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과 사의 틈에서 우는 (시)
공항에서
공항은 이별의 통로인가,
만남의 통로인가
서성이는 설렘과 불안
머뭇거리는 호기심과 적당한 피로가
긴 의자에 앉아 무너진 허공에 흡수된다
밀려오는 생(生)의 행렬과
돌아가는 길은 서로의 둥을 보지 못한다
석양이 예쁜 푸꾸옥에서
내가 상실한 것은
서해로 지는 태양과 닮았을까
가는 곳마다 겹쳐지는 얼굴이
마음 깊은 곳의 우물을 채운다
기억은 상실의 시간에
아픈 이별은 깊은 바다에
탯줄의 언약은 모래밭에서 미아가 되었다
짐이 트랙을 지나간다
퍼런 직인이 찍히고
날카로운 눈이 나를 훑는다
되돌아갈 수 없는 길을 통과한다
한 줌의 재로 항아리에 잠든 어머니
차마 어루만질 수 없던 가짜 온기
마지막 통곡은 목울대에 걸려 삼켜졌다
찰나는 그렇게 침묵 속에 지나갔다
어쩔 수 없다고
아무도 말하지 않았고
아무도 묻지 않았다
긴 의자에 모로 누운 잡념과 회한도
낮게 깔린 소음 안에서 잠재울 수 없다
나는 떠나왔던가, 도망쳤던가
나는 잃은 것일까, 잊힌 걸까
당신은 떠난 것일까, 보내진 걸까
당신은 사라진 걸까, 돌아간 걸까
읽을 수 없는 문장과 호흡들이 스쳐 간다
뿌리 잃은 망상이 허공에 흩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