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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주 Mar 28. 2018

하노이 기행(03)

하롱베이(Ha Long Bay)


하롱베이(Ha Long Bay)는 1994년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 자연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며 바다 한가운데 3천여 개의 기기묘묘한 크고 작은 섬들이 솟아있는 뛰어난 자연경관을 지닌 곳으로 북베트남을 대표하는 명승지라고 한다.      


  용들이 잠든 곳, 하롱베이


호수같이 잔잔한 에메랄드 빛 바다에 흩뿌려진  수많은 별칭을 갖은 섬들로 인해 "바다의 계림"이라고도 불린다 한다. 하롱(下龍)이란 의미 그대로 하늘에서 내려온 용이라는 의미라 한다.  



전설에 따르면 외적이 침입하자 하늘에서 한 무리의 용들이 내려와 바다 위에 폭풍우를 쏟고 격랑을 일으켜 백성을 구하고, 그 후 하늘로 올라가지 않고 바다에서 살았는데 용들이 용틀임하면서 쏟아 부은 옥구슬 등이 수천 개의 섬이 됐다고 한다.



약 1600㎢의 면적에 이르는 하롱베이는 석회암 지형이 오랜 시간 침식을 거치면서 수천 개의 기암괴석이 만들어져 지금의 자태를 뽐내게 됐다하는데, 여행객을 태운 중대형 선박들이 하롱베이를 떠다니는 풍경이 기암괴석과 어우러져 더욱 멋지다.


하롱베이로 향하는 유람선

또한 유람선을 타고 파도가 거의 없는 잔잔한 푸른 바다위에 아름다운 절경과 석회동굴을 둘러보는 또 다른 재미를 느끼게 한다. 하롱베이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7시간 소요되는 유람선관광인데, 중간에 나룻배와 스피드보트를 번갈아 바꿔 타며 여기저기 솟아오른 기암괴석을 보면서 선상에서 식사하는 것도 색다르게 느껴진다.


유람선에서 갈아타는 스피드 보트

이른 아침, 11명의 일행이 배에 올라보니 32인승 유람선이 크게만 느껴진다. 마치 배를 전세로 빌린 듯 널찍한 공간에 아늑함마저 느껴진다. 2층 선상에 올라 잔잔한 바다로 나아가니 끝없는 석회암 섬들의 봉우리가 군도를 이루며 저마다 독특한 풍경을 이루고 있다.  


이곳에서는 한국의 남, 서해에 드문드문 있는 외로운 섬들의 이미지와는 전혀 달리 어깨를 나란히 한 듯 옹기종기 의지하며 살아가고 있는 듯하다. 마치 첩첩산중 골짜기를 스쳐지나가는 느낌마저 들기도 한다.


한국인들이 이름 붙인 키스바위

대부분의 섬들은 사람의 손때가 묻지 않은 무인도이며, 그 중 약 1천 개 정도의 섬에는 다양한 이름이 붙어있다고 한다. 특히 "키스바위"는 각도에 따라 얼굴을 맞대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놀랍게도 한국관광객들이 붙인 이름이라고 하니 가히 이곳을 다녀간 한국 관광객 수를 짐작케 한다.


▶  널부러져 있는 수상가옥들



바다 한가운데 선착장에 하선하여, 나룻배로 갈아타고 수상촌을 들러본다. 이곳에서는 낚시나 그물로 물고기를 잡으며 생업에 종사하는 베트남 사람들을 볼 수 있으며, 특히 유독 밝은 옥색으로 칠한 작은 오두막이 보인다.


수상(水上)  초등학교

이곳은 어업에 종사는 어민 자녀들을 위해 물위에 지어진 초등학교라고 한다. 그밖에 오두막 지붕위에 적혀진 은행의 이름도 매우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학교와 은행은 인간의 삶에 필수적인 공공기관인 듯싶다.


▶  베트공들의 은신처 천궁동굴


바위섬 천연동굴(좌측)  선착장

다시 유람선으로 바꿔 타고 하롱베이의 푸른 바다위의 한 섬에 도착해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천궁동굴을 둘러본다. 이곳은 하롱베이에서 가장 큰 규모의 동굴이라는데 다른 동굴과는 달리 천정에서 물이 떨어지지 않고 벽으로도 흘러내리지 않아, 더 이상 종유석이 자라지 않는 죽은 동굴이라 한다.



흥미롭게도  동굴내부 울퉁불퉁한 천장은 외계행성의 표면처럼 외경스런 분위기가 느껴지는데, 마치 우주 밖의 낮선 행성을 탐험하며 다른 세상에 와있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승솟동굴(Hang Sung Sot)로 불리는 천궁동굴(130여 m)은 1903년 원숭이를 쫓던 어부에 의해 우연히 발견되었다고 한다.



동굴내부 바닥에 물이 고이지 않으며 습도는 높지만 온도는 밖과 크게 다르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완만한 경사로 이어지는 돌계단을 내려와 동굴 중앙으로 들어서니 하늘의 궁전이라 불릴 만큼 높은 천정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4개의 종유석기둥이 거대한 천정을 받치고 있다.


천궁동굴  선착장

동굴답지 않게 넓고 웅장한 광장은 영화 "인디애나 존스"의 촬영지였다고 할 만큼 대형세트장을 꾸며놓은 듯하다. 이 넓고도 은밀한 공간 때문에, 13세기 몽골의 침략 때 5천의 군사가 이곳에 숨어 있다가 몽골군을 물리쳤다고 하며, 월남전 당시 베트공들의 은신처로 활용되기도 했었다고 한다.




□  하롱베이 풍경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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