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승 시인과 'La Vita e Bella(인생은 아름다워)
새들은 바람이 강한 날 집을 짓는다
막 움트기 시작한 봄의 숨결이 기분 좋게 뺨을 스치는 오늘이 되시길 바라며,
안녕하세요. <영화음악과 함께하는 마음의 산책> 시간입니다. 긴 겨울의 끝자락을 지나, 드디어 새봄이 태동하는 첫날이네요.
정호승 시인은 그의 산문집 《내 인생에 용기가 되어준 한마디》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새들은 바람이 강한 날에만 집을 짓는다"라고요. 높은 나뭇가지 위, 아슬아슬하게 매달린 둥지는 매서운 바람이 불어와도 쉽게 땅으로 떨어지지 않죠. 왜일까요? 새들이 굳이 바람이 가장 거센 날을 골라 집을 지었기 때문이랍니다.
배우지 않았어도 새들은 본능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고요하고 편안한 날에 지은 둥지는 훗날 닥쳐올 폭풍우를 견뎌낼 수 없다는 것을요.
우리네 삶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합니다. 예기치 않은 위태로운 시간들 속에서 이리저리 흔들리며 엮어낸 순간들이 있었을 테고, 어쩌면 그날이 바로 오늘일 수도 있겠지만, 이 어지러운 세파 속에서도 굳건히 버티며 또 한 번의 따스한 봄을 맞이할 준비를 해봐요.
오늘 산책길의 첫 곡은 긴 고민 끝에 골랐습니다. 여러분의 마음에도 다사롭게 닿기를 바라봅니다.
니콜라 피오바니(Nicola Piovani)가 작곡한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의 메인 테마곡입니다. 어린 아들과 함께 나치 수용소에 갇힌 참혹한 비극 속에서도 유머와 사랑을 잃지 않았던 따뜻한 이야기지요.
제71회 아카데미상에서 음악상을 수상한 이 곡에는 삶을 향한 눈부신 긍정이 고스란히 배어 있습니다. 애잔하면서도 다정한 왈츠의 선율은, 얼어붙은 땅을 기어이 뚫고 피어나는 봄꽃의 숨결을 닮은 것 같아요.
'La Vita e Bella(인생은 아름다워)' 들으시며, 당신의 한 주 포근하게 출발하세요.
https://youtu.be/6sC-jHv3mlo?si=kGvHMtkj4XtK2Jh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