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공항에서

생과 사의 틈에서 우는 (시)

by 장지연 작가

공항에서

​공항은 이별의 통로인가,
만남의 통로인가
​서성이는 설렘과 불안
머뭇거리는 호기심과 적당한 피로가
긴 의자에 앉아 무너진 허공에 흡수된다

밀려오는 생(生)의 행렬과
돌아가는 길은 서로의 둥을 보지 못한다

​석양이 예쁜 푸꾸옥에서
내가 상실한 것은
서해로 지는 태양과 닮았을까
가는 곳마다 겹쳐지는 얼굴이
마음 깊은 곳의 우물을 채운다

​기억은 상실의 시간에
아픈 이별은 깊은 바다에
탯줄의 언약은 모래밭에서 미아가 되었다

​짐이 트랙을 지나간다
퍼런 직인이 찍히고
날카로운 눈이 나를 훑는다
되돌아갈 수 없는 길을 통과한다

​한 줌의 재로 항아리에 잠든 어머니
차마 어루만질 수 없던 가짜 온기
마지막 통곡은 목울대에 걸려 삼켜졌다
찰나는 그렇게 침묵 속에 지나갔다

​어쩔 수 없다고
아무도 말하지 않았고
아무도 묻지 않았다

​긴 의자에 모로 누운 잡념과 회한도
낮게 깔린 소음 안에서 잠재울 수 없다

​나는 떠나왔던가, 도망쳤던가
나는 잃은 것일까, 잊힌 걸까
당신은 떠난 것일까, 보내진 걸까
당신은 사라진 걸까, 돌아간 걸까

​읽을 수 없는 문장과 호흡들이 스쳐 간다
뿌리 잃은 망상이 허공에 흩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