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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주 Aug 29. 2018

아프리카 지척기(09)

보츠와나  초베 국립공원


■  아프리카 地跖記(09)


여행을 떠나온 지 아흐렛날이 되니 롯지식 뷔페에 질려 숙소에서 컵라면으로 해결한 뒤 쌀쌀한 기온에 경량파카를 걸쳐 입고 [보츠와나]로 출발한다. 이른 아침 둘러본 [Kingdom] 호텔은 이슬람 궁전처럼 지어진 독특한 숙소였다. 편도 1차선을 따라 국경검문소로 향하는 도로주변 숲가에는 영화 「라이온 킹」 품바(Pumbaa)인 혹멧돼지가 보인다. 


킹덤 호텔

[짐바브웨]와 [보츠와나] 국경검문소를 통과해 출입국심사를 마친 뒤 사파리 차량으로 갈아타고 30분을 더 달려 [초베 국립공원]에 들어선다. 이곳 도로는 구멍파인 곳이 없는 양호한 편인데, 가이드 말에 의하면 보츠와나는 면적당 인구(233만)가 적어 아프리카 대륙에서 1인당 GDP(8,443$)가 높고 도로망시설도 비교적 잘돼있다고 한다.


□  초베 국립공원(Chobe National Park)      


초베(Chobe)로 가는 길목에 150년 된 오밥(baobab) 나무 앞에서 기념사진을 담고 이어달려 [09:30] 유람보트에 올라 출항신고를 마친 뒤 2시간가량 [보트 사파리]를 하는데 강가주변에 악어가 보인다. 악어종류 중 크로커다일은 아프리카, 호주, 동남아 등지에 서식하고 있지만, 아메리카 등지에는 앨리게이터가 분포돼 있다.


바오밥 나무

[잠베지 강]이 잠비아 국경을 넘어 보츠와나로 흘러들면 그 이름이 [초베 강]으로 바뀌게 되는데, 이 강에 이름이 붙여진 곳이 [초베 국립공원]이다. 잠비아와 짐바브웨가 맞닿은 보츠와나 북서부 접경지역에 위치한 초베 국립공원은 아프리카에 숨겨진 보석과도 같은 곳으로 가장 다양하고 많은 동물이 밀집해있는 지역 중 하나라고 한다. 


초베 강 악어

[초베 국립공원]은 [마사이마라]와 [세렝게티] 등 아프리카 다른 국립공원에 비하면 그 지명도가 조금 떨어지지만 아프리카 대륙에서 코끼리가 많기로 유명한 아름다운 곳이었다. 이 지역의 원주민은 영화 부시맨(Bushmen)으로 알려진 샌(san)족으로 이들은 사냥감과 물을 찾아 이동하는 유목민이다. 


유람선

[초베 국립공원]은 생태계의 특징에 따라 ①빅토리아 폭포에 가까운 초베 강변의 우거진 삼림지역 ②각종 야생동물과 새들을 볼 수 있는 습지지역 ③북서쪽 늪지대 ④습지와 늪지대 사이의 뜨겁고 건조한 오지 등 4지역으로 나누어지며, 초베 지역은 1980년 이후 지금의 국립공원 모습을 갖추게 됐다고 한다.  



[초베 국립공원]은 강을 끼고 있어서 케냐나 탄자니아의 국립공원과 다르게 물을 포함한 습지가 많다. 이곳은 초원에서 진행하는 게임드라이브 사파리와 강을 따라 보트를 타고 이동하며 하마, 악어 등과 조류를 관찰하는 보트 사파리로 나뉜다. 초베 국립공원의 오전일정은 보트를 이용해 강 주변에 서식하는 동물들을 관찰하는 일정이다. 


초베 국립공원

물살을 가르는 보트위의 기온은 10월 중순쯤 느껴지는데, 강을 가로지르는 바람이 춥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따듯한 커피가 제공돼 다소 쌀쌀한 느낌을 털어내 본다. 현지가이드는 초베 강을 끼고 [보츠와나]와 [나미비아] 국경이 갈린다며 손을 들어 경계수역을 가리킨다. 강가의 일부지역은 군막사가 있어 잠시 촬영을 금지하기도 한다. 



초베 강에는 [아일랜드]라 불리는 작은 습지들이 듬성듬성 자리하고 있는데 이곳에는 왜가리 등 각종 새들이 지천으로 몰려있다. 습지주변에는 2층 유람선이 떠있고 작은 모터보트도 물살을 가르며 [보트 사파리]를 즐기는 듯 보인다. 강을 둘러싸고 있는 초원에는 버펄로코끼리 떼가 보이고 초베 강 안쪽에는 하마가 얼굴을 내밀고 있다.



육중한 몸으로 물속과 풀밭을 뒹구는 하마와 악어가 보이고 말라죽은 것 같은 앙상한 나뭇가지 위에 자태를 뽐내며 기대있는 아프리칸 물수리와 다양한 조류 떼가 이채롭다. 초베 강 [보트 사파리]는 물가에서 노니는 동물들을 찾아다니기에 게임드라이브 사파리에서 경험할 수 없는 또 다른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아프리카 크로커다일

초원 안쪽으로 가까이 들어서니 하얀 사파리 차량을 배경으로 코끼리 무리들이 강가에서 물을 먹고 있다. [초베 국립공원]은 다큐멘터리를 통해 코끼리 천국이라고 불릴 만큼 많은 코끼리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숲속 코끼리들이 물가로 내려와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코끼리 떼를 중심으로 뒤쪽에 늘어서 있는 사파리 차량과 앞쪽 강변에 다가서있는 모터보트에서는 사진을 찍어대기에 여념이 없어 보인다. 초베 강 여기저기 사진전문가로 보이는 사람들이 작은 모터보트를 타고 습지 가까이까지 들어가 촬영을 하는 모습 또한 아프리카의 멋진 풍경으로 다가온다. 



사파리 보트는 초원의 동물들을 살펴보도록 천천히 이동하는데 수심이 낮은 곳에는 버펄로 무리들이 머물며 강가의 수초를 뜯고 있고, 하늘에는 물새들이 강물을 향해 수직으로 낙하해 물고기를 채가는 모습도 관찰된다. 가을 햇살아래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임팔라의 모습이 무척 평화롭고 행복해 보인다.



초베 강의 작은 습지에는 왜가리 등 각종 새들이 지천으로 몰려있다. 이곳에는 여행객 두 사람이 습지에 뱃머리를 올려놓고 망원렌즈를 통해 대자연의 조화(調和)를 담고 있었다. 강에 널려있는 작은 습지들을 살펴보니 각기 다른 습지는 야생동물 각자에 고유영역이 있는 듯 보여 더욱 흥미로웠다.     



새들이 보이지 않는 습지에는 외로워 보이는 악어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고 사파리 차량들이 몰려있는 습지에는 사진모델을 자처한 하마가 무리를 이루고 있다. 부지런히 하마가 배설을 하며 엉덩이를 털어대는 장면과 강물수초를 헤쳐 나가는 이구아나도 사진에 담아 넣는다. [보츠와나]에서 보트 사파리는 가장 인기 있는 코스라고 한다. 


하마 무리

[초베 국립공원]은 보트를 타고 강가로 나와 초식동물을 편히 볼 수 있는 낭만적인 자연공원이었다. 하루하루가 아름다운 아프리카 여행의 오전일정을 마치고 [나미비아] 경계지역 강을 지나 귀환한다. 점심시간 찾은 보츠와나 식당은 초베 강에 위치한 멋진 풍광과 수영장을 갖춘 곳이었다. 



아프리카 관광지는 대부분 서구 유럽인들이 운영하기에 어디를 가나 자연과의 조화를 이룬 멋진 곳으로 개발해 놓았다. 식사를 마치고 이곳저곳 둘러보며 초베 강이 바라보이는 테크 테라스에 앉아 망중한(忙中閑)을 즐기는데, 따가운 가을햇볕을 피해 나무그늘이 있는 강가 조망대에는 세계여행객들로 분비고 있다. 


   

점심을 마치고 보츠와나 국경을 통과해 짐바브웨 귀환버스에 오르는데 날쌘 원숭이가 버스 지붕위로 올라타고 아프리카 품바 멧돼지도 어슬렁거린다. 이곳 혹멧돼지는 사람을 해치지 않기에 어느 곳을 가던지 흔히 볼 수 있는 동물이다. 하지만 아프리카에서 코뿔소는 최근 중국과 태국인의 밀렵으로 인해 멸종위기에 처했다고 한다. 


품바 멧돼지

인간이 코뿔소 뿔을 탐내기 시작한 것은 유럽식민지 시기부터 시작됐다고 한다. 당시 코뿔소 사냥은 경비가 많이 들어 자신의 부를 과시하려는 수단으로 부유층에게만 허락된 사냥이었지만, 현재 코뿔소 뿔은 중국과 베트남 등지에서 성욕증진 효과가 있다는 미신과 전통약제로 사용되면서 금보다 훨씬 비싼 값에 밀거래된다고 한다. 



다시 짐바브웨로 돌아온 오후는 여름 날씨로 바뀌어 더위를 피해 숙소로 들어가 1시간가량 쉬었다가 [빅토리아 폭포] 헬기투어에 나선다. 헬기장으로 가기위해 [15:30] 호텔 앞에 나와 있는데 아프리카의 멋진 미녀들이 차에서 내려 호텔로 들어선다. 순간을 놓치지 않고 셔터를 눌러보는데 아프리카 여성체형은 부족에 따라 각양각색인 듯 보인다. 



▶  토리아 폭포 헬기투어 


짐바브웨의 [빅토리아 폭포]는 1시간가량을 걸으며 폭포 가까이에서 장엄한 숨결을 느껴보지만, 헬기에 탑승해 거대한 폭포를 한눈에 보면서 색다른 [빅토리아 폭포]를 감상할 수도 있다. 이곳에는 헬기투어 이외 패러글라이딩, 래프팅, 번지점프 등 각종 Activity 옵션투어가 다양하다. 


헬기투어 코스

헬기장으로 이동하는 운전기사는 우리일행이 “노스 코리아”냐고 물어 황당했는데 짐바브웨는 북한과 오래전부터 친교가 있었다 한다. 하늘에 올라 1.7km의 장대한 빅토리아 폭포를 보지 않으면 후회할 듯싶어 헬기에 오르는데 불의사고에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서약서에 친필사인을 한 뒤 몸무게를 측정하고 탑승을 한다. 



폭포의 웅장함을 실감하기에는 헬기투어가 제격이라 확신하며 비행코스에 대해 간단한 설명을 들은 뒤 헬리콥터에 올라탔다. 14분간 진행되는 코스는 드넓은 초베 강과  강 상류에서 하류까지 이어지는 빅토리아 폭포 및 빅토리아 브리지를 둥글게 돌며  상공에서 한눈에 볼 수 있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빅토리아폭포는 초록색 밖에 보이지 않는 울창한 숲을 지나 잠베지 강 물줄기의 모습을 드러내며 시작한다. 이어 거대한 커튼처럼 절벽을 감싸고 있는 웅장한 폭포가 한눈에 들어온다. 하늘에 올라 저 멀리로 보이는 폭포주변을 수놓은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빅토리아 폭포] 위에 내려앉은 무지개가 환상적이다. 



오후에 진행된 빅토리아 폭포 [헬기투어]는 인간의 생활공간과 천혜의 자연생태계가 조화를 이루며 공존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또 다른 경험이었지만, 짧은 비행시간은 가격(165$)에 비해 만족도와 가성비가 떨어져 보이는 옵션투어였다. 이어 잠시 [노천 목각시장]을 들러본 뒤 [보마 레스토랑]으로 향한다.


목각시장

▶  야생동물 전통바비큐


[보마 레스토랑]은 빅토리아 폭포에서 가장 유명한 식당중 하나로 이곳은 야생동물 전통바비큐인 보마(Boma)식으로 저녁식사를 하며 아프리카 부족 민속공연을 즐기는 대형 관광식당이다. 식당입구에 들어서니 각기 다른 울긋불긋한 보자기 같은 망토를 어깨에 매어주는데 순간 생경한 것이 어색하게 느껴진다.


보마 식당

아프리카 전통의상을 갖추고 식사를 하는 의미인지, 옷에 음식이 묻거나 냄새가 배지 않도록 하는 배려인지 알 수 없었지만 색다른 환경과 분위기를 즐기기로 작정하고 안으로 들어선다. 식당내부는 꽤나 큰 공간을 몇 개의 구역으로 나누어 기다란 식탁을 늘어놓았는데, 적지 않은 식탁에는 온갖 색깔의 피부를 가진 이방인들로 채워져 있다.

  

보마식 바비큐는 기상천외한 야생동물 고기가 다 모여 있는 철판 위의 동물원이었다. [보마]라고 해서 무조건 야생동물만 나오는 것은 아니고 닭고기, 소고기, 돼지고기도 있다. 야생동물은 함부로 잡을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개체 수 조절을 위해서도 100% 야생동물로 식탁을 채울 수 없기 때문이라 한다.


야생고기 뷔페

[보마 레스토랑]은 뷔페 코너별로 버펄로, 기린, 임팔라, 영양, 타조, 악어 등 다양한 야생동물 고기를 선택하면 즉석에서 철판에 올려 구워준다. 예약 테이블에 자리를 잡은 뒤 야외뷔페로 나가 접시를 들고 줄을 서니 돼지고기를 비롯해 소고기, 닭고기, 소시지 등을 구워내는 코너가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늘어선 여행객 틈새에 끼어 야생동물 생고기 앞에 표기된 라벨내용을 명확히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기에 하는 수 없이 Beef와 소시지를 접시에 올려놓고 애꿎은 말린 번데기 모파니 웜(Mopani Worm)과 닭고기를 추가한 뒤 여기저기 악어고기를 찾으니 보이질 않는다. 


모파니 웜

여행오기 전 SNS를 통해 보마식은 악어고기가 괜찮다고 확인한 바 있어 서빙 안내원에게 Crocodile Meat를 찾으니, 아직 준비가 안 돼 가져오는 대로 자리로 갖다 주겠다며 친절을 보인다. 직접 구워주는 몇 가지 바비큐를 맛보는 사이에 전통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는 공연이 진행되는데 서양인들은 봉고를 두드리며  분위기에 젖어있다. 


악어 바비큐

뒤늦게 안내원이 갖다 준 악어와 임팔라 고기가 맛보니 악어고기는 육질이 비계덩이가 없는 퍽퍽한 돼지고기 같고 붉은 빛깔을 띤 임팔라 고기는 연한 육질이 입안에서의 식감이 괜찮았다. 깊어가는 밤 수많은 방문객들은 피부색을 뛰어넘어 식사와 춤과 음악 등 식당이 준비한 아프리카 전통문화를 마음껏 즐기는 모습이다.



하지만 한국 여행객들은 다양한 문화에 어색한 듯 점잖기만 한데 일행 중 한 분이 포도주와 양주 일체를 부담하며 알코올이 곁들여지자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되살아난다.  아프리카 여정의 저녁은 늘 전통춤과 무대공연이 이어지며 여객(旅客)의 고단함을 풀어주고 있어 여행지마다 즐거움이 배가된다. 



아프리카 여행지는 가는 곳마다 야생동물이 산재해 있어 숙소로 돌아가는 저녁나절에도 버펄로 무리들로 차량이 멈춰서기도 하는데 창살 없는 광활한 사바나에서 TV로만 보았던 야생동물을 조우(遭遇)하는 것은 아프리카 여행의 가장 큰 즐거움이다. 늦은 밤 숙소를 밝히는 아프리카 보름달을 바라보며 호기심에 지친 하루를 접는다. 




Still Image


   

Extra Shooting     


“라이온 킹” 삼총사 (심바/ 품바/ 티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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