자주 있었다. 그런데 회사에 다니면서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조금씩 실천을 했는데 아직까지 성과는 없지만 손을 놓지 않고 있다. 글을 쓰는 습관은 어느덧 10년을 훌쩍 넘어 20년을 바라보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30년과 50년을 넘어서도 그 습관이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엄마가 30년 넘게 끈기를 발휘하여 아빠와 살고 있는 모습을 보니 어쩌면 나도 엄마처럼 오랫동안 글쓰는 일을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