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보니 직장인이면서 대학원생 02#] 직장인 대학원 병행 도전기
지피지기 백전백승 이라고 했던가. 상대를 알고 나를 알아야 뭘 해도 하는 법. 상대적으로 상대방을 아는 것보다 나를 아는게 훨씬 가까우면서도 효율적이라고 생각하여 우선 내 자신부터 파악해보기로 했다.
나는 앞으로 뭘 하고 싶지? 잘 모름.
나는 뭘 좋아하지? 아리까리함.
내가 그리는 10년 뒤 미래는 어떻지? 내일 뭘 할지도 잘 모름.
나를 아는 것이 왜 이렇게 어려운지 원. 태어난 순간 부터 한 순간도 나와 함께 하지 않은 적이 없는데 너무 쉽지 않다. 그러면 우선 어려운 것은 잠깐 뒤로 미루고 쉬운 것 부터 생각해보자.
그래, 그러면... 조금 더 쉬운 거. 우선 내 손에 있는 것 부터 확인 해볼까.
지금 내 상태? 우선 하는 일은 이전 글에서 언급한 것처럼 8년차 HRer.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지 고민.
지금 하고 있는 일, 힘들고 어렵고 가끔 혼자 소주 마시면서 울기도 하지만(ㅠㅠ) 기본적으로는 좋아하고 잘 하고 있는 것 같다. 적어도 이 일을 시작한 이후로 '아 이거 나랑 안 맞는 것 같은데. 때려칠까.' 라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는 듯. 모든 직업과 직무가 나름의 고충과 고통이 있기 마련인데 그 선에서 그렇게 벗어나지 않는 것 같다.
왜 좋아한다고 생각하는데? 목표를 함께 세우고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며 돕고, 나아가 본인의 직무와 일에 집중하느라 보지 못하거나 아직 보지 않은 사람들의 잠재력이 시너지가 날 수 있게 돕고, 병목현상을 해결하여 목표 달성을 나아가게 하는 것이 내게는 큰 보람인듯.
왜 잘한다고 생각하는데? 다양한 관점에서 사고를 하는 것을 좋아하고 문제 해결 방법을 커스터마이징하여 만드는 재주가 있는 듯. 그래서 기획자, 마케터, PD라는 직무도 수행이 가능 했다. 목표와 방향성에 대해 계속해서 점검하고 문제가 되는 부분을 빠르게 알아채리는 역량도 있는 듯. 나는 현장/라이브 일라고 칭하는데, 고객을 접점에서 대응해야하는 직무를 오래하다보니 터득하게 되었고 이 점이 업무할 때도 이어진 것 같다. 그리고 늘 언급되는 나의 실행력과 끝까지 해내려는 근성. (근성은 지지 않지!)
음... 그러면 우선 지금 하고 있는 일인 HR 분야 직무부터 어떻게 할지 고민해볼까?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어떤 옵션들이 있을까.
좋아, 다음 단계.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거,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거. 아깝다고 생각하는 게 뭐가 있지.
현재 회사에서 HR 리드로 일을 하며, 문제 정의/발견 부터 기획, 설계, 내재화, 운영, 그 후속 작업까지 한 사이클에 내 손이 안들어가는 곳이 없다. 그런데 이게 바로 가설 수립, 검증, 데이터 분석, 결과 해석 이라는 과학적 방법론 아닌가?
나는 나의 경험이 언젠가 또 다른 가치를 갖고, 그 가치가 다른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인생, 취미, 관계 등등 다양한 분야에서 그러한데 내가 가장 많은 리소스를 할애하는 일에 대해서도 그렇지. 이를 위해 나는 다양한 행동을 하고, 그 중 하나가 다양한 방법으로 기록을 오랫동안 열심히 하고 있는데 이 기록을 정제하고 모으면 무언가 쓸모가 있지 않을까?
어.. 잠깐만. 이 두 개를 연결하면.....그게 바로 대학원에서 하는 일 아닌가?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고, 결과를 설득력 있는 글로 발표하는 일련의 과정.
이렇게 되니 대학원이라는 옵션이 갑자기 우선순위로 확 치고 올라가게 된 것이다.
갑자기? 저요? 대학원이요? 제가요?
내가 나 스스로에게 위 물음(;)을 반복하여 어리벙벙한 상황.
아 그래, 좋다. 내 안의 질문과 그 때 가능한 답변이 가리키는 방향이 될 수는 있지. 좋다. 이제 부가적인 옵션들을 고민해보자.
우선, 이 모든 대전제는 '직장을 병행하며 할 것'. 그러다보니 특수대학원이나 MBA를 고려 안할 수 없었다.
특히 경영학은 직장인이 주대상인지라 야간 수업이 대다수고 직장인 루틴에 맞춘 일정이라고 한다. 어, 그런데, 나는 과학적 방법론에 따른 연구(문제 정의, 해결, 결과 분석 및 기록)를 하고 싶은 사람이지. 왜 특수대학원이나 MBA를 다니는 사람들이 가장 기대하는 게 뭐지? 학위와 네트워킹. 그건 나에게 가장 큰 기대 가치는 아니지. 그러면 우선 보류해두자.
일반대학원이 내 기대 가치에 가장 부합하는 목적을 갖고 있긴 한데, 지금 내가 가능한 상황인가? 우리 회사는 근무 제도가 매우 유연하고 구성원의 상황에 합의점을 찾아가는 곳이지. 현재도 구성원 중에 그렇게 근무 제도를 협의한 분들도 있고.
그러면 일반대학원은 현재 몸 담고 있는 회사에서 시작하기 제격이지 않을까? 특수대학원, MBA는 내가 근무제도가 보수적인 회사에 다녀도 다닐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내가 '지금' 내 상태와 갖고 있는 것과 할 수 있는 것 등을 모아서 '대학원 도전'이라는 길을 발견했다. 이 때가 대학원 합격 확정으로부터 약 8개월 전 이었다.
직장 일반대학원 병행. 많은 수기와 후기와 검색어가 있는 걸로 보아 쉽지 않으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는 영역인 모양. 직장인 대학원 후회, 직장인 대학원 현실 이라는 검색어 들이라니; 아니 너무 겁주는거 아니오;
그치만 뭐..우선 해보지 뭐. 해봐야 아는거지. 대학원 진학 후회 하고 힘들다 하는 사람도 있지만 직장 다니며 석사 취득에 성공한 사람도 있는 거고. 나는 지금 좋은 조건을 갖췄고. 준비하면서도 (진학하고서도) 고민은 계속 될 거고.
그만두는 건 언제라도 할 수 있으니 우선은...시작 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