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만 년 세월의 신비로움을 간직한 천궁동굴을빠져나와 일행들은 수상보트 타는 곳으로 이동해 모터보트로 갈아타고 하롱베이의 숨겨진 비경을 찾아 원숭이 섬이라 불리우는 향루원(HANG LUON)을 향해 물살을 가른다.
시원스레스피드 보트를 몰아가던 선장이 갑자기 배를 기울여 전후좌우로 요동치게 하는데 드넓은 하롱베이 물결 위에 탑승한 일행들은 비명소리와 함께 신바람을 불러일으킨다.
▶ 하롱베이 비경 향루원 (모터보트 포함: 옵션 30$)
향루원 입구 선착장에 도착해 다시 사공이 노를 젓는 나룻배로 갈아탄 후, 낮은 암문(巖門)을 통과해 바다 속 호수처럼 아늑한 [향루원]을 관람하며 원숭이 서식지도 살펴본다.
항루원은 노를 젓는 배만이 들어갈 수 있는 곳이기에 입구에 동력선의 출입을 금지하는 팻말이 붙어있다. 만일 여행객들이 통과하는 작은 출입구가 없었다면 이곳은 세상과 단절된 섬 안의 바다호수로 영원히 숨겨져 있었을 것이다.
향루원은 영화 "007 네버다이" 촬영지로 더욱 유명해져, [제임스 본드 섬]으로도 알려져 있다. 하롱베이는 지질학적으로 중요할 뿐만 아니라 희귀한 동식물들이 서식해 생태학적으로도 중요한 곳으로 향루원 기슭에는 긴팔원숭이, 납작코원숭이가 살고 있다.
007 네버다이
항루원 안으로 들어서자 사방이 산과 바위로 막혀 있다. 이곳은 하롱베이의 여러 섬 중 유일하게 원숭이가 살고 있는 곳이라 한다. 이곳의 원숭이들은 여행객들이 던져주는 과일을 먹기 위해 배 가까이로 몰려든다.
항루원에는 과일과 오리온 초코파이를 팔고 있는 나룻배 아낙네가 있는데, 의외로 원숭이에게 먹이를 던져주기 위해 여행객들이 먹거리를 산다고 한다.
베트남에서 "오리온"은 글로벌 브랜드를 제치고 현재 과자시장 1위를 지키고 있는데 베트남인들은 초코파이를 제사상에 올린다고 한다. 하지만 가격이 비싼 탓에 베트남 자체 짝퉁 초코파이가 불티나게 팔려나간다 하니 초코파이가 세계시장에서 작은 거인으로 불리는 것이 당연해 보인다.
어려운 관문을 통과하듯이 좁고 낮은 바위 입구를 통과해야 들어갈 수 있는 작은 파라다이스 항루원은 사방이 바위산으로 병풍처럼 둘러싸여 마치 어머니의 품속처럼 아늑하고 평화롭게 느껴지는 곳이었다.
▶ 환상의 티톱섬 전망대
향루원을 빠져나오니 또 다른 아름다운 하롱베이의 절경이 기다리고 있다. 하롱베이에 치솟은 3,000여개의 바위 중 돌섬은 1,968개인데 아쉽게도 두 발로 직접 걸으면서 체험할 수 있는 섬은 불과 10여 개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중 30m 높이의 티톱 섬(Titop Island)에는 하롱만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자리 잡고 있다. 티톱은 구소련의 최초 우주비행사 이름으로, 호치민이 모스크바에 머물 때 함께 알고지낸 친구였다고 한다.
티톱섬 전망대
호치민이 주석이 된 후 하롱베이를 함께 유람하던 티톱이 이 섬에 매료되어 섬을 자신에게 달라고 하자, 호치민은 하롱베이가 베트남 국민의 것이라며 정중히 거절했다고 한다. 대신 이 섬에 그의 이름을 붙여 주었는데, 그 후 티톱은 우주비행 중 우주의 미아가 돼 지구로 돌아오지 못했다고 한다.
우주비행사 티톱 동상
하지만 그의 이름만은 하롱베이의 외딴섬에 영원히 남아있는 셈이다. 유람선을 타고 티톱 섬으로 이동해 그리 높지 않은 정상까지 급경사로 이어진 400여 개 계단을 따라 전망대에 오르니 끝없이 펼쳐진 또 다른 하롱베이의 멋진 풍광이 한눈에 꽉 차 들어온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하롱베이
과연 하롱베이의 비경은 단순히 외양에만 머물러 있지 않았다. 망망대해 떠 있는 섬들을 바라보며 천혜의 자연을 간직한 베트남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어 본다. 베트남 전쟁당시 미군들도 하롱베이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하롱만은 차마 폭격하지 않았다는 가이드 설명에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에메랄드 빛 해변
▶ 선상의 신선놀음 보트 트립(씨푸드 및 활어회: 옵션 70$)
아침 7시부터 시작된 보트 트립은 미니 유람선과 모터보트, 나룻배를 갈아타며 유유자적 하롱베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데 선상(船上)에서 바라보는 푸르른 뷰는 정말 시원스럽고 한가로이 여유롭다.
오전 관광으로 지쳐있을 무렵 평화로운 하롱베이를 내다보며 선상에서 멋진 절경과 함께 오찬을 즐겨본다. 담백한 게와 낯설어 보이는 바다가제, 탱글탱글한 갑오징어와 문어, 새우, 조개, 도미찜 등이 푸짐해 보인다.
싱싱한 Seafood와 하롱베이 바다 위 수산시장에서 잡아 올린 푸짐한 자연산 다금바리를 그리 비싸지 않은 가격으로 먹을 수 있는 기회였다. 한국 제주도산에 비해 단맛은 좀 떨어지는 듯하지만, 베트남의 전통주 넵모이(NepMoi)를 곁들여 다금바리를 먹는 입안은 마냥 즐겁기만 하다.
바다가제와 게는 유람선에 탑승한 베트남의 아가씨가 비닐장갑을 끼고 먹기 쉽게 껍질을 발라주니, 선상의 여유로움에 별도의 신선놀음이 따로 없을 듯하다. 어느덧 어둑해지는 하롱베이의 멋진 풍광을 한 컷의 추억으로 남기고 뱃머리를 돌린다.
이른 아침부터 시작한 7시간의 유람선 관광을 끝내고 온종일 쌓인 피로를 풀기 위해 마사지 숍으로 향한다. 발마사지는 기본 여행경비에 1시간이 포함돼 있는데,20$을 추가하면 전신마사지를 포함해 2시간 안마를 받을 수 있다.
하롱베이 마사지 숍은 온 몸을 던져서 한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섬세하게 진행된다. 뜨겁게 달궈진 돌을 이용한 발바닥과 등 마사지를 하고 팔다리를 늘려 주면서 자신의 발과 무릎을 이용해 온몸으로 안마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