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하지 않은 내가 특별한 삶을 만들기 위해
나는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아니다. 평범하다고 하기에는 조금이라도 더 나은 면을 찾을 수도 있겠지만 분명한 건 '재능 있다'라고 할 만큼 특출 난 무엇인가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 정말로 재능 있는 사람들은 단순히 뭔가를 잘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은 새로운 것을 곧바로 이해하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성과를 낸다. 그들에게는 '탁월함'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면이 있다. 나는 그렇지 않다. 새로운 것을 보면 남들에게 보여주기 전에 미리 배우고, 익히고, 닥쳐올 상황을 상상해서 대비해야 한다. 창의적인 방식이 곧바로 떠오르기보다는 주어진 것을 이해하고, 소화하고, 정리하는 방식이 먼저 온다.
애매한 재능은 축복이 아닌 저주라고도 하는데 내가 가진 것이 있다면 딱 그 언저리에 놓여 있을 것 같다. 다행히도 나는 애매한 재능이 반드시 저주는 아니라는 사실을 안다. 애매한 재능은 나의 선택과 행동에 따라 축복이 될 수도, 저주가 될 수도 있는 씨앗일 뿐이다. 나는 내가 씨앗이라는 것을 알지만 꽃 피우지 않는 삶을 바라지는 않는다. 나는 내 인생이 더 의미 있기를 바란다. 비록 처음부터 탁월하지는 않더라도 끝에 가서는 나름대로 위대한 무엇인가를 성취하는 삶을 살기를 원한다. 그리고 내가 아는 한, 비범하지 않은 사람이 비범한 무엇인가를 성취할 수 있는 방법은 꾸준함 뿐이다. 매일 조금씩이라도 더 나아지는 삶, 그 변화를 꾸준히 이어나가는 것만이 평범이 비범을 넘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래서 항상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목표로 삼았다. 사실 하루 사이의 변화라는 건 눈에 띄기 어렵기도 하고, 사람도 자연과 마찬가지로 위아래로 출렁이는 변동성을 가지고 있기에 상승하는 추세보다 아래로 향했던 그 하루의 변동성이 더 커서 '더 나은 오늘'이라는 것을 실감하기는 어렵다. 그런 현실적인 면을 고려해서 매일 나아지는 것을 체감하지는 못하더라도 한 달 전, 지난 계절, 작년과 비교했을 때는 조금 더 성장한 나를 확인하는 것을 바랐다. 그리고 그동안은 예전의 나를 생각했을 때 지금이 훨씬 낫다는 생각이 든 것을 보면 나름대로 잘해왔던 것 같다.
그런데 요즘 들어서는 몇 달 전의 나보다 지금의 내가 나아졌다고 말하기 어려웠다. 사람들을 대할 때 내가 원하지 않는 모습을 나에게서 종종 보게 되면서 인격적으로 전보다 더 좋은 사람이 되었다고 생각할 수 없었다. 배움에서도 시간을 죽일 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해서 특별히 성취하는 게 없는 시간들이 지나갔다. 그리고 일에서도 몇 달 전의 내가 이룬 것과 지금의 내가 이룬 것에 별다른 차이는 없었다. 일을 개선하려는 마음도, 노력도 이전과 같지 않았다. 분명히 꾸준히 무엇인가를 하려고 한 건 맞는데, 부지런히 삶을 살아가려는 시도는 한 것 같은데 어느 것 하나 제대로 개선되지 않았다.
꾸준히 하긴 했는데 전처럼 나아진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던 건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반년쯤 전의 나는 조금 힘들었다. 힘들고 지친 와중에 그걸 보여주지 않으려는 마음에 더 달렸다. 다른 생각이 나지 않도록. 사실 그때의 나에게 필요한 건 솔직해지는 것, 잠깐 쉬어가는 것, 심호흡도 하고 기지개도 켜고 다시 어디를 향해 갈지 충분히 고민하고 시작하는 일이었다. 왜 매일같이 공부하고, 운동하고, 일을 하는지에 대한 대답을 잃어버린 채로 그저 관성에 이끌려서 하던 것들을 하고, 더 가속하니 마음은 그 하루에 함께 있지 못했다. 그래서 시간은 보냈지만 나는 바뀌지 않았다.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뒤로 갔다.
어찌 되었든 한 반년쯤의 시간이 지났고, 시간이 내게 이런 문제들을 똑바로 볼 수 있게 해 주었다. 나를 돌이켜볼 수 있게도 해주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도 자연스럽게 채워졌다. 그러니 이제는 다시 천천히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매일같이 하는 것들에도 매일같이 마음을 다하고, 부족한 내 모습이 드러나지 않도록 다정하게 사람들을 대하고, 일에도 다시금 열정을 가지는 하루를 살자.
나는 특별하지 않다. 그러나 특별한 무엇인가를 이루고 싶다. 그러니 정신 차리고 앞으로 걸어가야 한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