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문단 밖 세상으로 날려 보내며: 새로운 연결을 시작합니다
안녕하세요, 시인이자 에세이스트 장지연입니다.
그동안 제 공간에 머물며 서툰 문장들을 읽어주시고, 때로는 뜨겁게 호흡해 주신 독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여러분의 응원은 '글이 도망가고 생각이 가출하는' 고단한 순간에도 제가 다시 펜을 잡을 수 있게 하는 유일한 동력이었습니다.
오늘 저는 오랜 고민 끝에, 이곳의 일부 공간을 멤버십으로 전환하여 여러분과 조금 더 밀도 있는 대화를 시작해 보려 합니다.
저는 등단 이후 9년이라는 시간 동안 시라는 우물 안에서 부단히도 끄적여왔습니다. 등단의 기쁨도 잠시, 제 글이 과연 '시답잖은 시'는 아닐까 하는 불안함에 수많은 문단을 기웃거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 마주한 현실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시화전을 열거나 낭송 영상을 만드는 일조차 시인의 자비와 희생이 당연시되는 구조였고, 선배 시인들이 정성껏 내놓은 시집이 인세 한 푼 없이 '글동냥'처럼 취급받는 모습에 깊은 염증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물론 그 모든 관례가 잘못되었다고 단정 짓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저는 제 시와 글들이 문단이라는 좁은 우물 안에서만 공허하게 울리는 것을 견딜 수 없었습니다. 저는 제 시가 문장을 넘어 노래로, 그림으로, 그리고 방송으로 널리 날아오르기를 꿈꿉니다.
그래서 저는 시를 세상 밖으로 날려 보내고자 브런치에 입문했습니다. 최근에는 시를 각색하여 대학로에서 실험극을 무대에 올리고, FM 96.3 MHz에서 <영화음악과 함께하는 장지연의 에세이산책>을 진행하며 경계 없는 예술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이번 멤버십 전환은 단순히 글을 유료로 판매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타인의 시선에서 조금 더 자유로운 공간에서, 저의 가장 내밀한 갈등과 철학적 성찰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기 때문입니다. 관계의 틈새에서 마주하는 날 선 감정들과 그것을 치유해가는 과정을 조금 더 용감하게 꺼내놓으려 합니다.
일반 글을 통해서도 여전히 여러분과 만나겠지만, 멤버십이라는 조금 더 단단한 연결 안에서 우리의 사유가 더욱 깊어질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시와 에세이가 때로는 따로, 때로는 나란히 걷는 이 연재의 길에 기꺼이 동행해 주신다면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이겠습니다.
상처 난 자리에 새살이 돋기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정성스러운 글들을 준비해 두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